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개발·자유로운 네트워크 형성만이 살길

우리 경제는 현재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실업은 늘고 경상적자폭은 나날이 커져만 가고 수출은 줄어들고 있다. 공장에는 재고품이 쌓이고 어디에나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뿐이다. 세계적으로는경기가 좋은 편이라는데 유독 우리나라 경기만 바닥을 헤매고 있다는 것이다.경영에서도 그렇다. 리스트럭처링이니 리엔지니어링이라느니 하는말들이 유행하고 새로운 경영전략이 쏟아지고 있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무엇이라 말하기 힘든 형편이다.기껏해야 비용절감이나 원가절감 노사협력 등 원칙적인 말만이 오갈 뿐이다.많은 경제연구소들은 기존의 경제원리에 따라 현재의 불황을 경기순환론적 불황으로 해석한다. 순환론적 불황이기 때문에 곧 경기가바닥을 치고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우리의 지금 경기불황은 몇가지 요소로 단순하게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이다.어느 주장이 맞는지를 떠나 우리에게는 이 복잡한 경제문제와 경영환경을 설명해주는, 제대로된 도구틀조차 없는 듯이 보인다. 21세기를 코 앞에 두고 안개 속을 헤매고 있는 형국이다. 어쩌면 지금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는 당장 실업률을 줄이고 수출을 늘리며뛰는 물가를 잡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 모든 어려움을 해결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경제 대원칙을 세우는 것이 더 필요한일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미국과 일본에서 선풍적인붐을 일으키고 있는 복잡계 경제·경영이론은 「진퇴양난」에 빠진우리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줄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테크산업, 시장 선점기업 큰 이익 챙겨복잡계란 데카르트와 뉴턴, 애덤 스미스 등 19세기와 20세기를 걸쳐 세계를 지배해온 근대 사상과 과학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일종의 종합학문이다. 말하자면 21세기를 지배할 새로운 「과학철학」인 셈이다. 아직 미완성이라 해명해야할 과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현실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이론으로 각광받고 있다.복잡계 연구가로 널리 알려진 브라이언 아더 박사는 복잡계를 이렇게 설명한다. 『세상에는 많은 요소들이 존재하고 그 요소는 서로간섭하면서 무엇인가 패턴(Pattern:사고나 행동 등에서 나타나는어떤 양식)을 형성한다. 그리고 이 패턴은 다시 각 요소에 피드백한다.』아더 박사는 또 경제학 그 자체가 복잡계라고 말한다. 경제는 상호간섭하는 요소들(Agent: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활동하면서 다른요소와 협조도 도모하는 기본단위)로부터 만들어지고 그 요소는 서로 반응하고 모이면서 특정한 패턴을 형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구체적으로 들어가 복잡계 경제학의 특징을 기존 경제학과 비교하면서 살펴보자. 18세기 중엽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세계가 가장 먼저 직면한 변화는 대량생산 체제로의 변화였다. 산업혁명의 여파로 철광석이나 석탄 등의 자원을 바탕으로 제품을 대량으로 만들어 낼수 있게 됐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대량생산 체제에서는 업무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해가 바뀌어도 별다른 변화없이 반복되기는 마찬가지다. 경제학자들이 대량생산 경제체제에는몇개의 원리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온 것도 자연스런 일이었다.대량생산 경제체제에는 보통 4가지 원리가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첫째가 「수확체감의 법칙」이다. 다른 생산요소를 일정 수준으로 고정시키고 노동력만 계속 더 많이 투입할 경우 생산량은 노동력과 정비례해 증가하지 않고 점점 더 증가분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수확체감의 법칙은 어떤 시장에 진출하면 처음에는 투자에 걸맞는 성과가 나타나지만 시장이 성숙하게 될수록 또다른 추가투자가 필요하게 되면서 시장점유율은 고정되게 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브라이언 박사는 수확체감의 법칙이 일종의 균형상태를 지향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두번째는 제품은 고정화(일정한 상태에서 변하지 않음)하는 경향이있다는 것이다. 석유는 어디까지나 석유고 석탄은 어디까지나 석탄이다. 