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에로 영화를 한번도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젖소부인 바람났네 designtimesp=4954>라는 제목은 기억한다. 특이한 제목으로 인해 희대의 유행어가돼버렸기 때문이다. 그 영화를 한번도 보지 못했고 줄거리조차 모르는 사람도 <젖소부인… designtimesp=4955>을 들먹이며 술자리의 농담거리로 삼기일쑤다. 이후에 <만두부인 속터졌네 designtimesp=4956> <자라 부인 뒤집혔네 designtimesp=4957> <꽈배기 부인 몸 풀렸네 designtimesp=4958> <샤프부인 흑심품었네 designtimesp=4959> 등 비슷비슷하면서 기가막힌 제목의 성인 에로물이 쏟아져 나왔다. 물론 그 이후의 「부인 시리즈」 성인 에로물이 크게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사람들입에 오르내리는 재미있는 화젯거리 역할은 톡톡히 했다.◆ 영세업체 3천만원으로 영화 한편 만들기도<젖소부인… designtimesp=4964> 이전에도 에로 영화의 제목은 야한 농담이나 우스갯소리의 단골 메뉴였다.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designtimesp=4965>라는 영화 제목은TV 코미디물에서도 언급됐고 <훔친 사과가 맛있다 designtimesp=4966> 역시 자주 등장하는 농담거리 중의 하나다. 사람들의 화제에 자주 오르내릴 정도로 성인 에로 영화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는 셈이다.우리 가까이에 존재하고 있으면서도 에로물은 영화시장에서 거의「무시」당하고 있다. 고정 팬들이 있고 어느 비디오 대여점에서나찾을 수 있는, 엄연한 영화시장의 일부임에도 일종의 「서자」취급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별 개연성없이 무조건 벗고 남녀간에 성애를 암시하는 장면이 「지겹도록」 반복되는 「내용없는」 상업영화라는 이유 때문이다. 게다가 성을 상품화하고 청소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없어져야할 영화계의 치부라는 소리도 에로물이 끊임없이 듣는 「욕」 중의 하나다. 이런 갖은 「모욕」을 받으면서도에로물은 끊임없이 제작되고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비디오 도매상인 대윤비디오 관계자는 에로시장의 생명력을 이렇게설명한다. 『일단 만들어 놓으면 기본은 나간다. 에로 영화를 계속빌려보는 고정 팬들이 있어 안정적이라는 말이다. 비디오 인구중10%는 에로 영화 고정팬인 것으로 추정된다.』비디오용 에로 영화를 제작하는 업체는 대략 20여개 정도. 정확한숫자는 집계할 수 없는데 몇 편 만들었다가 사라지는 영세 제작사가 많기 때문이다. 이중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제작사는 유호프로덕션 한시네마타운 매체문화 무비뱅크 좋은영화 영시네마 등 7~8개정도다. 이들 제작사들이 출시하는 비디오는 한달에 대략 20여편.대윤비디오에 따르면 6∼8월이나 11∼2월 등 한창 더울 때와 추울때는 한 달에 30여종이 쏟아지지만 4, 5월 같은 비수기에는 10종류정도가 나온다고 한다.한달에 평균 20여종씩 쏟아지기는 하지만 비디오 대여점에 팔려 이익을 남기는 비디오는 5편에 불과하다. 한시네마타운의 김용학 영업부장은 『보통 5천장이 팔려야 손익분기점을 넘기는데 한달에5천장 이상 팔리는 에로 비디오는 몇 개 안된다』고 말한다. 팔리는 것은 5편에 불과한데 한달에 20여편 이상씩 꾸준히 에로물이 나오는 이유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 때문. 성인 에로물의 한 장당 가격은 1만8천원. 스타맥스나 우일 SKC 등 대기업계열사들의 비디오가 미개봉작일 경우 1만9천8백원, 개봉작일 경우2만1천∼2만2천원에 팔리는 것과 비교하면 싼 편이다. 그러나 에로영화는 극장용 영화에 비해 제작비가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팔리기만 하면 남는 돈이 쏠쏠하다. 전국에 비디오 대여점이2만∼2만5천여개 정도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 1만개 대여점에만 팔아도 1억8천만원을 벌 수 있다. 한시네마타운 김부장의 말대로 5천장을 팔면 손익분기점을 넘긴다고 하면 제작비는 대략 9천만원 정도라는 계산이 나온다. 김부장은 『비디오 제작에는 6천만∼7천만원 정도가 들고 비디오 껍질 만들고 광고하고 하는데 2천만∼3천만원 정도가 든다』고 설명한다. 9천만원이면 광고비까지 다해결된다. 1만장 팔아서 벌어들인 돈 1억8천만원 중 나머지 9천만원은 고스란히 이익으로 남길 수 있다는 얘기다.영세한 비디오 제작사의 경우 3천만원만 가지고도 에로 영화 한편을 만든다. 유호프로덕션의 정성일 제작부장은 『거의 한장소에서3∼4명의 배우만 데리고 일주일에 비디오 한개를 만들어 내는 영세한 제작사도 많다』며 『이 경우 제작비는 1천5백만∼3천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제작비를 낮추기 위해 한 두 장소에서만 찍고출연 배우 숫자도 3∼4명으로 최소화한다. 심한 경우 1백만∼2백만원인 시나리오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대강 줄거리만 잡고 곧바로촬영에 들어가기도 한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제작기간은 일주일을넘기지 않는다. 