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성공의 기회, 어린이와 노인에게 있다.」 어린이와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에인젤산업과 실버산업이 미래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어린이와 노인이 21세기 소비문화를 이끄는 신소비계층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 선진국에서도 어린이와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에인젤산업과 실버산업은 새로운 소비문화의 양축을 형성하는떠오르는 「황금어장」으로 취급된다.실버산업이란 노령층을 위한 각종 상품과 편의시설을 생산, 제공하는 산업을 말한다. 은을 뜻하는 실버(Silver)라는 단어는 노인이란말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고안됐다. 이에 비해 어린이를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 제공하는 산업은 에인젤(Angel)산업이라 한다. 어린이를 천사에 빗대 에인젤(천사)산업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에인젤산업은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란 용어를 써서 키드산업이라고도 한다.◆ 에인젤산업, 고급화 전문화 추세에인젤산업의 경우 이미 90년대초부터 본격적인 성장가도를 타기시작했다. 특히 패션과 교육, 컴퓨터 관련 산업이 급팽창하면서 에인젤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에인젤산업의 특징은 「역설의경제학」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에인젤산업의 소비자인 아동의 숫자는 매년 줄어들고 있는데 시장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다. 전체 인구 중에서 0∼14세 어린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80년 34.0%에서 95년에는 23.2%로 줄어들었다. 한 가정당 자녀를 한명 많아야 두명 갖는게 보편화되면서 아동수는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양적으로아동산업이 한계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소비자가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음에도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는이유는 아동 한명에게 들어가는 지출 규모가 매년 늘어나고 있기때문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는 반면 한 가정당 자녀수가 적어지다보니 자녀에게 쏟는 관심과 돈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에인젤산업은 소비자수의 절대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급화 전문화로 활로를 찾고 있는 셈이다.에인젤산업의 대표적인 고급화 사례로 유아동복의 브랜드화를 들수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재래시장에서 유통되는 브랜드없는 유아동복이 전체 시장의 70%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이비율은 급감하더니 이제는 30%만이 시장 제품이다. 에인젤사업의전문화 사례로는 최근 등장한 어린이 액세서리 전문점이라든지 어린이 생일잔치 대행업체 등을 들수 있다. 기존 시장을 세분화하거나 성인용에서 어린이 시장을 따로 분리해내 어린이에 대한 전문성으로 승부를 거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아동 스스로가 자신의 소비주체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에인젤산업을 성장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전에는 아동은 부모에게 종속된 소비자였다. 그러나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아동들도 독립적인 소비계층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스스로의 소비를 결정할뿐만 아니라 부모에게 구매영향력을 행사하기까지 한다. 대홍기획의 설문조사에서도 이 사실은 드러난다. 대홍기획이 초등학교 4∼6학년 3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어린이들은 스스로상품을 결정하거나 부모가 구매할 때 영향력을 행사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식장소와 음식메뉴(70%) 여행지(62%)등을 결정하는데 의사가 크게 반영됐고 자동차(24.7%)와 TV(26%)냉장고(20%) 등을 살 때도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들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상품조차도 어린이들의 눈치를 살펴야 할 정도로 아이들은 막강한 파워 소비집단이라는 말이다.에인젤산업이 「극성부모」들의 치맛바람에 따라 이미 황금어장으로 각광받는 반면 실버산업은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다. 잠재력있는 시장임에는 분명하나 아직까지 활발하지는 않은 편이다. 실버관련 상품과 서비스가 다양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으로 판매는 기대에 못미친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현재 60세 이상의 노년층이 자녀를 위해 희생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아온 세대인 탓에 구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구매력 갖춘 노년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실버산업은 21세기 최대의 유망산업으로 등장할것이 확실하다.실버산업은 노년층이 증가함에 따라 양적으로도 급팽창할 것으로보인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5.7%인 2백54만명. 2000년대에는 인구의 7%, 2020년이면 14%를 차지해 선진국 수준이 될 전망이다. 60세이상 노령인구는 이미 인구의 9%를 넘어섰고 2000년이면 20%로 늘어난다. 2000년이 되면 인구 5명중 1명은60세 이상 노년층이 된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일본에서 실버산업이본격화한 때가 65세 이상 노년층 비율이 7%를 넘어설 때였다는 점을 들어 우리나라에서 실버산업이 본격화되는 시기는 2000년초로보고 있다.◆ 신소비문화의 양 날개2000년대에 들어서면 실버산업은 양 뿐만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성장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40∼50대의 경우 자녀에 자신의인생을 모두 걸기 보다 스스로 노년을 즐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지금까지의 노년층은 구매력이 없어 숫자가 많아도 소비자층으로 자리잡기 힘들었으나 앞으로는 구매력있는 노년층이 대거 등장하게 된다는 말이다.대홍기획의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노인들의 의식 변화를 엿볼 수 있다. 대홍기획이 60세 이상 노인 2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5%가 자식으로부터 경제적인 도움을 받고 싶지 않다고대답했으며 52.5%는 재산을 자식에게 남기지 않고 여생을 보내겠다고 응답했다. 이 설문 결과는 요즘 노인들이 경제적인 자립심과 독자적인 구매 욕구가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이미 기존의 「힘없는」 노인임을 거부하는 「노노세대」도 출연했다. 노노세대란 노노(NO 老)란 뜻으로 「노인 아닌 노인」을 말한다. 제2의 인생을 구가하는 젊은 50∼60대 「언니, 오빠」들을 일컫는 말이다. 노노세대의 출연은 실버산업의 앞날을 밝게 하고 있다.인생의 일출기와 일몰기인 유년기와 노년기는 인생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인생의 첫 출발이라는 점에서, 인생을 마무리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그렇다. 이 두 시기의 의미가 각별한만큼 이 시기를풍부하게 보내기 위한 엔인젤산업과 실버산업의 잠재력이 무궁한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그러나 인생의 처음과 마지막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에인젤산업과 실버산업을 단순한 산업 이상이다. 어린이의 교육을 염려하는마음과 노인에 대한 봉사정신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지금 한창 성장가도를 달리는 에인젤산업과 도약을 준비하는 실버산업. 모두 「경제적 이익」이상의 소신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 산업이다. 또그런 소신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21세기 신소비문화의 양 날개를 이루는 에인젤산업과 실버산업. 새로운 아이디어와 사업감각, 그리고 봉사정신과 뚜렷한 소신을 가지고 뛰어든다면 백전백승할 수 있는 분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