팔리는 제품의 숫자는 정해져 있고 생산량이 늘어나면 수익은 감소한다. 일종의 균형상태에 들어가는 것이다.세번째는 사람들은 매주 매월 매년 생산을 반복하면서 완전하지는않더라도 어떤 일정한 법칙을 발견하게 되고 이 법칙에 따라 일을진행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지금까지 설명한 세가지 법칙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들은 최적화를 목표로 완전히 합리적으로행동한다는 것이다.그러나 기존 경제학에서 주장하는 이 4가지 원칙이 최근 부상하고있는 제약과 컴퓨터, 전자통신, 항공기 등 첨단(하이테크)산업에서는 반대로 나타난다. 우선 수확체감의 법칙이 하이테크 산업에서는수확체증의 법칙으로 변한다. 생산하면 생산할수록 수익은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최신예 항공기를 예로 들어 보자. 처음 최신예항공기를 만들 때는 엄청나게 많은 지식과 기술 그리고 돈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다음 두번째 항공기를 만들 때는 돈이 들어가긴들어가지만 첫번째 항공기를 카피(Copy)하는 것일 뿐이다. 거액의선행투자는 필요하지만 한번 만들면 그 다음부터는 만드는 비용이적게 들어 수익은 늘어나게 된다.컴퓨터 관련 산업에서는 수확체증의 법칙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선마이크로시스템의 자바, 넷스케이프의 네비게이터,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등 인터넷 관련 프로그램 사업이 대표적인예다. 이 소프트웨어들은 사용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시장」에 합세해 들어가는 것이 유리하다는사실을 보여준다. 기존 대량생산체제 시장에서 볼수 없었던 현상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하이테크 시장은 항상 불안정하다. 또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장에 먼저 뛰어든 기업이 대부분의 시장을독점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물론 다른 기업이 어느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여지는 남아 있다.하이테크 산업에서는 수확체증의 효과가 나타나다 보니 상품의 수가 한정돼 있지 않다. 제품 사이클도 짧아서 시대에 뒤처진 제품이계속 생긴다. 예를 들어 보자. 84년에 나온 컴퓨터 프로그램의 일종인 「로터스 1, 2, 3」은 최대의 히트상품으로 시장을 휩쓸었지만 지금은 시장을 많이 잠식당했다. 현재 잘 팔리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워드도 언제 다른 소프트웨어에 추월당할지 모른다. 다시말해 한 제품을 만들었다고 해도 그 제품이 끝없이 반복 생산되지는 않는다. 게다가 상품의 수도 고정적이지 않다. 모두 유동적이다. 그 결과 경영자가 직면하는 문제의 대부분은 명확히 정의할 수없는 것이 된다. 즉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이 완전히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기존의 경제학 전제를 적용할 수 없는 상태가 돼버린다.대량생산시대의 「수확체감」 「완전합리성」「균형상태」 「변화하지 않는 고정된 상품」이란 4대 원칙이 「수확체증」「한정합리성(인간은 이해관계와 상황을 불완전하게밖에 파악할 수 없어 부분적인 합리성밖에 추구할 수 없다)」「유동적인 상품과 서비스」「끊임없는 변화」라는 전혀 다른 원칙으로 변하는 것이다.대량생산시대에서는 사물 진행이 반복적이어서 문제가 명확히 정의되기만 하면 개선과 최적화가 가능했다. 최적화의 요점은 제품을계속 만들고 판매하고 품질을 향상시키고 코스트를 낮추는 것이다.이 최적화 과정을 확실히 진전시키기 위해 업무를 관리, 기획하는사람과 기계 조작을 담당하는 사람, 노무관리를 책임지는 사람 등이 필요했다. 여기에서 하이어라키(Hierachy:계층구조)가 생기는것이다.그러나 하이테크 산업의 경우 시장을 로크인(Lock-in:시장에 기술적으로 차이가 나는 상품이 여럿 있을 경우 초기에 기선을 잡은 상품이 시장 대부분을 점하는 것)한 상품은 다음 세대의 제품이 나올때까지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다. 별다른 판촉활동이 없어도 제품은 팔려나간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하이테크 시대에서는 최고 경영자에게 최적화의 능력은 그다지 필요없게 된다. 가장 필요한 것은 다음 세대에 어떤 「파도」가 밀려오는가와 어떤 상품으로 그파도를 잡을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다.이런 기본적인 복잡계 경제학의 개념을 경영학에 응용하면 세 가지의 이론을 추출해 낼 수 있다. 「전체는 부분의 종합보다 크다」와「카오스의 인연」 「수확체증」 등이 그것이다.전체는 부분의 종합 이상이라는 명제는 조직과 개인의 관계를 설명하는 것이다. 19세기에 구축된 물리학의 핵심은 요소환원주의였다.요소환원주의란 대상을 이루는 기본요소로 쪼갬으로써 대상 전체를이해할 수 있다는 근대 과학의 사고방식이다. 이런 요소환원주의는19세기 이후 자본주의 경제·경영학의 근간을 이뤄왔다. 요소환원주의야 말로 기업을 오늘날의 거대하고 큰 조직으로 키워온 주역이다. 