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공부했던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는 뉴욕 맨해턴의 중심부인 미드타운의 27스트리트, 6애브뉴와 7애브뉴를 가로질러 위치하고 있다. 이학교는 기숙사를 포함한 8동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보통 미국의 대학들이 가고있는 아름다운 캠퍼스는 없다. 학교사이를 관통하는 도로와 출입구만 나서면 학교밖이라 생각하면 된다. 뉴욕의 맨해턴에 소재한 학교들은 대체로 빌딩들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엔 너무 신기하고 이상스러웠지만 이지역의 비싼 땅값을 생각한다면 이해할 수 있을것이다.뉴욕주립대학의 예술단과대학으로 50년의 역사를 가지고있으며, 살아있는 패션계의 우상인 칼빈 클라인을 비롯한 노마 카마리, 앤 클라인 등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들을 배출한 학교이다. 한국에도 이학교 졸업생들이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것으로 안다.F.I.T는 패션디자인학교로 유명하지만 패션디자인 관련학과 뿐만아니라 광고디자인, 인테리어디자인, 주얼리디자인, 패키지디자인,포토그래픽, 일러스트레이션 등 16개의 다양한 전공들로 구성되어있다.◆ 외국인, 수업료 3~3.5배 비싸학위프로그램은 A.A.S.Degree와 B.S.Degree 및 다양한 각종 프로그램들이 구성되어 있으며, 수업료는사립대학에 비해 훨씬 싸지만, 외국인일 경우는 미국인들에 비해약 3∼3.5배 정도 비싸다.최근 그래픽디자인을 비롯한 디자인 직종이 각광을 받으면서 많은학생들이 디자인공부를 하고있는데, 이러한 붐은 세계적인 추세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세계각국 학생들이 공부하지만 동양계학생들도 많고, 학교에선 가끔 한국말을 들을 수 있을만큼 한국학생들이많이 공부하고 있다.필자는 이학교에서 광고디자인(Adver-tising Design)을 공부했다.첫시간에 학생들에게 주는 Syllabus(강의진행 스케줄표)는 학생들에게 압박감을 줄정도로 타이트하게 짜여져 있으며, 그때그때 과제를 못따라가면 탈락하거나, 좋은 성적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학점관리가 냉정하다. 외국인들의 애로사항인 언어장벽을 헤쳐가기 위해서 자기전공을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본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과목은 수전 코틀러블록이 지도한Advertising Design Concepts로 시대별 광고장르를 소개하면서 학생들로 하여금 잡지광고를 스크랩하게 했다. 매시간 자기의견을 발표하게하고, Syllabus에 맞춰서 광고제작 수업을 병행했으며, 항상과제를 준비해야만 수업을 평탄하게 진행할 수 있다.욕심많은 은발의 중년 여교수인 수전은 맨해턴 다운타운에 위치한「아트디렉터클럽」의 회원이었다. 이 클럽은 미국 동부지역의 아트디렉터들이 돌아가며 자신의 디자인 세계를 기탄없이 발표하고,서로 교제할 수 있는 광장이 오픈되어 있었다.수전은 적극적인 학생들을 여러차례 클럽세미나에 초대했고, 본인은 여기에서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강의를 듣고 그들의 작품세계를 눈요기했다. 그녀는 학교에서 실시하는 명사초청 세미나티켓을마치 선물인양 주었다. 이즈음 본인은 뉴욕 패션계의 우상이라 자랑하는 칼빈 클라인을 만날 수 있었고, 그의 인생과 사업 광고정책에 대한 많은 얘기를 들으며 감명을 받았다.취업 소개회가 있는 봄학기 취업시즌엔 학생들이 저마다 포트폴리오(작품집)와 이력서 준비에 분주했다. 기업에선 필요한 인력을 각학교를 돌아다니며 접수받고 있었다.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는 취업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강의시간도 학생들의 관심사였다.짧은기간동안 새로운 시각으로 대학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주신 정부관계자들께 지면을 빌어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