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인들의 모임은 친목성격이 강하다는게 특징이다. 세를 과시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화려한 재계모임과 성격이 근본적으로다르다. 그저 비슷한 색깔을 띠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상호간 건강을 묻고 세상살아가는 얘기를 하는 정도이다. 때론 중소기업들의애환이 쏟아지는 장이 되고 필요할 땐 정부의 중소기업정책을 힐책하는 성토장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중소기업모임은 별도의 회비를 받지 않고 모일 때마다 호주머니돈을 추렴해 식대를 부담하는경우가 잦다. 씀씀이가 적고 오고가는 대화도 소박한게 특징이다.가장 역사가 깊은 중소기업인 모임은 「중우회」(회장·김주곤 자동차조합전무). 기협중앙회 퇴직직원들이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만든 단체이다. 61년 기협중앙회가 설립된 이후 퇴직한 6백명이 회원대상이지만 연락이 가능한 1백20명 정도가 이 모임에 가입돼 있다.석달에 한번씩 정기모임을 갖지만 참여인원은 20~30명수준에 불과하다는게 중우회측 설명이다. 기협중앙회 회장을 지낸 이구종씨 유기정씨(삼화인쇄 회장) 박상규씨(국민회의 부총재)등이 고문으로있다. 기협중앙회출신이라는 점을 빼고는 이렇다할 공통분모가 없고 연령별 층도 다양해 실질적인 활동은 거의 없는 편이다.이와는 별도로 「기협동우회」(회장·유기정 삼화인쇄 회장)는 중소기업협동조합 이사장과 협동조합연합회장을 지낸 사람들이 결성한 중소기업 원로들의 친목모임이다. 10년전께 결성됐으며 2백여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그러나 모임에 자주 참여하는 수는50~60명정도 된다고 동우회측은 설명했다. 이들은 평상시에는 친목모임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중소기업업계의 현안에 대해 기협중앙회를 통해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밖에 기협중앙회 관련 모임으로는 협동조합 전현직 전무이사들로구성된 「협우회」(회장·이종열 중소기업학회 사무국장)가 있다.70여명의 회원을 둔 협우회는 두세달에 한번씩 모임을 가지면서 회원들과 친목을 다지고 있다.◆ 모임성격 이름 서로 비슷비슷협동조합 전무들의 또다른 모임으로는 중전회(회장·김주곤 자동차조합전무)가 있다. 전현직 전무 20여명이 자발적으로 만든 동호인모임이며 석달에 한번씩 회동하고 있다. 이들 중소기업인들의 모임은 성격과 모임이름이 비슷해 기협중앙회에 근무하는 이들조차 명확히 알고 있지 못하다. 김희걸 시멘트 연합회 전무는 대부분의 중소기업인들의 모임은 가입회비가 없고 모일 때마다 1인당 3만~4만원씩 추렴하는등 친목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뚜렷한 예산도 없고 조직적인 활동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로간의 관혼상제를 챙겨주고 만남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경우가 많다.물론 중소기업인들 모임중에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모임도 있다.「중추회」(회장·김명호 석회석조합 이사장)가 그것이다. 지난해6월 김명호이사장이 발의해 결성된 이 모임은 현직 이사장중 65세이상인 원로들 32명이 참여하고 있다. 물론 전직 이사장들중 참여를 원하는 경우 회원으로 받을 방침이라고 김명호이사장은 설명했다.이 모임의 특징은 형식적인 친목모임이 아니라 기협중앙회의 자문역할을 스스로 맡고 있다는 점이다. 공식루트는 없지만 중앙회사업중 잘못된 점을 그때그때 기협 집행부에 전달해 시정해주고 있다.특히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제등 주요 이슈가 있을 때는 입장을정리해 기협중앙회에 전달했다. 두달에 한번씩 오찬모임을 갖고 식사하기전 1시간정도 자유토론을 벌이고 있다.중소기업을 꾸려가는 여성경영인들도 별도의 모임을 갖고 활동하고있다. 가장 규모가 큰게 한국여성경제인 연합회(회장·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지난 77년 발족한 이 모임은 4백여명의 여성 경영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회원별 업종분포를 살펴보면 제조업이 67.6%로가장 많고 도소매업도 10.6%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경제인의 권익보호로 경제적으로 균등한 기회를 갖기 위해 결성한 이 모임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오는 7월1일부터 KOEX전시실에서 여성들에게 창업의지를 심어주고여성경제인 기업체를 홍보하기 위해 한국여성경제인 박람회를 개최한다.