환원주의적 발상으로부터 경제·경영학에 적용된 표준화나 분업 노무관리 계층조직 등이 나타났다. 근대 기업은 복잡한 현실을분석하고 재편집, 조작가능한 새로운 현실로 재생산해 왔다. 일은단순한 「작업」의 반복이 되고 인간은 노동자와 소비자로서 관리대상이 돼온게 사실이다. 상품도 소비자가 소비해 버리는 일회성물건에 지나지 않았다.이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기업은 이 요소환원주의를 통해 세상에「풍요로움」을 선사했다. 그러나 이 결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문제까지 발생하게 됐다. 자연은 파괴되고 인간은 오존층까지도 「소비해 써버리는」 상황에 몰리게 됐으며 가정은 붕괴되고 있다.또 노동자와 소비자라는 일면적 인간관은 여러 가지 사회문제와 범죄를 몰고 왔다.◆ 전체는 부분의 종합보다 크다「전체는 부분의 종합보다 크다」는 명제는 요소환원주의와 전체주의를 통합하는 것으로 현재 당면하고 있는 경제·경영철학의 문제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명제를 그리스어로 전체를 의미하는 「호로스」와 개별 요소를 의미하는 「온」을 합성해「홀론개념」이라 한다.홀론개념은 전체와 요소 사이의 재귀적(再歸的) 관계성을 강조한다. 요소는 전체와의 관계에 따라 규정지어지고 규정된 요소는 다시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개념이다. 즉 「부분 가운데 전체가 있고전체 가운데 부분이 있다」는 뜻이다. 전체가 부분의 종합보다 큰것도 전체와 부분 사이의 재귀적 관계성 때문이다.흔히 강한 기업의 예로 잭 웰치 회장이 이끄는 GE를 꼽는다. 그러나 일본 도시바의 니시무로사장은 『도시바는 GE를 모델로 삼지 않고 독자적인 경영철학으로 경쟁에서 승리한다』고 선언했다. 니시무로 사장이 GE의 경영철학 중에 가장 일본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점이 「넘버 원이 되지 못하면 철수당한다」는 철저한 ROE(자기자본이익률) 중시경영이다. 또 『전문분야에 특화하는 것도 하나의 수단이지만 통합력을 결집하는 것도 큰 무기』라고 니시무로 사장은 설명한다. 결과론적으로 이 두 회사의 경영방침은 철저히 다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홀론개념과 통한다.도시바가 DVD(디지털 비디오 디스크) 표준을 놓고 소니와 필립스연합세력을 맞아 동등하게 경쟁하고 나아가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도 폭 넓은 기술의 상승효과로 요소기술을 결집했기 때문이다. GE가 사업체를 매각, 매수하면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인테그레이티드 다이버시티(Integrated Diversity:통합화된 다양성)」라는 경영전략 아래 매수한 사업체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기 때문이다.GE나 도시바나 모두 「전체는 부분의 종합보다 크다」는 복잡계 개념을 바탕으로 경영전략을 추진해온 것이다. 시너지와 상승효과로표현되는 「자발적 창의성」(1+1=2가 아니라 3이나 4가 된다)」이라는 것이 기업경영의 근간이 되는 것이다.이 명제는 단순한 시너지와 상승효과를 통한 고이익률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경영자의 미션(Mission:사명)도 요구하고 있다. 조직원 개개인을 단순한 기능분화 단위나 역할분담의 단위로 보는 것이아니라 자각적이고 자율적인 실행 주체로 보는 것이다. 「자율과통합을 기본원리로 해서 개인과 전체의 유기적 조화를 꾀하는 매니지먼트」가 복잡계의 경영이다.이런 점에서 「전체는 부분의 총합보다 크다」는 명제는 「카오스의 인연」과 일맥상통한다. 카오스의 인연이란 「생명력은 질서와카오스(무질서) 사이에 머무른다」는 뜻이다. 질서는 결정같은 원자가 강하게 뭉쳐서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전체를 이룬 상태다. 반면 무질서란 완전히 뭉치지 않고 분산돼 있는 모래의 이미지다.카오스의 인연이란 어떤 부분은 질서의 과잉 상태에 있고 다른 부분은 카오스의 과잉상태에 빠져서 필사적으로 밸런스를 유지하고있는 상태다. 이것을 기업경영에 적용하면 기업은 카오스의 인연에빠져 있을 때 최대의 생명력을 얻을 수 있게 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일본의 조직을 관찰해보면 「운명공동체」「유착」「작당」「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지겨운 인연」이라고 하는 말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말들을 통해 일본 기업에서는 개인과 조직간의 관계가 너무밀접하다는 점을 알수 있다. 그러다 보니 개인들이 획일화되는 경향이 생긴다. 일본 조직의 경우에는 개인과의 관계성을 좀더 느슨하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관계를 느슨하게 하는데 전자메일과 인터넷 등 정보통신 네트워크가 도움을 준다. 전자네트워크는 개인 간의 정서적 관계를 희박하게 하고 관계를 느슨하게 만들어 주며 컴퓨터 발신을 통해 개성을발휘하도록 도와준다. 개인의 자율성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정보통신 네트워크의 발달은 조직을 카오스의 인연으로 향하게 도와주는셈이다.