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업구조는 지난 30여년간 조립 용접 중심의 저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발전하여 왔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급속한 내외의환경변화에 따라 산업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국내적으로는한국 근로자의 임금이 빠르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1986년에제조업 근로자 1인당 시간당 임금은 1.44 달러였으나 1995년에는7.40 달러로 빠른 상승세를 보였다. 부가가치가 이러한 임금수준을카버하고도 남을 정도가 되지 않으면 기업의 채산성은 보장되지 않는다. 밖으로는 우리보다 임금수준이 많게는 1/5에서 적게는 1/15정도밖에 안되는 중국, 동남아 제국이 단순가공 조립산업에서 한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과 WTO체제의 출범 그리고 한국의 OECD 가입 등으로 범세계적 경쟁이 코앞에 다가 왔다. 각종 정부 지원과 보호가 용납되지 않고 세계가동시에 경쟁하는 글로벌 경쟁시대에 돌입한 것이다.이러한 내외 여건의 변화는 한국산업의 부가가치상승을 위한 구조조정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30여년 동안에도 부가가치는상승하여 왔다. 그런데 지금와서 구태여 구조조정을 통한 부가가치상승을 말하는 것은 그동안의 중심 산업내에서 내부혁신 등을 통한부가가치상승이 한계에 도달하여 이제는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업종으로 전환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산업에서도 부가가치를높일 수는 있지만 과거와는 달리 노동력의 질적변환 혹은 구성변화에 의한 부가가치 상승이 필요하게 되었다.◆ 신 사업분야, 기술 부족으로 초보적 단계한국산업의 부가가치는 현재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하여 대략 1/3 수준이다.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첫째 적절한 산업을 선택하여야 한다. 한국은 선진국에 비하여 생산공정 스펙트럼에서 부가가치가 낮은 조립 용접부문에 특화하여 왔다. 반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설계, 디자인, 기계제조, 핵심부품생산 그리고 정밀가공기술분야는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 의존해 왔다. 한국산업이 부가가치를 높이려면 선진국에 의존했던 이러한 새 공정과 관련된 산업부문에서 발전해야 한다. 여기에 해당하는 업종으로는 산업기계 공작기계 일반기계 등 각종 기계부문과 정보통신산업 그리고 신소재나 중요 부품 등이다. 이들 부문은 우리가 아직 기술이 부족하여 진출하지 못하였거나 초보적인 진출에 머물러 있는 신산업분야라고 할수있다.그러나 부가가치를 높일수 있는 것은 반드시 이러한 신산업분야만이 아니다. 기존산업분야에서도 제품차별화를 하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의류생산업체가 패션산업으로 발전하면 부가가치가 올라간다. 임금이 높은 독일, 이탈리아가 세계적 섬유 수출국 1,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가전업체인 소니가 워크맨으로 제품차별화하여 성공한 것과 같이 제품을 차별화하면 부가가치가 올라간다. 소재혁신, 마케팅 혁신, 공정혁신 등도 기존 산업에서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저부가가치의 가공조립공정에 특화한 대기업은 성질상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 그러나 부가가치가 높은 기계, 핵심부품, 신소재등 설계, 생산부문은 주문생산이 많고 다양하기 때문에 대기업형보다는 중소기업형이 많다. 생산공정으로 보면 조립 가공기술에 의한조립산업의 경우에는 대체로 저부가가치를 생산하게 되고 설계, 디자인 등을 자체에서 할수 있는 경우에는 다양성 증대와 품질의 향상을 가능케 하여 고부가가치를 낳는다. 이 산업 부문이 일본은 물론 대만에 비하여 크게 취약하였던 것은 대규모 조립공장중심의 성장전략에 기인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원배분을 왜곡시킨 재벌위주의 성장전략에서 이제는 기술집약형 중소기업과 균형적으로 발전하는 전략으로 바꾸는 것이 부가가치를 높이는 길이다.