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대통령이 갖추어야 할 자질(복수응답)로는 경제정책의 집행능력과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체 응답자의26.3%와 20.5%가 이같이 답했다.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도17.5%로 꽤 높게 나타났으며 21세기에 대한 비전(10.1%) 지역감정의 해결능력(7.5%) 통일을 대비하는 능력(6.3%) 개혁성(5.0%) 국제감각(4.7%) 정치적 경륜(2.1%)등이 필요한 자질로 꼽혔다.연령별로는 40대 이상에서 상대적으로 강력한 지도력과 정치적 경륜을 보다 필요한 자질로 지목한데 반해 30대에서는 경제정책 집행능력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았다. 또 기업의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에서 강력한 지도력을, 대기업에서는 21세기의 비전을 상대적으로높게 대통령에게 필요한 자질로 선택했다.지지정당별로는 요구하는 대통령의 자질도 어느정도 나뉘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신한국당 지지층에서는 강력한 지도력(23.7%), 국민회의와 자민련지지층에서는 경제정책집행능력(32.6%), 민주당지지층에서는 도덕성(23.5%)을 상대적으로 높게 지적했다. 역시 지지하는 인물별로는 해당 인물이 지닌 이미지를 대체로 대통령의 필요한자질이라고 응답하는 비율이 높았다. 김종필총재 지지층에서는 경제지도력(34.9%)과 정치적인 경륜(9.5%), 박찬종고문 지지층에서는21세기의 비전(13.2%), 이회창고문과 조순시장 지지층에서는 도덕성(22.7%)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았다.선거철이면 다양한 이슈들이 부각되지만 경제문제만큼 유권자들의피부에 직접적으로 와닿는 것은 없다. 특히 침체국면에 빠져든 경제는 정부와 여당을 곤혹스럽게 할 수 있는 선거쟁점으로 나타날게 분명하다.이번 조사에서 차기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경제문제로지적된 것은 물가안정(25.9%)이었다. 그러나 물가는 워낙 민감한사안이어서 항상 단골로 등장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중소기업지원(16.4%), 지역간 산업불균형해소(10.7%), 무역적자해소(8.8%), 선진국형으로 산업구조조정(8.7%) 등이 차기 대통령에게 요구된 경제과제라고 볼 수있다.연령별로는 40대이상에서 통일기반마련(11.2%), 30대에서는 계층간불균형해소(10.0%), 20대에서는 중소기업지원(18.8%)물가안정(28.4%)이 상대적으로 높게 지적됐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에서 산업구조조정(10.9%), 중소기업에서중소기업지원(19.0%)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았다. 한편 지지정당별로는 신한국당지지층이 경제적 통일기반 마련(11.1%)과 산업구조조정(9.8%), 국민회의지지층이 지역간 산업불균형해소(15.0%), 자민련지지층이 수출부진과 무역적자의 해소(16.2%), 민주당 지지층이 계층간 불균형해소(11.1%)를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대통령후보감들중 어떤 후보가 경제문제를 해결할 자질을 갖추고있는 것으로 보는가하는 질문에서는 김대중 총재, 조순 시장, 박찬종 고문, 이회창 고문순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질문은 경제문제에 대한 지식과 철학, 기업이나 실물경제에 대한 이해, 국제경제환경에 대한 식견, 21세기 한국경제의 비전 4개항목으로 주어졌다.경제에 대한 지식과 철학을 갖춘 후보로는 경제학자로서 명망이 높았던 조순 시장과 다독을 통해 지식체계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김대중 총재가 각각 22.7%와 22.6%의 가장 높은 지적을 받았다. 박찬종 고문, 이회창 고문이 각각 14.3%와 11.2%로 뒤를 이었다. 기업 및 실물경제에 대한 이해가 높은 후보로도 조 시장(20.5%)과 김총재(12.9%)가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이회창·박찬종 고문순으로뒤를 이었다. 국제경제환경에 대한 식견을 갖추고 있는 후보에서는조 시장이 3위로 떨어졌다. 김 총재가 전체의 24.6%의 지목을 받아압도적으로 앞섰다. 이어 박 고문이 13.4%로 2위를 차지. 