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60년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중심으로 한 군사 우주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독립하여 벤처 기업을 설립한것이 벤처산업의 효시였다. 그리고 IBM이 주도하던 컴퓨터 시장에「퍼스널 컴퓨터」라는 신개념을 도입하여 애플사를 창업한 스티븐잡스와 허름한 차고에서 디스크 오퍼레이팅 시스템(DOS)을 만들어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로 상징되는 벤처산업 열풍이전세계를 휘몰아치면서 이제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으로 상륙하고 있다. 벤처 비즈니스의 속성은 높은 위험이 예상 또는 수반되나 성공할 경우 높은 수익이 보장된다는데 있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기업가 정신과 일에 대한 열정으로 현실의 어려움과 불리한 여건을무릅쓰고 미래를 향해 과감히 돌진한다는데 있다. 한국경제가 어렵다. 단순한 경기 사이클상의 불황이 아니라 한국경제 전체의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된 불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반도체와 자동차라는 2대 상품의 국제 경쟁력(주로 가격 측면)이 하락하면서 국가경제 전체가 위기에 빠지는 단선적 경제구조가 위기의 주원인인 것이다.한국경제는 더 이상 자본과 노동력의 집중투입으로 성장을 끌어 올리는 산업자본주의 방식의 전개가 불가능해지고 있다. 정보와 지식이 주 생산요소가 되는 정보화사회가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21세기 정보화사회의 핵심 분야는 정보통신산업이다. 이 분야는 빠른 제품(기술) 라이프 사이클과 신속하고 유연한 적응력 창의성이무엇보다 중시된다. 이러한 요소 때문에 대기업들은 체질적으로 결코 역동성있게 이 분야를 리드할 수 없다. 즉 더 이상 대기업 위주의 경제 정책이 한국 경제의 구조적 해결책이 될수 없는 한계시점에 온 것이다. 경기 부진으로 대기업들은 적자에 시달리고 중소기업의 3.8%가 도산하는 실정에서도 1천5백개 벤처기업들은 1996년매출액이 전년비 17.1%나 증가하였고 매출액 대비 당기 순이익률이15.0%대에 이르고 있다.우리는 우수한 인적 자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변화에 대한 적응성과 다이내믹한 역동성을 지닌 민족성을 보유하고 있어 벤처산업을일으키는데 적합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다행히 새 경제팀이 들어서면서 벤처산업에 대한 지원책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의 구조적 해결 방안을 벤처기업의 양성에서 찾는 해법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다.80년대 말 쇠퇴해 가던 미국 경제를 오늘날 화려하게 되살린 주역이며 국가경쟁력을 다시 세계 제1위의 위치로 끌어 올려 전후 최대의 호황기를 구가하게 된 것이 바로 벤처기업 덕분인 것이다. 한국경제 발전의 원동력을 벤처기업들에서 찾고자 한다면 정부는 한건주의의 부처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 방안을수립하여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시야를 세계로 향해 글로벌 마킷도 겨냥해야벤처기업 창업을 꿈꾸는 사람은 풍부한 자금, 뛰어난 기술, 넓은휴먼 네트워크 등 끝도 없는 성공 요소들에 대해 고민할 것이다.하지만 벤처기업 창업자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뛰어난 아이디어와창의력 그리고 실천력이다. 그리고 시야를 세계로 향해야 한다. 좁은 국내시장에서 치열한 다툼을 벌이기보다는 글로벌 마킷을 대상으로 남들이 하지않고 미처 보지 못한 분야에서 사업을 시작한다는포부를 지녀야 한다.벤처 비즈니스는 벤처 캐피털의 지원 없이는 성립할 수 없다. 현재국내에는 4개의 신기술사업금융회사와 50여개의 창업투자회사가 벤처 캐피털 활동을 하여 약 1천5백여개의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창업투자사는 대기업 그룹의 자금창구역할이나 종합금융회사로 가기 위한 전단계 정도로 회사를 운용하여 벤처기업지원 육성이라는 본연의 취지에서 다소 벗어나고 있는 실정이다.진정한 벤처 캐피털리스트의 자세는 위험(risk)을 공유하겠다는 자세에서부터 시작된다. 벤처비즈니스는 그 속성상 라이프 사이클이짧은 첨단산업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따라서 벤처기업가와 기회와위험을 공유하겠다는 자세를 견지할 때 벤처 캐피털 본연의 자세로돌아갈 수 있으며 진정한 의미에서의 모험 자본(venturecapital)이 될 수 있을 것이다.미국 벤처 산업의 발전이 잘 조직화된 벤처 캐피털에 전적으로 의존했듯이 한국 벤처산업의 미래도 벤처 캐피털업계의 진정한 벤처적인 자세에 달려 있다.◆ 기업 '종합화력' 키워야박태호 / 서울대 국제지역원 교수최근 우리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다고 한다. 새 경제팀이들어와 경제 불안요인의 해소와 규제개혁 등을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하고는 있으나 일반 국민이 느끼는 바는 별로 나아지는 것이 없는 듯하다. 더구나 한보 청문회와 앞으로 닥칠 정치일정 등을 고려하면 우리 경제가 깊은 수렁으로 빠져 들어갈 것같은 불길한 느낌이다.