둘째 부가가치를 높이는 다른 하나의 방법은 다양성(variety)을 확보하는 일이다. 주어진 상품과 서비스의 부가가치는양(quantity)의 확대나 질(quality)의 향상에 의하여 높일 수 있으나 이제는 그동안 소홀히 하였던 다양성을 높여 다른 상품과 차별화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이에 성공하면 가격탄력성이 낮아져 고가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품질과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설계와 디자인 등의 기초 기술이발전되어야 한다. 또한 설계, 디자인 등을 담당하는 근로자는 조립공이나 용접공이 아니라 설계사 디자이너 등 전문가라는 점도 간과하여서는 안된다. 인적자원의 개발 없이는 산업구조조정이 될 수없다고 할수 있다. 인적자원 개발을 위해서는 많은 투자와 이를 위한 제도개혁이 필요하다. 결국 부가가치 상승은 기술개발투자의 문제이며 기업경영 차원의 문제이다.셋째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는 인적자원의 질적변화가 필요하다. 과거 조립 용접시대에는 조립공과 용접공의 시대였다면 이제 중급 혹은 고부가가치 산업에서는 설계사, 디자이너의 시대라 할수 있다.전문가의 시대가 되는 것이다. 부가가치를 높이려면 결국 인적자원의 고급화 즉 전문가 시대로 바뀔 때 가능해진다.한국이 국제분업의 체계속에서 지금보다 한단계 높은 위상을 차지하려면 중급이상의 부가가치를 낳는 새로운 산업구조로 중심이 옮겨가든지 또는 기존산업에서 제품차별화등을 통하여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그런데 새로운 산업으로의 구조전환이나 기존산업에서부가가치의 상승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특히 설계사, 디자이너, 정밀가공기술자 그리고 경영자의 역할이 크다. 이러한 인력은 모두 지력(知力)을 구성하는 인적자원 세트에 속한 사람들이다.이들은 전통적인 단순공장노동자와는 다른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소위 「지식노동자」인 것이다. 그렇다면 국제분업속에서 우리의위상을 높여가는 것은 조립공에서 설계사나 디자이너 기술자의 비중이 높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즉 인적자원 세트내에서 인적구성을 단순노동자에 비해 지식노동자의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가령 지금까지 조립공과 설계사의 비중이 9대 1이었다면 21세기 초까지는 6대 4 정도로까지 새로운 인력의 비중을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단순 노동자보다 지식노동자 비중 높아져야이러한 노동력의 질적 구성의 변화없이는 한국이 국제분업속에서위상을 높여가기는 어렵다고 하겠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있는 산업구조조정은 이러한 창의적인 인적자원을 다수 양성하고이들이 창의적 생산활동을 할수 있는 제도와 조직을 선진화하는 일이 시급하다. 이모두 구조조정을 통해 이루어진다.이 과정에서 정보화는 필수적이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이 산업을정보화하고 정보를 산업화하여 새로운 경쟁개념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산업의 발전을 가능하게 한 기술진보는 한마디로 하이테크화라고 할수 있다. 특히 정보소재(그중에서도 집적회로)와 정보기기(그중에서도 전산기)의 혁신이 핵심이다. 즉 고집적화와 고밀도화 및저가격화로 정보의 대량축적처리가 가능해지고, 정보기기면에서도소형화, 고성능화, 저가격화, 에너지 절약화가 이루어짐으로써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을 가능하게 했다.이를 유용하게 하기 위하여 소프트 산업의 발달이 수반된다. 전자교환기, 휴대 전화기, 팩스밀리 등 통신기기, 사무기기, 정보미디어, 정보서비스 산업, 전기통신업, 광섬유케이블, 통신위성 등 뿐아니라 소형전산기와 다양한 기계가 합체된 메카트로닉스, 로봇,오토메이션 등의 발전이 뒤따른다.이같은 기술혁신은 정보통신시대로의 전환을 초래한다. 정보통신시대란 첫째 중심자본이 에너지나 물질에서 정보로 대체되는 것을 의미하며, 둘째 정보부문의 생산 및 고용비중이 크게 확대되며, 셋째제품의 고부가가치화, 넷째 경영의 고도화를 의미한다.따라서 21세기를 대비하려면 산업의 정보화와 정보의 산업화가 필수적이며 이는 지식노동자의 양성과 더불어 앞으로 산업구조조정에있어서 핵심이 된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