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의 목적은 문화예술 및 학문의 발전과 일반공중의 문화교육에 이바지하는데 있다. 그런만큼 한 사회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소중한 시설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안타깝게도 박물관의 수가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이 3만관, 일본이 6천관을 헤아릴 정도로 많지만 국내에는 약 3백관밖에 없다. 문화의 나라임을자부하는 선진국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에 박물관수가 많이 모자라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우리나라의박물관 역사가 짧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박물관이 본격적으로들어서기 시작한 것이 해방이후이므로 기껏해야 50년 남짓한 역사를 갖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 박물관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는그릇된 인식도 박물관이 빈사상태에 빠져있는데 한몫하는 느낌이다.사실 박물관이란 별거 아니다. 그저 역사적인 유물로서 가치가 있는 것을 모아놓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특별히 큰 건물이 있을 필요도 없고 유물이 많을 이유도 없다. 작더라도 설립주체가 애정을 갖고 꾸려 나가면 그것으로 박물관의 역할을 다한다고 할수 있다.여기서 또 하나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일부 국민들의 박물관에 대한 인식부족이다. 특히 기업박물관에 대해 축재의 수단이 아니냐며 삐딱하게 보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 일부 기업이 박물관 설립을 꺼리는 것도 실은 이런 부담감 때문이라는 얘기도 들리는 형국이다. 따뜻한 시선으로 대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기업들도 생산시설 투자에만 매달리지 않았으면 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바탕으로 문화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몇년전 일이지만 한 외국바이어가 한국에 들어와 모신발회사와상담을 하다가 신발에 관련된 많은 유물을 갖고 있는 것을 보고 그대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옛것을 소중히 여기는회사인만큼 다른 것은 더 이상 볼 필요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는얘기다.기업이 박물관을 설립할 경우 이외에도 많은 이점이 있다. 우선 생산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전시를 통해 생산제품의 질을 높일수 있다. 또 기업에 대한 홍보와 이미지제고 효과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간접효과 외에 박물관은 투자가치도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실제로 외국의 유명 박물관은 그 자체가 훌륭한 관광지로각광받고 있다. 관광산업발전의 주춧돌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셈이다. 이제는 문화가 접목된 경제전쟁시대다. 단순히 물건만 잘만든다고 그 기업이 최고임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물론 어느 정도는 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문화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기업이 박물관 설립에 참여하는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 구태여 호화로운 전용박물관을 지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간단한 방법으로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료관이나 역사관을 다소 보완하거나 개선하면 그 기업과 관련된 아주 훌륭한 전문박물관이 만들어질 것이다.또 하나 기업의 특성과 이미지에 걸맞는 박물관을 지을 수도 있다.이 경우에도 너무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본다. 시작이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일단 전시공간을 마련한 다음 힘닿는대로 소장품을 늘려나가면 된다. 지금 당장은 너무 흔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이라도 시간이 지나고 역사가 바뀌면 훌륭한 유물로 변하기마련이다.박물관은 문화의 근본이다. 외국 지원을 받을 수 없는 것도 이런이유에서다. 결국 우리가 힘을 모아 지키고 보존해 나가지 않으면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정부 지방자치단체가 관심을 갖고지원해야 한다. 생산의 주체인 기업도 마찬가지다. 당장 효과가 나타나는 사업만 중요하게 여기지 말고 인식을 바꿔 박물관 분야에도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