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누드모델 이승희가 한국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음란물의한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형법은 음란한 문서나 물건을배포 판매 전시 제조 소지한 자 또는 공공연히 음란행위를 한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4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여기서 「음란」이란 정상적인 사람의 성적 수치심과 도의감을 심하게 침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음란의 판단은 통상의 성인을 기준으로 삼으므로 도덕적으로 타락하여 수치심이 없거나 수치심이 지나치게 예민한 사람을 기준으로 하지는 않는다.그런데 외설 시비는 항상 표현과 창작의 자유와 충돌할 가능성을내포한다. 1975년에 대법원은 『소설 <반노 designtimesp=4947>사건에서 소설의 어느부분이 음란한 것을 문제삼을게 아니라 소설 전체에 내포된 전체적사상의 흐름이 음란하여야 한다고 선언함으로써 음란성 시비가 섣불리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확립하였다. 외설물이 범람하는 현실속에서 대법원이 최근에 내린 주목할만한 판결을 가능한한 원문 그대로 소개한다.◆ <즐거운 사라 designtimesp=4950>는 음란물1. 마광수의 소설<즐거운 사라 designtimesp=4953>는 음란물이다. (1995.9.16. 선고)이 소설은 미대생인 여주인공 「사라」가 성에 관한 학습욕구를 실천하기 위하여 여중 동창생 등 다양한 파트너와 자유분방한 섹스행위를 하는 것을 묘사하였다. 성행위 장면도 자학적 자위행위, 그룹섹스, 구강성교, 항문성교, 카섹스, 비디오섹스 등 다양하며 묘사방법도 노골적이고 자극적이다. 이같은 묘사부분이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하여 주로 독자의 호색적흥미를 돋우고 있다. 작가는 「성 논의의 해방과 인간의 자아 확립」이라는 주제를 표현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소설은 건전한 성풍속을 침해하였으므로 음란물이다.2. 사진첩 산타페/잡지 엘르/유연실사진첩은 음란물이아니다.(1995.6.16. 선고) 일본의 여배우 미야자와 리에를 모델로 한 산타페 사진첩과 여배우유연실을 모델로 한 사진첩에 반라로서 유두가 보이는 사진, 침대위에 엎드려 젖가슴이 보이고 하반신만 타월로 가린 사진, 침대에엎드려 야릇한 표정을 짓고 있거나 침대 위에서 엉덩이를 들고 엎드려 앞을 쳐다보는 사진, 전라의 모습으로 앉아 왼손가락을 입에물고 있는 사진, 야간에 상반신을 벗고 가슴을 밝게 찍어 가슴을강조한 사진이 게재되어 있다. 이 사진들은 여체의 특정부분을 강조하였거나 선정적 측면을 강조한 것이어서 예술적 가치는 거의 없지만 오늘날 사회통념에 비추어공연히 성욕을 흥분시키고 선량한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3.연극배우 최OO의 공연은 음란행위다. (1996. 6.11 선고)연극 5장에서 남주인공(피고인)이 팬티만 입고 침대에 누워 있고여주인공은 뒤돌아선 자세로 입고 있던 가운을 벗고 나체상태로 남주인공을 끌어안고 격렬하게 뒹굴어 여주인공이 성교를 갈구하는장면을 연기하였다. 6장에서는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을 폭행해 실신시킨후 침대에 쓰러져 있는 여주인공의 옷을 모두 벗기고 관객에게여주인공의 전신 및 음부까지 노출된 완전나체로 만들었다. 그 후여주인공의 양손을 끈으로 묶어 창틀에 매달아 놓고 남주인공이 그나신을 유심히 내려다보며 자위행위를 7분동안 하였다. 무대와 관람석은 4, 5m 정도 떨어져 있어 관람객이 배우들의 신체를 충분히관찰할 수 있을 정도의 조명상태였다.여주인공이 완전나체 상태에서 음부가 관람객에게 정면 노출된 점,가학적이고 변태적인 성행위 장면을 상세하고 노골적으로 표현하였으며 나체상태 연기가 상당시간 동안 지속되어 성의 묘사가 작품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점을 고려하면 이 공연행위는 정상인의 호색적 흥미를 돋우기에 충분하다. 피고인은 이 연극이 폐쇄적 공간속에서 남녀주인공이 보여주는 삶의 몰가치성과 삶에의 의지의 양면적 모습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나 위 장면들이 이같은 주제를 표현하기 위하여 불가결한 것은 아니다. 연극에서의 성적 자극의 전달은 직접적이므로성적 흥분 유발정도가 방송이나 영화보다 휠씬 크다. 그리고 음란성 유무는 공연행위 자체를 기준으로 해야 하며 배우의 주관적 의사에 따라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