지난 5월에는 여성들의 지위향상을 위해 조순 서울시장과 간담회를가졌고 지난 4월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최하는 중소기업여성기업가 국제회의에 참여하기도 했다. 창업하려는 여성들을 지원하기 위한 경영상담실도 개설해 운용하고 있다. 조직은 서울 본회와 부산 인천 대구등 8개 지회를 두고 있는등 전국적인 조직망을확보하고 있다.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보다 규모는 작지만 짜임새있는 활동을 하고있는 여성동호인 모임으로는 「한국여성경영자 총협회」(회장·나혜령 능전개발 사장)를 꼽을 수 있다. 지난 93년 결성된 이 모임의특징은 주로 제조업체 사장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여경총 사무국 곽순남간사는 설명했다. 70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입회비 30만원 연회비 20만원을 내야한다. 15명의 이사들은 연간 1백만원씩 내고 있다.◆ 소기업중심 모임도 활기월간 소식지인 「여성과 경영」을 발간하고 있으며 매년 한국여성경영인상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때때로 전문여성경영인을 위한워크숍과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나혜령 여경총회장은 기금 등을설치해 실질적으로 회원사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여성중소기업인 협회등 여성동호인 모임이 있으나 다른 여성단체에 비해 규모나 활동이 부진한 편이다.소기업중심의 중소기업인 모임으로는 「전국소기업연합」(공동대표신이랜드 이은구사장등 3인)이 있다. 지난해 11월 발기인 대회를열고 지난 3월 정식 발족했다. 현재 1천여명의 회원을 확보하는등세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 회원자격은 상시종사자수가 50인이하이거나 연매출규모가 1백50억원을 밑도는 업체로 제한하고 있다. 물론 업종제한은 없어 2백만 소기업자들을 위해 결성된 모임이라고소기련 관계자는 설명했다. 소기련측은 소기업의 공동입지 문제 해결과 기술 구매 판매의 공동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서울인접지역에 3천평규모의 아파트형 임대공장을 건립한다는 사업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소기련이 지난 3월 창립과 동시에 한국종합전시관에서 소기업채용박람회 소기업우수제품전시회를 갖기도 했다.최근에는 산하기구로 소기업인력지원센터 창립총회를 가졌다.이 인력센터는 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운동과 소기업에 맞는 고용정책개발 및 건의를 통해 소기업에 우수한 인력을 지원하게 된다.올들어 벤처기업사장들의 친목모임도 활기를 띠고 있는 추세이다.한글과컴퓨터의 이찬진사장과 웹인터내셔널 윤석민사장, 휴먼컴퓨터의 이종만사장등 소프트웨어업계 벤처기업사장 30명은 매달 두번째 금요일 만찬회동을 갖고 있다. 출발은 친목을 다지기 위해 했지만 만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업계 정보를 교환하고 자신들의 사업청사진을 제시하는등 유익한 만남으로 발전했다. 특히 전략적 제휴관계를 모색하고 국제적인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이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한 소프트웨어사장은 밝혔다.이 모임의 간사인 윤석민 웹인터내셔널사장은 앞으로 공동세미나를개최하고 벤처투자자를 초청해 간담회를 가질 방침이라고 말했다.이 모임은 따로 이름을 만들지 않았고 이렇다할 회칙도 없는게 특징이다. 따라서 회원가입에 제한이 없어 관심있는 벤처기업가라면어느때나 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구역정보통신망(LAN)등 순수 네트워크 분야에서는 「한백회」란 소모임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94년 결성돼 매달 한 번씩 정기 모임을 갖고 있으며 한우리 정보통신등 네트워크 관련20여개 벤처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벤처기업업계는 기술협력과 정보교류를 위한 소그룹단위의 모임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지난해 창립된 벤처기업협회(회장·이민화 메디슨 사장)가 업계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단체라면 이같은 소규모 동호인클럽은 불필요한 경쟁을 지양해 경쟁국 벤처기업과 공동으로 경쟁할수 있는 배경이 될수 있다는게 벤처기업인들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