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여성들이 신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봉급을 부모나 부인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은 남자와는 달리 여자들은 스스로 소비주체로 나서는 경우가 많아 구매력 높은 소비층으로 각광받고 있다.특히 미혼 여성들의 경우 생활비에 들어가는 돈이 적기 때문에 다른 어떤 소비계층보다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이 많은 편이다.직장 여성들의 덕을 가장 많이 보는 산업은 역시 의류 부문. 메리트 윤영민차장은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옷차림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며 『계절별로 한벌씩 정장을 마련한다 해도 일년이면 최소한 2백만원 이상이 든다』고 말한다.구매력 갖춘 직장 여성이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는 부분이 옷이다보니 직장 여성을 위한 브랜드 개발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젊은 직장 여성이 최근 선호하는 브랜드로는 데코 타임 마인 베스띠벨리 조이너스 등이 꼽힌다. 단정한 기본형에다 그때 그때의 유행을 가미, 깨끗함과 세련됨을 함께 추구한다는 게 특징이다. 색상은검정 흰색 회색 등 무채색과 브라운 계열의 색상이 주로 이용된다.한 마디로 직장에 입고 나갔을 때 무난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는 옷들이 인기다. 또 자켓과 바지 치마 니트 등을 따로 사서 개인취향에 맞춰 입을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정장 한벌을 세트로 구입하지 않고 상의와 하의를 따로 따로 구입해도 조화를 이루며 한 벌로 입을 수 있도록 한 단품이 호응을 얻고 있다. 한벌로어떻게 맞춰 입느냐에 따라 여러 벌의 효과를 낼수 있기 때문이다.데코의 이미아팀장은 『데코가 직장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는이유는 디자인이 단순해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도 그때의 유행을 적당히 반영, 변화를 추구하기 때문』이라며 『단품 위주의 상품 전개도 적중한 것 같다』고 말한다.◆ 데코 타임 마인 베스띠벨리 조이너스 등 선호직장 여성을 주소비자층으로 하는 의류시장이 성장하면서 신규 브랜드도 늘고 있다. 지난해만도 나산의 보뜨르농, 진도의 쉬본, 부흥의 깔라까리니 등이 20대에서 30대의 직장 여성을 겨냥해 새로쏟아져 나왔다.한편으로 직장 패션이 전반적으로 자유로워지면서 굳이 정장을 고집하지 않고 캐주얼을 입고 출근하는 여성도 늘고 있다. 특히 외부사람들을 많이 만날 필요가 없는 부서나 회사가 자유로울 경우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특히 의류회사나 광고회사가 여직원들패션에 자유로운 편이다. 신원의 조은주대리는 『직장 패션이 자유로와지고 다양해지면서 20, 30대 직장 여성들이 20대 초반의 대학생을 타깃으로 하는 캐주얼을 구입해 입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대학생이 주소비자층인 「씨」 브랜드를 요즘은 20, 30대층에서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직장 여성들이 옷 다음으로 많은 돈을 쓰는 분야는 여가생활이다.영화 및 연극 관람과 책 및 음반 구입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스키나 수영 등 레저활동에도 적극적이고 돈을 모아 틈이날때마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해외여행파도 있다. 여성들이 문화 레저 여행에 적극적이다 보니 영화나 연극 출판 등 문화계는 물론 여행사도 직장 여성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여성 공략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았던 대표적인 사례로 산울림극장을 들수 있다. 산울림극장은 <위기의 여자 designtimesp=4717> <담배피는 여자 designtimesp=4718> <딸에게 보내는 편지 designtimesp=4719> 등의 연극으로 많은 여성들의 발길을 모았다. 