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토링(파이낸스) 회사의 위상과 기능은 무엇인가. 이달초 부산에있는 삼부파이낸스(대표 양춘갑)가 「불법」으로 「수신업무」를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팩토링회사에 대해 던져지고 있는 의문이다.삼부는 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점을 틈타 금지되고 있는 예금업무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광고를 통해 수신업무를 취급한다며 정기·자유예금과 적금을 유치하면서 정기예금 금리를 이자제한법에 명시된 상한(연25%)보다 높은 26%이상을 제시했다. 특히3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로는 103.9%라는 초금리를 제시했다고 한다.팩토링 회사는 실질적으로 「금융업무」를 하면서도 외형상으로는상법상 회사여서 누구나 신고만 하면 설립할 수 있다. 재경원등 금융감독의 감독손길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설립해 영업할 수 있다는얘기다. 주요업무는 물대어음을 포함한 외상매출채권의 할인. 그러나 융통어음 할인(단기금융업)을 제외하고는 부동산·유가증권 담보대출과 신용대출등 모든 여신이 가능하다.◆ 중소기업 자금공급원되기도다만 「수신」업무는 할 수 없다. 『일정 금리를 약정하고 고객들로부터 예금을 받는 수신업무는 은행이나 상호신용금고 등 정부로부터 금융업 인가를 받은 금융기관만 할 수 있기』(서동원 재정경제원 중소자금담당관)때문이다. 팩토링이 「금융기관과 사채업자의중간자」나 「세금을 내는 사채업자」로 불리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팩토링 회사는 지난해 설립붐을 이뤘다. 지난1월부터 영업이 본격화된 할부금융회사의 인가를 받기 위해서였다. 현대 국민 쌍용할부금융 등 21개 회사(주택·기계할부금융 제외)가 그들이었다. 그러나 팩토링 회사의 설립붐은 할부금융인가가 끝난 뒤에도 식지 않고있다. 최근 3개월동안 설립된 회사만도 거평 기협 삼양 현대파이낸스 등 4개사나 된다.이는 금융업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금융기관을 갖고 있지 않은 비금융 중견기업의 팩토링 회사 설립이많다는 사실에서 잘 나타난다. 거평 삼양 신호 한국M&M 한솔 파이낸스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언젠가는 할부금융이나 대금업 인가를받아 제도금융권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또 금융기관이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설립한 곳도 많다. 대신아세아 한신 한화 현대 파이낸스 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이같은 이유로 팩토링 회사가 「난립」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다. 『팩토링회사는 생겨서는 안되는사생아』(재경원 A과장)라는 극단적 평가가 그것이다. 금융의 자율화·국제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한 금융기관에서 여러가지 금융업을동시에 하는 유니버설뱅크가 일반화된다. 그런 환경에서 특정업무만을 하는 단종금융기관인 팩토링은 살아남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공룡과 같은 외국금융기관들이 몰려드는 마당에 구멍가게 같은 기관을 다수 양성하는 것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팩토링 회사가 긍정적 역할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제도금융권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에는 중요한 자금공급원이 된다는 것. 연14∼15%의 비교적 「낮은」금리로 중소기업의 물대어음을 할인해 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팩토링 업계에 대해 명확한 선을 그어야 한다는주장이 강하다. 팩토링 회사가 실질적으로 금융업무를 하고 있는만큼 어느 방식으로든 이에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 난립하고있는 팩토링 회사. 그들의 위상과 기능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제시돼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