싸게 만들어서 어느 정도 팔기만 하면 1억원대의돈을 만질 수 있으니 매력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물론 이런 날림 에로 영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호의 정부장은『이제는 경쟁이 치열해져서 돈벌려고 날림으로 만들면 망하기 십상』이라며 『우리는 고품격의 에로 영화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호프로덕션의 <성애의 여행 designtimesp=4977> 시리즈의 경우 헝가리 러시아 네덜란드 등 해외에 나가 외국 배우들을 기용, 현지 촬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경우 한편당 최소한 1억원 가량의 제작비가 필요하다고 정부장은 설명한다.◆ “규제 심화로 자유로운 성표현 못한다”현재 우리나라에는 1백명 가량의 에로 영화 감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1년에 5편 이상씩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10명 안팎.감독료가 5백만∼8백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일년에 5편 이상은 만들어야 어느 정도 행세를 할 수 있다. <욕탕속의 여인들 designtimesp=4982>로 히트쳤던 김봉은 감독은 『지난해 8편 정도를 만들었는데 제작사의 격려금을 합해 7천만원 정도 벌었다』고 말한다.출연 배우의 개런티는 주연급일 경우 여자는 4백만∼5백만원, 남자는 3백만원이다. 주연급 에로 배우가 일년에 7편 정도 찍을 경우연봉은 대략 3천만원 정도다. 그러나 단역의 경우에는 30만원 정도밖에 못 받는다. 김감독은 『단역 배우도 옷을 벗어야 하는데 어차피 벗을 거라면 좀 많이 벗더라도 주연으로 벗는게 훨씬 낫다』고설명한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에로 배우는 남녀 각각 2백명 정도씩인 것으로 추정된다.에로 영화가 영화계의 음지인만큼 에로 영화에 관련돼 일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바람이 있다. 우선 자신들의 영역을 인정해 달라는것이다. 유호의 유병호 사장은 『에로 영화를 가지고 청소년에게나쁜 영향을 미치느니 하면서 욕을 하는데 그것은 모르는 소리』라며 『청소년 문화와 대별되는 성인문화의 존재가 필요하고 그런 면에서 에로 영화도 인정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심의문제에 대해서도 불만이다. 유호의 정성일부장은 『헝가리에서찍은 <성애의 여행 designtimesp=4987>을 헝가리에 수출하게 됐는데 헝가리에서 공개되는 비디오의 야한 정도가 1백이라면 우리나라에서 공개되는 것은4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심의가 까다로워 자유롭게 표현할 수없다는 것이다. 배우들의 하반신을 노출시킬 수 없고 뒷모습 전면나체도 때에 따라서 금지되며 동성애나 그룹 섹스도 안 된다. 그러다 보니 여자 가슴하고 남자와 여자가 얽혀 헉헉대는 얼굴 모습말고는 보여줄게 별로 없다.유사장은 『청소년은 보지 못하게 엄격히 규제하고 성인들은 좀더다양하고 수준높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며 『점차규제를 완화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문화가 완전히 개방됐을 경우 부작용이 더 심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니 인터뷰 / 윤보라 에로 영화 배우"유명세, 옷 벗는 것에 대한 잣대"한시네마타운의 전속배우로 활동 중인 윤보라(26)씨는 에로 영화배우라고 하면 무조건 나쁘게만 보는 것이 불만이다. 『극장영화에도 러브신이 있는데 왜 비디오 영화만 이상하게 보는지 모르겠다』는게 윤씨의 변. 윤씨는 『극장영화에 비해 스태프들과 제작비만적다 뿐이지 연기하는 것은 비디오 영화도 같다』며 『연기로 인정받는 에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윤씨는 89년 심형래씨와 유퉁씨가 주연으로 나왔던 <머저리와 도둑놈 designtimesp=4996>이란 영화로 데뷔했다. 이후 지금까지 10여편의 극장영화와20여편의 비디오용 에로 영화에 출연했다.윤씨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톡톡튀는 여자 designtimesp=4999>. 『에로 영화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데다 옷을 벗는다는 것 때문에 망설였던영화라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한다. 이외에 여자 목욕탕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욕탕속의 여자들 designtimesp=5000>과 진도희씨와 함께 출연했던 <젖소부인… designtimesp=5001>도 아끼는 영화다. 극장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로 출발했다가 에로 배우가 되긴 했지만윤씨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긍지를 가지고 있다. 『여자가 옷을 벗는다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나쁘게 바라보지만 그것도 사람들의 위선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이승희씨의 경우 에로 배우들보다 더과감한 노출 모습을 인터넷에 공개하는데도 자랑스런 한국인으로인기를 누리잖아요. 유명하냐 유명하지 않느냐에 따라 옷 벗는 것에 대해서도 사람들의 잣대가 바뀌는 것 같아요.』윤씨는 30살이 넘어도 계속 에로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한다.나름대로 이 분야에서는 전문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이다. 당당한에로 배우 윤씨는 지난해 7편의 영화에 출연, 4천여만원을 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