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어장」. 급속한 노령인구의 증가로 새로운 유망산업으로 떠오른 실버주택사업을 두고 나오는 말이다. 고등교육을 받고 경제적능력을 갖춘 노령인구의 증가로 실버주택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는것이다. 시장규모도 매력적이다.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65세이상의 노인을 기준으로 주거관련 실버산업시장은 지난해2조7천4백2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00년에는 약 4조1천2백70억원,2010년에는 9조6천5백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실버주택사업은 금융·보험, 용구, 의류 등 다양한 실버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선을 보였고 현재도 가장 앞서가는 분야로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한 기업들의 참여열기도 뜨겁다. 비단 건설업체만이아니다. 사회복지법인 지자체 종교단체 민간단체 등도 앞다퉈 실버주택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유료사업시행령이 통과되면서 이들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특히 건설업체들의경우 실버주택을 미래의 유망사업으로 꼽으며 부지확보 또는 건설계획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건설협회의 한 관계자는 『유료사업시행령의 통과로 여러 건설업체들로부터 실버주택에 대한 문의가많다』며 건설업계의 실버주택에 대한 관심을 설명했다. 중견 건설업체인 S사의 최모씨는 『멀잖아 실버산업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것이 건설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라며 『(S사도)주거기능과 병·의원, 휴양시설 등을 갖춘 실버타운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여기에 노인들의 변화된 주거관도 실버주택붐을 부추기는데 한몫을하고 있다. 한국노인문제연구소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75년 7%에 불과하던 노인단독세대가 90년 23.8%, 96년에는 53%로 크게 늘어났으며 자식과 함께 사는 가구는 38%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자식과 함께 살지 않는 이유로는 「따로 사는 것이편해서」(35%), 「건강할 때 독립해 살고 싶어서」(15.7%), 「자녀가 불편해할까봐」(20.8%) 등의 순이었다. 자식과 함께 사는 것을꺼리는 경향이 노인층에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유당마을에입주한 정모씨(여, 82)는 『자식들은 직장에 나가고 손자들은 과외다니느라 얼굴보기도 힘들다. 집안에서 혼자 눈치보며 하루하루를보내느니 이곳에서 동년배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는 게 훨씬 마음이편하다』고 말했다.◆ 복지·레포츠 시설 갖춰현재 국내에 소개된 실버주택은 유료양로원 유료요양원 실버타운실버텔 노인복지주택 등. 그러나 법령상으로는 실버주택이나 실버타운이라는 말들은 없다. 대신 노인복지시설·실비노인복지시설·유료노인복지시설로 구분되고 있다. 이 가운데 기업이나 단체 법인등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곳은 유료노인복지시설로 실버타운을 비롯한 실버주택들이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유로양로원은 거동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노인들이 입주해 각종서비스를 제공받으며 생활할 수 있는 시설로 지난 88년 경기도 수원시 조원동에 세워진 「유당마을」이 최초의 유료양로원이다. 이밖에도 경기도 평택시 장안동의 「성광원」, 경남 양산시 하북면에위치한 「혜성복지원」, 경남 합천군 가야면의 「가야산실버홈」,경기도 양평군 용문면의 「안식관」, 경기도 가평군 상면의 「성라원」, 충남 홍성군 홍동면의 「따뜻한 집」, 충남 예산군 오가면의「가나안노인의 집」, 충남 공주시 금홍동의 「공주원로원」 등이영업중이다. 유료요양시설은 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장기치료를 받으면서 거주할 수 있는 시설로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에있는 사회복지법인 성지원의 「충효의 집」이 대표적 유료요양시설이다. 사회복지법인인 세웅실버측이 강원도 양양에서 모두 3백60세대를 갖추고 운영하는 「보리수마을」은 노인복지주택이며 보훈복지타운,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등도 현재 노인복지주택을 시공중이다.이밖에 대전 성남 정선 등의 지자체와 삼성생명 서해병원 애록 등민간기업과 각종 사회복지재단이 노인복지주택사업에 본격적으로뛰어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버텔은 충남 도고의 (주)코레스코에서 개관한 실버텔이 효시로 외형상 특급호텔과 별다르지 않다.실버타운은 유료노인휴양시설로 실버주택가운데 가장 각광을 받는주거서비스. 대표적인 실버타운으로 지난 95년 경기도 화성군 정남면에서 문을 연 「라비돌노인종합휴양소」를 들수 있다. 수원대와수원전문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고운재단이 운영한다. 호텔을 연상시키는 외형의 라비돌은 2백40세대를 수용할 수 있으며 간이골프장 승마장 여성전용미용센터 유료낚시터 취미방 헬스클럽 등을 갖추고 있다. 경남기업도 실버타운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대우 시니어타운」을 분당에서 짓고 있다. 시니어타운은 중대형아파트와 비슷한 구조로 36·38·42·48평 등 4개평형에 걸쳐 2백8세대가 입주하게 된다. 응급치료실과 물리치료실 요양실 헬스클럽 골프연습장등이 설치되며 근처에 대형병원과 지하철 등이 있어 입지조건이 뛰어나다. 삼성생명도 지난해 9월부터 용인시 기흥읍 하갈리에서 내년말 완공을 목표로 「삼성 실버타운」을 짓고 있다. 양로시설에5백16가구, 요양시설에 1백23명을 99년부터 입주시킬 예정으로 복합클리닉·재활치료실 등 의료시설과 골프연습장·운동클리닉·수영장 등의 복지후생시설도 갖출 계획이다. 동아건설도 경기 성남시분당구 판교동 2만평에 의료 위락 휴양시설을 갖춘 실버단지를 지을 계획으로 사업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방에도 실버타운건설이 한창이다. 강원도 동해시 망상에도 55세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망상실버타운이 문을 연다. 지하 2층지상 9층(연면적 4천3백여평)규모로 내년 9월말쯤 준공과 동시에문을 열 예정이다. 연립형 주택 1백84가구를 비롯해 축구장 테니스장 등 체육시설과 물리치료실 한방치료실 이미용실 식당 등 각종노인 복지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대구에서는 시가 주체가 돼 실버타운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99년 완공을 목표로 달성군 등 대구시 외곽지역에 2만평규모로 지어지는 이 실버타운은 중산층 노인의 노후복지 차원에서 민자를 유치해 유료로 제공될 계획으로 1백세대 규모로 건설할 예정이다.그러나 실버주택에 대한 열기와 달리 곳곳에 노인복지향상과 실버타운사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이 남아있다.K건설업체의 임모씨는 『노인복지를 위해 실버타운건축을 촉진하려면 현행 건축관련법령이 현실에 맞게 고쳐져야 한다. 노인복지시설의 건축에 관한 마땅한 규정이 없어 일선 공무원조차 인허가때 혼선을 빚고 있다. 아울러 노인들이 가족들이 있는 곳에서 1시간이내의 거리에 있는 실버타운을 원하는 점을 감안해 대도시인근에 택지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영세단체나 기업들의 실버타운참여도 경계해야 한다.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의 김영균사무관은 『일부 영세업체들이 보증금을 받고 부도가 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어 운영주체의 능력을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실버타운 운영상의 애로도 있다. 유당마을 김희덕 원장은 『복지시설로 수익사업이 없이 오직 회원의 회비만으로 운영을 해야하므로적자가 발생하는 점이 애로사항』이라며 『지난해만도 약 2억원의적자를 봤다. 그래서 자구책으로 법인명의의 땅 1천5백여평을 팔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