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판매에서 전화는 필수적인 수단이다. 어떤 매체로 물건을 소개받든 주문은 대개 전화를 통해 한다. 그만큼 통신판매에서 전화가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전화는 단순한 주문수단으로뿐만이 아니라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정보원으로도 중요하다. 한마디로 전화는통신판매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요소다. 통신판매에서 텔레마케팅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통신판매 전문업체뿐만이아니라 일반 기업에서도 전화는 세일즈 수단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텔레마케팅 자체가 통신판매의 한 방법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텔레마케팅은 86년에 씨티은행을 통해 국내에 소개됐다. 씨티은행은 새로운 예금주를 유치하고 휴면계좌의 예금주를 일깨워 다시 저축을 하도록 유도하는데 텔레마케팅을 이용했다. 텔레마케팅이 정작 붐을 이룬 것은 지난해 부동산실명제 발표 직후였다. 이름을 밝히기 싫어하는 고액 전주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동양투금 등 투금사들이 텔레마케팅을 적극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텔레마케팅은 금융기관의 핵심 마케팅 수단으로 애용되고 있다.◆ 텔레마케팅 대행 관련업체도 동반성장동양카드사의 텔레마케팅 활용사례는 성공작으로 꼽힌다. 동양카드사는 6월 한달동안 5백여통의 전화를 걸어 「핑ISI」 골프용품 4천8백만원어치를 팔았다. 40원짜리 시내전화 한 통화당 9만6천원의매출을 올린 것이다. 물론 무조건 전화를 해댄 것은 아니었다.10만명의 아멕스카드 회원 가운데 골프용품을 소유한 회원을 먼저추려냈다. 선정된 회원들을 대상으로 골프용품 구입시기, 수, 금액을 조사, 이에 따라 일정한 점수를 부여해 다시 3백50명의 고객을추려냈다. 이 3백50명에게 『엄선된 당신에게만 최고급 골프용품15%를 할인가격으로 판매한다』는 내용으로 전화를 걸어 접근했다.텔레마케팅 대상 뿐만이 아니라 전화 거는 시간과 통화내용, 통화길이까지 엄격하게 계산해 고객에게 접근했다. 그동안 축적한 고객정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국민생명은 「전화로 신청하는 암전문보험」상품을 개발, 텔레마케팅을 영업에 직접 이용하고 있는 경우. 신문광고를 통해 전화 한통화로 보험 신청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내보내 보험상품 판촉에효과를 올리고 있다. 이외에 캐치원은 케이블TV 가입자 유치를 위해 한달간 집중적으로 텔레마케팅을 실시했고 프라자호텔은 호텔회원 유치를 위해,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상품 판매를 위해 텔레마케팅을 이용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경우 전문 텔레마케터만1백60명을 확보하고 있는데 텔레마케터 1인당 한달 평균 계약고는2천만원에 달한다. 금융회사에서 일하는 텔레마케터의 경우 계약고만 많이 올리면 수당이 늘어나 한 달에 1천만원 이상의 월급을 받기도 한다.텔레마케팅을 활용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텔레마케팅을 대행해주는 관련 업체도 급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텔레마케팅업체인 한국텔레마케팅연구소의 경우 설립 당시인 92년에는 연간 매출액이4천만∼5천만원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한달에만 1억원 정도씩의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텔레마케팅 전문 대행업체도 IMC마케팅IMC다이렉트 국제텔레마케팅 마케팅파이어니아센터 등으로 증가했다.◆ 매스마케팅시대서 퍼스널마케팅시대로최근 텔레마케팅이 각광받는 이유는 자신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많아지면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보다 자기 하나만을 위한 특별 상품을 선호하게 됐기 때문이다. 매스마케팅(Mass Marketing)시대에서 퍼스널마케팅(PersonalMarketing)시대로 이행하면서 텔레마케팅이 1대1 마케팅의 핵심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맞벌이 부부가 급증하고 교통난이심해지는 것도 텔레마케팅의 인기를 북돋워 주는 요소. 집안에 앉아서 전화로 상품을 소개받고 주문하는 텔레마케팅은 바쁜 현대인의 욕구에 맞아떨어지는 판매수단으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60년대초부터 텔레마케팅을 도입한 미국의 경우 텔레마케팅 시장이 6천억달러(약 4조8천억원)에 달한다. 