요즈음도 매년 이맘때처럼 대학입시에 대해 많은 국민의 관심이 고조돼 있다. 아마 대학입시 때문에 온 나라가 떠들썩한 나라는 세계적으로 몇 나라 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대학입시제도의 개선으로만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그 원인이 무엇인지 짚어보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우선 대학입시가 과열이라는 것은 우리나라의 경제력에 비해 대학에 가려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으로 풀이해 볼 수 있다. 서울대학교 이준구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같은 나이의 사람중에서 대학에 다니는 사람의 비율이 우리나라는 40%에 가까워 세계 6위를기록하고 있다. 이 수치는 캐나다나 미국의 60%선 보다는 적지만독일이나 일본의 30%에 비해선 높은 편이다.이러한 것은 아마도 우리나라의 대부분 학생이 대학 진학을 목표로고등학교까지 진학하는 상황에서 대학입시에서야 비로소 실질적인경쟁을 통해 대학교육을 받는데 적합한가 아닌가를 가리게 된다는데서 생긴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유럽 각국에선 대학교를 갈만한가아니면 다른 직업교육을 받는 것이 좋은가를 10대초반에 결정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부모의 과잉기대로 인해 대학교육에 적합하지않은 학생이 중고등교육을 고통속에서 받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있다.그런데 대학졸업자가 많아지면서 학력별 임금격차가 감소하고 대졸자의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이러한 부모의 기대는 과연 합리적인것일까. 「표」에서 보듯이 고졸자 임금을 1백으로 할 때 대졸자임금이 80년도에 배 이상이던 것이 현재는 1.5배 정도로 낮아져 있다.또 현재 전체 실업률이 2% 정도인데 비해 대졸자 실업률은 4%나 된다. 임금격차나 실업률과 같은 지표를 보면 부모의 기대는 비합리적인 것같이 보이기도 하나 대졸자가 누리는 이익을 어떻게 주관적으로 받아들이는가를 생각해 보면 합리적 설명이 가능하다.이를위해 불확실한 이익에 대해 각개인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설명하는 기대효용가설을 적용해 볼 수 있다. 기대효용가설에 따르면 아무리 확률적으로 낮게 일어나는 이익이라도 그 이익이 굉장히크다고 한다면 그 이익의 산술적 평균은 낮다하더라도 그 이익에서얻는 주관적 효용이 크므로 확률적으로 낮은 사건을 선택할 것이라는 점이다. 예를들어 복권처럼 산술적으로는 당첨금 총액보다 복권을 사는 사람이 지불하는 돈의 총액이 항상 많지만 1등 당첨금이복권 사는 값에 비해 엄청나게 크므로 복권을 사게 되는 것이다.이런 원리를 적용하면 부모들이 대졸자 중에서 성공한 사람이 사회적으로 누리는 이익에 대해서 느끼는 효용이 상당히 크므로 전체적으로 임금격차가 줄어들고 있지만 대학선호는 줄어들지 않는다고해석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노동통계를 보면 약 60만명의 관리자나 전문가층에서 대졸자가 50만명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부모들의 기대는 근거없는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굉장히 치열한 경쟁속에서도 몇년씩 고시준비를 하는 사람이 수만명이 있는 현상도 같은 원리로 해석될 수 있다. 물론 대학에 합격한다는 것이 복권당첨과 같이 확률이 낮은 것도 아니고 대학교육이복권처럼 단순히 소득을 이전하는 것만도 아니다. 그렇지만 대학입시의 열풍을 줄이기 위해서는 학력만이 아닌 다른 선별기능을 통해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어야만 할 것이다.이런 점에서 일부 기업의 입사절차에서 학력을 철폐하는 시도는 적극 권장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