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불황으로 고전하던 산업계는 노동법 파동, 한보 삼미 그룹 부도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경기 조기회복 가능성이 희박해 지고있다.최근 불황의 여파가 내수부문에까지 미쳐 올해 제조업의 설비투자는 작년에 비해 6.1% 감소할 전망이다. 재고증가율은 두자리수를유지하고 있으며,조업단축으로 인한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2개월 연속 80% 미만이다.이런데도 자동차 기계 조립금속 등의 재고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일부업종에서는 경기최저점을 탈출하는 기미도 엿보이고 있으나 이역시 일시적인 반등으로 당분간 침체국면이 지속될 전망이다.가전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건설 섬유 등 거의 전업종에서 비관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전산업은 내수침체와 수출부진이 지속되고 있는데다수입가전제품들의 시장잠식이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다. 주력산업인섬유도 홍콩의 중국반환을 목전에 두고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다만 정보통신산업이 노트PC 수요급증, 이동통신 대중화, 신규통신업자 추가선정 등으로 서비스 및 기기 분야에서 모두 호황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삼성경제연구소 자료제공◆ 자동차 산업 / 생산·내수 최악, 마이너스 성장자동차산업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올 1~2월중 자동차생산은노사분규로 인한 공급차질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1% 감소한36만1천대를 기록했다. 이 기간 중 판매대수도 불황 및 고용불안에따른 수요위축으로 전년대비 26.8% 감소한 18만6천대에 그쳤다. 이는 내수판매가 정체됐던 지난 95년보다도 낮은 수준이다.1~2월 중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5% 감소한 12만2천대에 그쳤다. 노사분규로 인한 공급차질과 엔저 그리고 현재 진행중인 재고조절 등의 영향이 컸다.내수와 수출 부진으로 재고는 크게 늘고 있다. 노사분규에 의한 생산차질에도 불구하고 3월말 현재 자동차재고는 18만대를 넘어섰다.현장에선 이미 한시적인 조업에 돌입한 상태다.업계는 이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세제인하와 수요억제 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정부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자동차산업은 올 상반기 동안 생산과 내수면에서 감소세가 지속될전망이다. 생산은 재고자동차의 보유과다와 노사관계 불안, 내수와수출의 정체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내수는 불황과 고용불안, 자동차대중화 성숙, 유가인상, 신차 대기수요로 마이너스 8.3%의 성장률을 면치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수출은 노사분규와 엔저 그리고 현재 재고조정 등의 부정적인 요인이 상존하지만 업계의 수출확대 노력에 힘입어 2.3% 정도의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올 하반기부터는 자동차산업이 다소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가 다소나마 회복되고 엔저도 완만한 엔고로 전환되면서작년 하반기보다 1.9% 정도 증가세를 띨 전망이다. 그러나 전체 자동차 생산대수는 연간 3백만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판매는 대통령선거와 신차 출시 그리고 업체들의 판촉강화와 어우러지면서 상반기에 비해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2%정도의 증가에 그쳐 연간으로는 마이너스 3%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은 상반기의 공급차질 해소, 판매망 확충, 완만한 엔고 진행 등에 힘입어 5.5% 증가, 연간 3%의 증가세를 보일전망이다.◆ 철강산업 / 내수 위축속 밀어내기 수출 진땀철강업계는 올해 일대 재편이 예상된다. 한보철강 부도로 철근 및열연강판의 수급차질, 삼미특수강의 부도로 스테인리스강 업계는구도의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다.철강산업은 수출이 호조를 띠는 반면 내수는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 불안에 따른 탈출구로 수출을 증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융아연도금 강판과 STS 냉연 등이 내수불안에 따른 밀어내기식 수출로 1/4분기 수출증가율이 2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이 기간 중 내수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국내 철강산업의 경기는 그러나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간에 상반되는현상을 띨 것으로 분석된다. 조강류의 경우 제조업체들은 한보 부도 이후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이는 유통업체의 가수요에 따른것이다. 이를 반영, 유통재고가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내수 철강경기는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조강류는 건설공사 발주가 대부분 이때부터 이루어지는 계절적 요인과 공공 토목공사 증가의 영향을 받아 회복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최근 인천 신공항 가덕도 신항만 경인운하 등 공공공사의 발주가조기에 이루어지고 있어 공공토목공사용 강재의 수요잠재력을 뒷받침하고 있다.판재류는 하반기 이후 점진적 회복이 예상된다.