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비자금파문으로 한때 복권판매가 주춤했으나 해를 넘기면서다시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의 손길이 즉석복권으로 몰리고있다. 이에 따라 각 복권발행기관들사이에 즉석복권 판매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복권발행을 총괄하는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의 주복원서기관은 『전반적으로 복권판매가 저조한 가운데에도 즉석복권의 판매는 꾸준히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주서기관은 또 『즉석복권의 판매호조로 추첨식의 판매율이 떨어지는 추세』라고 덧붙였다.즉석복권 발행기관들의 지난 95년말 현재 판매실적을 보면 ?주택복권 3백66억원 ?기업복권 2백85억원 ?기술복권 7백71억원 ?체육복권 3백50억원 ?복지복권 3백12억원 ?자치복권 3백85억원 ?관광복권 1백22억원 등 모두 2천5백91억원에 이른다.서울 중구 남대문의 지하도에서 복권을 판매하는 최상하(74)씨는『요즘 즉석복권이 가장 잘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회현지하철역에서 복권을 판매하는 한 복권판매상도 『복권판매가 전체적으로는줄어들었지만 즉석복권은 꾸준히 잘 팔리고 있다』며 『상금도 탈수 있지만 보너스상품도 기대할 수 있기때문일 것』이라며 나름대로 즉석복권의 판매호조의 원인을 설명했다.◆ 추첨식 복권 판매율 하락에 영향그러나 판매호조가 7개 즉석복권에 모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국무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복권도 있지만 기술·기업·자치·관광복권은 판매율이 75%대를 넘나들 정도로 영업을잘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복권발행기관들간의 판촉전도 뜨겁다.게다가 즉석복권의 시장규모가 추첨식복권의 2배를 넘어선데다 상대적으로 판매호조를 보이면서 각 발행기관들의 복권발행액도 지난해에 비해 2천5백억원 정도가 늘어났다.지난 95년 9월을 기준으로 모두 4천1백16억원어치가 발행됐다. 발행승인금액으로 보면 총 6천5백30억원으로 이 가운데 즉석복권이4천6백억원어치에 이른다. 94년의 2천7백30억원에 비해 1천8백70억원이나 늘어난 금액이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발행금액이 대폭 증가해 7천60억원의 복권발행이 허가됐다.이 가운데 즉석복권은 4천2백10억원으로 2천3백10억원을 허가받은추첨식복권의 2배 가량의 발행허가를 얻었다.이같이 즉석복권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각 복권발행기관들은 정해진 최고 1천만원의 당첨금액으로는 고객들을 유인하는데 한계가 있어 다양한 판촉기법들을 총동원해 즉석복권시장을 달구고 있다.각 복권발행기관들의 판촉기법들을 보면 사은품 또는 보너스상품의이름으로 시행되는 것이 가장 많으며 고객들을 상대로 하는 퀴즈응모등도 자주 이뤄지고 있다.남대문 지하도의 복권판매소에서 만난 김주홍씨(30. S은행)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사서 긁어본다. 큰 부담도 안되는데다 말 그대로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어 동료들과 자주 즉석복권을 구입한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한번, 3천원어치정도의 복권을 산다는 김씨는또 『상금과 상품을 동시에 노릴 수 있어 재미삼아 계속 구입하고있으나 사실 보너스를 더 바라는 편』이라며 「횡재수」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발행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던 기업복권을 발행하는 중소기업진흥공단측은 지난해 처음 실시한 회원제 판매를 강화하는 한편 통신판매등 여러 가지 판촉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중진공의 한 관계자는『사은품증정이나 고객응모퀴즈등 다양한 고객서비스 등과 함께 회원제판매 대상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국민체육진흥공단의 한 관계자도 『나름대로 판매촉진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해놨다』고 말했다. 이밖에 자체적으로 판매만을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즉석복권시장을 놓고7개 발행기관들 사이에 시장확보경쟁은 열기를 더하고 있다.한편 지난해 첫선을 보인 후 각 발행기관들이 경쟁적으로 설치하고있는 복권자동판매기도 즉석복권의 판매에 한몫을 하고 있다. 기계한대 값이 3백80만원정도하지만 각 복권발행기관들은 무인점포로판매시간에 제약이 없고 소매인들에게 돌아가야 할 마진을 줄일 수있어 자판기설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소매인관리등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복권자동판매기, 소매상 마진 10%마저 없애현재 복권판매소의 소매인들에게 돌아가는 마진은 10%. 만약 1백만원어치를 팔았다면 10만원은 소매인의 몫인 것이다. 복권발행업체들로서는 그만큼의 돈을 아낄 수 있게 된 것이다.한마디로 「도랑치고 가재잡는」 것이 복권자판기인 것이다. 비록「복권자판기 유해론」이 나오고 있지만 구매시간의 제약이 없어복권매니아들로부터는 환영을 받고 있다.복권자판기에서 복권을 구입한다는 유모씨(26. 학생)는 『늦은 귀가시간에도 복권을 살 수 있어 자주 자판기를 이용한다』고 말했다.복권자판기 제작·판매업체인 (주)휴컴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 설치된 복권자판기는 ?기업복권이 3백70대로 가장 많고 ?자치복권2백대 ?관광복권 1백78대 ?복지복권 1백대 ?기술복권 2백50대?체육복권 1백대등 모두 1천1백98대에 이른다. 이들 기존의 설치분외에도 기술복권측에서 2백50대를 이미 맺은 계약에 따라 올해안에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며 다른 발행기관들도 판매추이에 따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이제 동네 문방구앞, 지하철역 주변, 길거리 상점등에서 복권자판기를 흔히 볼 수 있게 된 것이다.「기분좋게 내는 세금」이라는 복권. 5백원에 횡재하는꿈을 담아긁어대는 즉석복권은 손쉬운 구매와 즉석 확인, 자판기, 보너스등경품 등을 「고객유인의 3박자」로 갖춘채 치열한 시장쟁탈전으로복권판매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물론 숙명의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는 사행심조장등과 같은 비판의소리를 떼지못한 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