통신판매 중 텔레마케팅이 차지하는 비중도 40%에 달해 카탈로그(23%)나 TV(14.1%) 보다 월등히 높다. 국내 통신판매시장에서는 전화로 상품을 소개하는 텔레마케팅의 비율이 아직 전체 시장의 7.5%에 불과하지만 점차 카탈로그나신문을 제치고 통신판매의 왕좌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사람과직접 대화한다는 인간적인 멋과 빠르다는 신속성을 무기로 텔레마케팅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니 인터뷰 / 오익수 한국텔레마케팅연구소 소장한국텔레마케팅연구소의 오익수소장을 만나 국내 텔레마케팅 현황과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텔레마케팅의 핵심은 무엇입니까.텔레마케팅은 말 그대로 전화로 고객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소비자의 입김이 세어지면서 이전과 같이 불특정 다수를 향한 매스마케팅으로는 경쟁업체를 이길 수 없게 됐습니다. 소비자 각 가정의 숟가락 숫자까지 세며 소비자의 심리를 파고드는 일대일 마케팅을 사용해야만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사람들의 소외감도 커집니다. 자신이 특별하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어하고 인간적으로 다가와주기를 기대하죠.기업은 소비자의 이러한 욕구를 파악해 일대일로 다가가 소비자에게 특별대우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합니다. 지금까지 나온 통신기기 중에 전화만큼 빠르고 편하고 인간적인 기기가 없습니다.그런 의미에서 텔레마케팅은 현대 최고의 마케팅전략이죠. 한 마디로 텔레마케팅의 요체는 술집마담이 단골에게 하듯이 「당신을 특별한 고객으로 선정, 남다른 대우를 해주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신판매에서 텔레마케팅이 차지하는 비중을 설명해주십시오.통신판매를 할 때 기업이 이용하는 통신기기는 카탈로그 우편 TV컴퓨터 등으로 다양합니다. 그런데 소비자가 카탈로그든 TV든 컴퓨터든 간에 어떤 매체를 보고 물건을 선택하듯 주문은 주로 전화로하게 됩니다. 귀찮게 우편을 부치거나 팩스로 보내거나 하지 않아요. 컴퓨터통신으로 주문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 보편적이지는 않고요. 결국 전화는 통신판매의 핵심인 셈입니다. 통신판매업체들은필수적으로 텔레마케터를 기용, 텔레마케팅실을 운영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텔레마케팅은 통신판매에서 단순한 소비자의 주문을 받는 수단만은아닙니다. 고객서비스 차원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돼야 합니다.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을 받아본 뒤 상품에 대해 불만이 있을 때 이용하는 수단도 전화입니다. 통신판매 업체는 전화를 통해 소비자 불만을 접수하고 처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업체는 아직까지텔레마케터를 주문받는 사람으로만 인식하지 진정한 마케터로 활용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통신판매로 상품을 주문할 때 전화를 이용하는 비율은 어느 정도입니까.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0.8%가 전화로 주문합니다. 40.8% 정도가 통신판매 카탈로그에 붙어있는 우편주문서를 이용하고요.4.1%가 팩스를 사용하는데 팩스 사용률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어쨌든 아직까지 소비자의 절반 이상은 전화를 주문 매체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 통신판매에서 텔레마케팅의 중요성이 있습니다.▶ 통신판매에서 텔레마케팅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전화주문을 통해 고객과 상품에 대한 정보를 축적, 데이터베이스로만들어야 진정한 텔레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시간대별 전화양과 문의 내용, 인기상품, 고객불만사항, 문의내용등을 기록해 마케팅 정보로 이용해야 한다는 말이죠. 고객과 상품에 대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하면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단골 고객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상품에 대한 효과분석에도 이용할 수 있고요. 이 정보를 바탕으로 통신판매 이용 소비자를 넓혀나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