산울림극장에 오른 연극은 주부연극이 많았지만 같은 여성으로서 공감을 느끼는 직장 여성인들의 관심도 많이 모았다. 출판계에서도직장 여성은 베스트셀러를 좌우하는 중요 독자층으로 꼽힌다. 페미니즘 관련 서적이 끊임없이 읽히는 이유가 이들 직장 여성 독자층이 버티고 있기 때문. 여성지 시장도 직장 여성의 증가로 큰 변화를 겪은 분야다. 기존의 주부지 일색에서 벗어나 <워킹우먼 designtimesp=4720> <엘르 designtimesp=4721> <마리끌레르 designtimesp=4722> 등 직장 여성을 위한 정보를 담고 있는 여성지들이등장, 직장 여성을 공략하고 있다.직장 여성의 해외 여행이 급증하면서 여행사들도 직장 여성을 위한상품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대한여행사 관계자는 『여름휴가때나추석·설연휴 등 해외 여행이 많은 시기에는 직장 여성을 위한 상품을 따로 기획, 내놓는다』고 말했다.직장 여성들은 대체로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있는 여행상품을 선호한다. 여행사들이 지난해 내놓은 여성전용 패키지 상품의 특징도 스케줄이 여유있다는 점이다. 씨에프랑스가 젊은 직장여성층 구미에 맞는 자유여행상품으로 내놓은 「씨에타프」가 대표적인 예. 이 상품은 기존의 유럽 상품이 최소한 3개국 이상을 둘러보던 것과는 달리 한개 도시나 지역만을 집중 관광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씨에프랑스 관계자는 『여성들은 많은 나라들을 정신없이돌아다니는 강행군식 관광을 기피한다는 점을 감안, 여성층을 겨냥해 만들었다』고 말한다.숙박편만 안정적으로 확보해주고 나머지 관광코스는 자유롭게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자유여행상품도 꽉 짜여진 일정에 따라 이리저리끌려다니기를 싫어하는 여성들을 위해 만들어진 여행 상품이다. 남자들과 함께 여행하는 것을 꺼리는 젊은 여성만으로 단체여행단을구성하는 것은 가장 일반적인 여성 전용 여행상품. 여성만으로 단체관광객을 꾸릴 경우에는 메이크업 교실이라든지 다이어트 강좌,패션 특강 등 여성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한다. 예를들어 홍콩 3박4일 상품일 경우 특정일의 반나절 가량은 메이크업이나 패션 다이어트 관련 강좌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여성 전용 보험 상품 등도 증가 추세헬스클럽 수영장 등 스포츠 시설도 여성 만을 집중 공략하는 「여성 전용」이 늘고 있다. 여성 전용 보디빌딩 헬스클럽인 「바디코디」의 김숙진관장은 『새벽이나 저녁 늦은 시간에 몸매와 건강 관리를 위해 찾아오는 직장 여성들이 꽤 많다』고 말한다. 보험사들도 직장 여성을 겨냥한 상품 개발에 적극적이다. 레저 및여행, 문화활동에 적극적인 미혼 직장 여성을 위해 문화생활자금을지급하는 보험상품이 있는가 하면 여성의 인생주기에 따라 다양한보험금을 지금하는 상품도 등장했다. 결혼축하금, 분만축하금, 신혼자금, 주택청약저축, 자녀진학자금, 취미생활자금, 자기계발자금 등 다양한 보험금을 시의적절하게 지급하는 것이다. 미혼여성은물론 맞벌이부부를 겨냥, 일정 기간마다 여행 및 문화자금이나 건장진단자금을 지급하는 상품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교보생명의 미즈뷰티보험을 들수 있다. 이 상품은직장 여성들의 생활을 집중적으로 보장해주는 여성 전용 보험 상품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자녀를 출산하면 출산축하금을 지급해주고 유방암 자궁암 난소암 등 여성들에게 잘 발병하는 암에 걸렸을 때도 보험료가 지급되는 등 여성 전용 보험상품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가입 후 5년째부터는 매년 문화생활자금이 나온다는 점도 특이한 점. 예를 들어 만 25세 이상의 여성이 월납입보험료 9만7천원짜리 20년 만기 1계좌(주계약 2천만원)에 가입하면 문화생활자금이 30세부터 44세가지 매년 1백만원, 출산축하금이 28세와30세에 각각 50만원, 만기 축하금이 45세 때 1천만원 지급된다.구매력을 갖춘 직장 여성이 늘어나면서 패션 문화 여행 보험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산업에서도 직장 여성 겨냥 상품은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직장 여성을 위한 상품 및 서비스라는 틈새시장만을 공략하는 전문 기업의 출현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