반대로 미국의 조직은 자아를 기본으로한 개인주의의 카오스적 존재다. 건강해 보이는 미국 기업의 경영자가 입이 닳도록 팀워크를강조하고 전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열심인 것은 조직을 카오스의 인연으로 향하게 하려는 리더십으로 해석할 수 있다.정보통신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느슨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방법은 있다. 일본의 가오란 기업의 임원실은 반쯤 열린 개별 방으로 이뤄져 있다. 각자가 개인으로서의 개성을 발휘하면서 다른 사람과 관계도 맺을 수 있는 사무실 레이아웃인 셈이다. 휴렛패커드의 경우는 사무실에 높이 1백50㎝ 정도의 칸막이를 설치, 앉으면일에 집중할 수 있고 일어서면 다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조직원들 사이를 카오스의 인연으로 만들려는 노력의 하나다.「수확체증의 법칙」은 복잡계 경제·경영학의 핵심 개념으로 꼽힌다. 수확체감의 시대에서는 제조?판매?유통이라는딜리버리(Delivery)와 프로세스(Process)가 중요했다. 상품은 반복생산되는 것이어서 후발 주자라도 딜리버리와 프로세스가 우월하다면 시장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일본 기업이 지금까지 우세했던 것도 딜리버리와 프로세스의 우월성 때문이었다.그러나 하이테크 산업이 등장하면서 수확체증의 법칙이 등장하게됐다. 수확체증의 법칙은 제일 일찍 신제품을 개발, 빠른 속도로시장을 장악하는 기업이 승자가 된다는게 포인트다.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가 필요한 반면 딜리버리와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비교적 투자가 적게 든다. 게다가 시장을 선점, 높은 점유율을 기록할 경우셰어를 더 늘릴 때 또다른 커다란 투자는 필요없다. 후에 참여하는기업에 비해 코스트가 덜 들기 때문이다.수확체증의 법칙을 활용, 성공한 기업으로 아사히맥주를 들수 있다. 아사히맥주는 맥주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던 기린에 도전, 성공한 기업이다. 아사히맥주의 성공사례는 현재의 경영상황이 수확체감 시대에서 수확체증의 시대로 옮겨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과거 일본의 맥주시장은 수확체감의 원칙이 지배하는 세계였다. 기린의 60% 시장점유율을 무너뜨리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아사히맥주는 새로운 맛을 개발, 소비자의 입맛을 파고 들었다. 제품의 맛을 유지하고 신선도를 관리하기 위해 일정정도 기간이 지난 제품을 회수하기까지 했다. 이런 노력이 균형상태에 있던 맥주시장에 변화를 몰고와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소비자시장의 깊은 곳에서는 맛과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서서히 진행되고있었던 것이다.고정돼 있는 시장을 불안정하게 변화시키는 요인은 신제품 개발이다. 이제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딜리버리와 전략을중시하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로 「경쟁원리」가 변한 것이다.결론적으로 복잡계 과학은 우리 기업들에 두가지 중요한 메시지를전달한다. 첫째는 과거의 우량기업은 더 이상 우량기업이 아니라는사실이다. 지금까지의 우량기업은 강력한 대량생산·판매·유통력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미래의 비전을 향해 리스크를 마다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 이노베이션(혁신)을 일으키는 기업이 승자가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두번째는 리엔지니어링과 리스트럭처링은 차세대에 필요한 어떤 것도 가져다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차세대의 경쟁우위는 조직이 얼마만큼 우월한 지식을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조직은 개인 하나하나의 지식을 모두 모은 종합보다 크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개인을 너무 조직에 잡아매지도 완전히 개인적으로 내버려두지도 않아야 한다. 자유롭게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상호작용함으로써 플러스 알파의 지식을 창조하도록 유도해야하는 것이다.신제품 개발과 개인간의 자유로운 네트워크 형성. 이 두가지 원칙을 실천하는 기업만이 21세기의 우량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해도 과언은 아니다. 세계 경제 전쟁은 이미 복잡계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너무 늦으면 영원히 뒤처질 수 있다. 하이테크가 지배하는 21세기에는 시장을 선점하는 자가 모든 것을 선점한다는 「수확체증의 법칙」을 기억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