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적 경비절감 노력-지식관리 기법 등일본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극과 극이다. 10년전에는 서구기업들은 일본의 경영기법에 관해 귀담아 들을 게 별로 없다고 여겼다.그러나 오늘날에는 뭔가 배울 게 있다면 그것은 일본기업들로부터라는 말이 유행하고있다. 이때문에 서구기업들이 일본으로부터 필요이상으로 너무 많이 배우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서구기업들이 일본으로부터 가장 성공적으로 도입한 경영기법은 도요타자동차의 린생산방식. 서구기업들이 이 방식을 너무도 잘 활용하자 일본은 지난 89년에 품질관리대상을 처음으로 일본기업이 아닌 외국기업(미국의 플로리다파워&라이트사)에 줬다.이 사제관계가 지금은 바뀌고 있는 것같이 보인다. 실례로 도요타는 포드자동차로부터 생산엔지니어와 현장근로자간의 협력을 제고하는 법을 배우고있다. 그렇다면 서구기업들이 일본으로부터 더이상 배울 것은 없는가.아무리 일본기업들이 곤경에 처해있다해도 제조부문에서는 몇몇 서구기업들만이 일본의 최고기업들을 대적할수 있을 뿐이다.일본기업들은 불리한 여건을 유리한 여건으로 바꾸는데 가히 천재적이다. 역경에 처할수록 찬란한 혁신을 이끌어낸다. 이들은 지금지난 몇년간의 역경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성장둔화, 디플레이션,포화상태의 시장, 경영혁신책을 내놓기 무섭게 모방하는 경쟁업체등 일본기업들이 헤쳐온 역경들은 지금 다른 선진국들로 확산되고있다. 이는 아직 일본으로부터 배울 것이 더 있다는 뜻이다.일본기업에서 배워야 할 첫번째는 혁신정신을 해치지 않고 경비를줄여나가는 방법이다. 서구기업들은 다운사이징을 통해 혁신정신을망가뜨리고 있다.일본기업들은 경비절감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기업들의 벽에는경비절감 상황을 알리는 포스터들이 붙어있다.일본의 경비감축전략중 대표적인 것은 제품을 심플하게 만들면서공용부품수를 확대하는 것. 소형전기모터 생산업체인 마루베니모터는 겨우 20종류의 제품을 전체고객중 70%에 공급할 정도로 상품종류를 줄였다.또 다른 경비감축책은 비용과 이익의 책임소재를 말단 조직에까지알리는 것으로 세라믹업체인 교세라와 간장제조업체 히가시마루소유는 회사를 반자율 혹은 완전자율의 조그만 사업체로 나눠 독립채산제로 경영하고 있다. 특히 히가시마루소유는 생산공정에 독립적인 이익센터를 두고 각 센터들끼리 자재나 부품을 서로 매매하도록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내에서만 통용되는 내부 화폐를 만들기까지 했다.◆ 중간관리자 통해 기업혁신 이루라일본기업들이 실시중인 경비절감책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기업들이 부품공급업체들과 연구개발에서 인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공동관리하는 협력체제. 이렇게 해서 시티즌은 부품공급업체들이연간 최소한 3%씩 경비를 줄이도록 도와준다. 고마쓰중공업은 하청업체들과 연구개발분야를 통합운영중이다.두번째로 일본기업에서 배워야 할 것은 놀랍게도 지식관리법. 소프트웨어에서 오락 연예등 지식집약산업을 미국이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 일본의 지식관리기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을수 있다.하지만 재빠른 신제품개발, 기존제품에 대한 끊임없는 성능향상,전혀 다른 기술의 혼합 등 지식의존적 기술에선 일본이 단연 독보적이다.일본의 지식관리기법은 감원을 대단한 관리술로 생각하는 미국기업들과 뚜렷이 대비된다. 일본기업들은 넘고넘치는 중간관리자를 이용, 곧잘 기업혁신으로 연결하곤 한다. 중간관리자를 지휘계통상의일회용 소모품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폭넓은 경영전략을 구사하는 고위관리직과 현장의 세부사항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일선직원들간의 징검다리로 인식, 이들을 요긴하게 쓰고 있다.서구기업들은 예전만큼 일본기업들을 숭배하진 않더라고 동쪽에서눈을 떼지 않는다면 아직은 배울 게 많다.「In faint praise of the blue suit」 Jan. 13,1995.ⓒ The Economist, Lon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