대체로학자적인 이미지의 조 시장보다 경제지식을 겸비한 정치인들인 김총재, 박고문이 국제경제환경에 대한 식견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국민들은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21세기 한국경제의 비전을 제시할수 있는 인물에서도 박 고문(17.1%) 김 총재(17.0%)순으로 지적됐다.김종필 총재는 지식과 철학에서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았다. 한편응답자들이 평가한 후보들의 경제문제에 대한 자질은 지지정당이나호감가는 후보에서 드러난 응답자의 성향과 유사한 분포를 보이고있다. 김대중 총재는 20,30대와 중소기업에서 높은 평가를 얻고 있었으며 지역별로는 호남(34.2%), 정당별로는 국민회의지지층(39.1%)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얻었다. 그러나 김 총재는 대통령후보로서의 호감도 결과와는 달리 전체적인 경제지식에 관해서는 타지역이나 다른 정당지지자들에게서도 비교적 높은 평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조 시장은 전 연령층에서 고른 평가가 주어졌으나 나이가 적을수록평가가 좋았으며 박 고문은 여성 20대 신한국당지지층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가 주어졌다. 이에 비해 김 종필 총재는 주로 남성40대이상 충청·강원에서 평가가 좋았다.한편 정권의 교체는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대통령의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정당이 바뀌는 것보다 오히려 지도자가 교체되는 것에 따라 정책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쿠데타같은 정치변동에 의한 집권의 가능성이 낮아질수록 정치지도자에 의한 정책변화는 민감한 사항으로 떠오르게 된다. 기업들은 정권의성향을 미리 분석,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정책기조에 보다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설문에서는 현정부가 추진했던 금융·부동산실명제, 재벌규제, 사회지도층의 부정부패척결을 가장 잘 계승해갈 후보와 변화시킬 후보를 물었다. 질문은 계승해가고 변화를 시킬 후보로 나뉘어 주어졌지만 큰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 특징적인 것은 개혁적인 이미지가 강한 인물의 경우 이같은 정책들을 계승하고 변화시킬 것으로중복적으로 지적받았다는 점이다.금융·부동산실명제와 관련해서는 이회창 고문(23.2%) 김대중 총재(17.1%) 박찬종 고문(16.6%)이 계속 이어갈 인물들로 지적됐으며역시 김 총재(22.3%) 이 고문(15.5%) 박 고문(11.0%)순으로 정책을변화시킬 것이란 응답을 보였다. 이는 김 총재나 이 고문 등의 개혁적인 이미지가 강해 실명제 정책에 찬성하는 층에게는 정책을 계승시킬 인물로, 실명제가 불충분하다고 보는 층에게는 이를 변화시킬 인물로 비쳐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기회있을 때마다 실명제의 부적절함을 지적해왔던 김종필 총재에게는 2.5%만이 계승시킬인물로 본데 반해 8.8%가 변화시킬 인물로 지목했다. 이는 수치를떠나 김총재의 주장들이 유권자들에게 상당히 전달됐고 김총재의정치적인 성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해석된다. 재벌규제정책이나 부정부패척결에서도 이회창 고문, 김대중 총재, 박찬종 고문 등이 이를 계승하고 변화시킬 인물로 지목됐다.전체적으로 이회창 고문의 경우 「대쪽」이라는 정치적 이미지가상당히 강력하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부정부패척결에서는법조계출신인 이 고문(29.5%)이 2위인 김 총재보다 2배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정책을 잘 계승할 인물로 지목됐다. 반면 3가지의 정책기조를 가장 변화시킬 인물로는 한결같이 김대중 총재가 1순위로지목돼 수십년의 야당생활과 개인적인 개혁성향이 국민들에게 각인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수를 지향하는 자민련의 김종필 총재는 3가지 정책에서 모두 변화시킬 후보로 높은 순위(실명제 5위,재벌규제 3위, 부정부패척결 4위)로 지목되는 뚜렷한 특징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