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사진=연합뉴스
소설가 한강/사진=연합뉴스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운데, 일본에서도 수상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하고 서점에 한강 특설 코너를 설치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일제히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보도했다. ‘아시아 출신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강 작가는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2016년 맨부커상을 받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처음 번역됐다. 이후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 많은 작품도 잇달아 출간됐다.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쿠온출판사에 따르면 채식주의자는 일본에서 약 2만 부가 발간됐다.

NHK 방송에 따르면, 일본의 문학 전문가들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순당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와세다대학 문학부 토코 코지 교수는 “’채식주의자’로 영국에서 권위 있는 문학상인 부커 국제상을 수상해 순당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면서 “아시아 여성 작가로서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이 최초라 획기적”이라고 말했다.

천리대학 국제학부 구마키 교수는 “한국문학은 최근 일본에서도, 세계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며 “하나의 열매를 맺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한강의 작품에 대해 “그녀의 문장은 감수성이 풍부하고 섬세하고 시인 같은 요소가 있어 하나의 사건에 대해 매우 부드럽게 표현한다”고 평가했다. “인간에 대한 공감을 호소하는 사람의 마음 상처를 세세하게 그려 놓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노벨상 수상 작가의 작품을 많이 다룬 코스미 토모코 번역가는 "작가 연령이 53세로 젊어 놀랐다”면서 “사용 인구가 많지 않은 한국어 작품, 또한 여성이라는 점에서 마이너리티가 겹치는 작가의 수상은 세계의 문학 장면에서 봐도 기쁜 결과"라고 말했다. 또한 “시적인 언어를 사용하면서 현대의 세상과 역사를 그려내고 있는 점이 평가됐다"고 전했다.

한강의 수상 소식에 일본 출판사와 서점도 바빠졌다.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번역 발간한 하쿠스이샤 출판사는 한강의 노벨상 수상 소식에 즉시 증쇄를 결정했다.

일본 대형 서점도 특설 코너를 마련했다. 대형서점 기노쿠니야서점의 도쿄 신주쿠 본점은 모니터를 통해 문학 애호가들과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를 함께 지켜봤다. 수상이 발표된 후에는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서점은 즉시 노벨문학상 특설 코너를 설치해 한강의 작품들을 전시했다.

기노쿠니야서점의 도쿄 신주쿠 본점의 요시노 유우지 부점장은 “아시아 여성 작가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