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없이 '이름만 거창'…중과세 폐지·볼거리 마련 시급

오후 10시 부산에서 외국인들이 자주 들른다는 해운대 하얏트호텔지하 1층 펍바 「머피스」. 외국관광객보다는 내국인들이 대부분을차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한 외화획득이라는 관광특구의 취지를 무색케 한다.『관광특구라해도 외국인 관광객 보기는 힘든 실정입니다. 오는 외국인이라해도 학원 영어강사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향수병에 걸린 외국인이라 보면 됩니다.』 머피스 종업원의 말이다.머피스 구석자리에는 20대로 보이는 무스바른 한국사람이 애인인듯한 여자를 껴안은채 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해운대 특급호텔에서 팔고 있는 술값은 봉사료 10%, 세금 31.5% 등 총 41.5%가 추가, 일반 술집에 비해 비싼 탓에 외국인들은 관광특구를 피하고 한국 젊은이들이 관광특구를 찾고 있을 뿐이다.관광차 부산을 두번째 방문, 중구 중앙동 부산호텔에 머물고 있는야마모토씨(48)는 『해운대는 왜 가나, 볼 것이 있나 놀 곳이 있나. 해운대가 관광특구인지도 몰랐다』며 하루 쉬고 서울로 갈 계획이라고 한다.『정부가 관광특구만 지정해 놓고 24시간 영업할 수 있다는 것 외에는 관광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치 못하고 있다.이 때문에 외국관광객수가 95년 1백9만명에서 지난 해에는 1백3만명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부산시 박춘한 문화관광회장의 말이다.따라서 그는 관광특구에 어울리는 카지노 해양스포츠단지 조성 등다양한 정부의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힘주어 말한다.해운대 그랜드호텔 유영준 총지배인도 『관광특구에 필수요소인 카지노 골프장조차 제대로 설치할 수 없고 국제대회를 유치하면서도홍보부족으로 관광수입이라고는 없다』며 외국인들이 모일 수 있도록 각종 중과세 폐지와 볼거리 제공이 급선무라고 강조한다.정부와 부산시는 관광특구를 내국인들만이 흥청대는 유흥가가 아니라 외국인들의 주머니를 열게 만드는 정책을 마련할 것인지 관광사업을 포기할 것인지를 결정해야할 시점이라는 게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미니 인터뷰 / 김흥구 부산시 문화관광국장"해양도시다운 상품개발 급선무"여가와 관광활동에 많은 비중을 두는 쪽으로 사회적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관광인구가 급증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관광산업은 국가 경제적 파급효과는 물론 지역경제의 기반강화와 생활환경을 개선시킬수 있다는 점에서 그 비중은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인구 4백만의 한국 제2도시인 부산은 온화한 해양성 기후와 지역경계의 30% 이상이 바다와 접해 있는 한국 제1의 해양도시 위상을지니고 있다. 공항 항구 철도 고속도로 등 국내외로 이어지는 육해공상의 교통요지인 동시에 산 강 바다라는 천혜의 자연자원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그러나 부산 도시관광의 현실은 열악한 지방재정. 공항시설과 직항노선의 빈약,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 부족으로 허덕이고 있다.심각한 교통난 등 관광 기본매력도와 관광인프라도 빈약, 선진 관광도시에 비해 열세에 있는 실정이다.특히 해운대 관광특구는 김해공항과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해운대해수욕장 해안배후지 숙박시설 외에는 관광지로서의 매력도가 미흡하고 관광특구로서의 기능을 발휘하기에는 역부족이다.따라서 해양도시라는 부산의 도시특성과 바다쪽에 위치한 해운대관광특구라는 지역적 특성에 부합되는 독특하고 차별성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해양호텔 등 해양관광시설을 구축하고 다양한 해양성 관광상품을 개발, 외국인을 유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부산바다축제 국제해양음악회 국제바다 미술제 부산국제영화제 등각종 국내외 문화행사와 2002년 아시안게임 등에 따른 도시관광수요의 급증에 대비, 해양 개발 등을 통해 외국인에게 볼거리와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무공해 고부가가치의 도시관광산업을 활성화시켜나가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