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이 기대됨에 따라 중간재인 철강재의 특성상 2/4분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철강업계는 전반적으로 상반기에는 재고조정을 거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마이너스 0.9% 성장률을 보인뒤 하반기에는 내수 회복으로 8.9% 증가, 전체적으로 연간 3.8%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올해 철강수출은 상반기중 호조세가 지속되다가 하반기에는 다소둔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내수부진에 따른 밀어내기식수출이 붐을 이루었던 철강업계는 1/4분기까지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서 물량 기준으로 25% 이상 수출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2/4분기에도 세계 철강경기가 회복되면서 철강재 가격이 반등될 것으로 보여 수출증가세는 지속될 공산이 높다.하반기 이후에는 철강수출이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국내경기의 회복으로 수출물량이 내수로 전환되면서 수출증가율도 떨어진다는 얘기다. 따라서 상반기 20% 증가, 하반기 0.7% 증가를 기록, 올해 전체 철강수출은 연간 9.7% 정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산업 / 감산으로 메모리가격 '불안한 회복'반도체산업은 다소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급락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지난 1월을 기점으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주력품인 16메가 D램의 해외 현물시장가격은 지난 1월에6달러선까지 하락한 뒤 반등하기 시작하여 3월부터 10달러 수준을회복했다. 현재는 개당 11달러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서 대형거래가격도 9달러선까지 오르고 있다. 반면 63메가 D램 가격은 올해초 60달러에서 45달러로 하락하면서 새로운 수요가 형성되고 있다.반도체 가격이 반등세로 돌아선 것은 채산성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생산을 줄인 것이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요 반도체생산업체들이 감산을 통해 출하량을 조정하면서 가격하락이 주춤한 상태에들어선 것이다. 특히 일본업체들은 증산을 추진하는 한편 설비투자도 10% 감축했다.올해 세계 반도체시장은 9.5% 증가할 전망이다. 가격하락으로31.6% 감소한 메모리시장은 윈도NT, MMX 등 신기술을 채용한 PC가하반기 이후 본격 출시되고, PC의 메모리용량 증대 및 정보기기의디지털화 등에 의해 다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미국의PC경기가 당초 예상대로 성장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하반기부터는 반도체 공급량 증가에 따른 가격하락현상이 재현될가능성이 높다. 주요업체들의 메모리반도체 감산조치는 상반기 동안 이어진 뒤 하반기부터 증산에 돌입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가격상승으로 하반기 이후 감산체제가 약화되고 대만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양산체제에 들어서면 공급량 증가에 따른 가격하락이 재현될수 있다는 얘기다.16메가 D램의 가격은 4~5월경에 13달러 전후까지 상승한 후 6월 이후 다소 소폭의 하락추세를 보이면서 연말에는 9달러까지 떨어질것으로 예상된다. 64메가 D램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연말에는 36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수요가형성될 것 같다.반도체 수출은 올해 3.4% 증가할 전망이다. 올 하반기 반도체수출은 가격폭락을 감안하더라도 실적이 악화되었던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27.4%의 증가가 예상된다.올해 전체수출은 96년의 1백78억달러보다 6억달러 많은 1백84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조선산업 / 증설·발주지연·저가수주 악순환지난해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물량은 6백90만t으로 1천50만t을 수주한 일본의 65% 수준에 머물렀다. 최근들어 선박수주실적은 다소 호전되고 있으나 여전히 미흡한 상태라 할수 있다.수주실적의 저조로 국내 선박수주잔량도 지난 2월말 현재1천3백46만t에 그치고 있다.이는 1천3백4만t이었던 1월에 비해 조금 늘어났지만 적정수준인 2년치의 수주잔량에는 여전히 못미치는수준이다. 수주환경이 엔저의 지속으로 여전히 열악한데다 경쟁력도 크게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95년까지만 해도 일본에 앞섰던 국내 조선가격 경쟁력은 96년 하반기를 고비로 역전되기 시작했다.향후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환경은 여전히 열악할 전망이다. 가장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선가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선가는 90년대초 최고치보다 12~15% 하락된 상태다.그러나 불안정한 해운시황으로 선주들은 발주를 지연하고 있으며,조선업체들은 생산능력 확장에 따른 가동률 유지를 위해 저가수주도 마다하지 않고 있어 수주를 둘러싼 악순환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하반기에는 조선시장이 일본업체들의 적극적인 수주활동으로 더욱치열해질 공산이 크다. 일본은 하반기부터 선박건조에 따른 수주잔량 감소를 계기로 상반기에 비해 더욱 적극적으로 수주공세를 취할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국내조선업체들은 상반기중 공격적인 수주활동으로 물량확보에 나설 것이 확실하며, 적정 수주잔량이 확보되는 하반기부터는 선별 수주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최근 조선업계의 특이한 점은 LNG(액화천연가스)선의 신규도입과VLCC(대형유조선)의 대체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가스공사가도입할 LNG선만도 모두 13척으로 발주규모가 3조원대에 이르고 있다. 이중 5~7척이 상반기중에, 나머지는 연말까지 발주될 예정이다. 또한 70년대에 대량 건조되었던 VLCC에 대한 대체수요가 늘면서 하반기부터 발주물량이 느는 등 특히 내년 이후 대량의 발주가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