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커스(Bacchus)」. 서양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이다. 그만큼 술은 「신이 내린 선물」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술과 인간의 인연은 이처럼 깊다.과일이 익으면 땅에 떨어진다. 여기에는 당분이 포함돼 있고 자연적으로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술이 된다. 인류학자들은 원시인들이이같은 발효액에 입을 댔다가 황홀한 흥분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포도 사과같은 과일이나 쌀 고구마 감자 등의 곡류, 사탕수수 등이발효돼 이뤄진 술을 양조주 혹은 발효주라고 한다. 포도로 담그는코냑, 호프(보리의 일종)로 만드는 맥주, 쌀이 발효된 막걸리 등이대표적이다.여기서 한단계 더 나아간 것이 증류주다. 소주를 비롯, 브랜디 위스키 럼 등이 이에 해당된다. 증류시킨다는 것은 발효액에서 알코올부분을 추출하는 것을 말한다.알코올의 비등점이 물보다 낮기 때문에 발효액에 열을 가하면 알코올성분이 증발한다. 이를 담아내면 알코올도수가 높은 독주가 나오게 된다. 브랜디는 포도, 위스키는 곡물, 럼은 사탕수수의 발효액을 증류시켜 만들어진다. 소주의 경우에는 감자의 일종인 파피오카가 가장 많이 쓰이며 고구마 감자 쌀 등도 사용된다.소주에는 희석식과 증류식이 있다. 발효액을 증류시켜 알코올도수95∼98도의 주정을 뽑아내고 여기에 물을 섞어 마시기에 적당한 도수로 만들어진 것이 희석식 소주다.물론 독특한 맛을 내기위해 미량의 첨가물을 집어넣기도 한다. 이에 비해 증류식 소주는 물을 섞지 않고 증류하는 과정에서 적당 알코올도수로 제조한 술이다.소주는 발효액을 증류, 이슬처럼 받아내는 술이라하여노주(露酒)라고도 하며 화주(火酒) 한주(汗酒) 등의 별칭을 가지고있다. 고려시대부터 제조된 것으로 전해지며 순수한 곡식으로 만들어져 맛이 좋고 독한 고급주로 인식됐다고 한다. 조선조때는 일반민간에서 소주를 만들어 마시는 것이 극히 사치스런 일이라 해서흉년이 들거나 하면 소주제조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는 설명이다.서울 평양 황주 함흥 등지에서 제조됐으며 서울의 경우는공덕리(현재의 마포 공덕동)부근 가정집에서 많이 빚었다. 일제시대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던 양조장은 2차대전말기가 되면서 양곡사용에 대한 규제로 크게 위축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오늘날 대개의 소주는 희석식이다. 일부 전래방식에 의한 증류식소주가 판매되고 있으나 서민과 희로애락을 같이하는 「대중주」는역시 희석식 소주다.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진로소주의 경우 시판초기인 68년 작은 병(3백60㎖) 한병 출고가가55원1전이었다. 76년말에 1백원대로 올라서고 80년에 2백원대,90년에 3백원대가 됐다. 한편 국세청 최근 통계에 따르면 94년에한국의 소주판매량은 21억2천6백만병이었다.성인(18세이상) 한사람당 작은 병(3백60㎖)으로 67병을 마신 셈이다.최근에는 저알코올의 칵테일소주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소주각사가 12~15도정도의 체리 레몬소주를 시판하고 있으며 젊은층 지향의 업소에서는 자체적으로 칵테일된 소주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