이와같이 경제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자기보호를 최우선과제로 생각하게 되고 이는 자연히 배타적이고 소극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과소비억제가 인위적인 소비재 수입억제로 나타나고 비용절감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높이려는것이 바로 그런 경향을 잘 말해준다. 그러나 국내산업 보호와 비용절감만으로는 무한경쟁을 극복해 나갈 수 없다. 어려운 경제상황일수록 경쟁을 촉진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단행하며 국내외의 모든 기회를 찾아 활용하는 보다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안목과 전략이 필요하다.현재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나아가 21세기선진국 진입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의 자세부터 근본적으로 변해야한다. 우리 기업은 정부의 지원과 보호에 의존해 온 과거의 습성에서 탈피하여 국내외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국제경쟁력과 실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 모든 것을 혼자서 한다는 폐쇄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외국기업들과도 협력하는 적극적이고개방적인 전략을 구사해 나가야 한다. 또한 우리 기업은 이제부터국민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것이며 국제규범과 기준에 맞는 경제활동을 펼쳐 나감으로써 우리국민으로부터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신뢰받는 일류기업으로발전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이를 위해 우리 기업이 가장 중심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는 역시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경쟁의 강도가 더해지는 무한경쟁시대에서 지속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투자를 통한신상품 및 신기술 개발, 경영혁신 및 인력 개발, 제품의 품질제고및 안전강화, 세계적 상표개발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특히 OECD의 정회원국이되었으므로 우리 상품과 서비스의 품질과 안전도에 대한 세계시장에서의 기대치가 한 층 더 높아지리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경제적 국경과 기업의 국적이 무의미해지고 있는만큼 우리 기업들도 이제 기업차원의 대외전략을 수립해 추진해야 한다. 최근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동구 및 동아시아 지역의 체제전환국 시장을개척하는 한편 선진국에서의 시장점유율을 계속해서 유지·확대해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 최근 미국 일본 캐나다 EU와의 무역에서일제히 적자를 보고있는 것은 선진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많은 개도국들이 우리를 뒤쫓고 있음을 고려할 때 선진국 시장에서의 경쟁은 바로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여부를 가늠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거대신흥시장으로부터의 이윤과 무역흑자를 과감히 연구개발 활동에 투자하여 우리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향상시켜야만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해진다. 경쟁력을 상실한 것으로 간주해 온 섬유 의류 신발 산업에 있어서도 품질고급화와 자체상표 개발등의 노력을 통해국제경쟁력을 되찾도록 해야 한다.또한 선진국의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자본재 및 중간부품의 국내생산을 위하여 관련 기술을 보유한 외국기업과의 합작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세계경제의 통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략적인 차원에서 해외 투자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해외투자 경우 기업과 공장의 신설보다 외국기업을 합병 인수(M&A)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투자분야도 자본재와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이전이 가능한 채널을 넓혀나가야 한다. 해외투자기업들은 현지 근로자들과의 원만한 노사관계를 유지하도록 해야하며 현지 경제의 발전에도 기여하는 등 장기적인 안목에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자유시장경제체제하에서의 주역은 역시 민간부문이다. 따라서 정부간섭과 규제가 민간경제활동에 심각한 걸림돌이 된다는 주장을 하면서 경제가 어렵다고 정부가 나서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기업들이 주축이 되어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노력 외에는 다른 어떤 대안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