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항공특송업체로 꼽히는 페덱스에 「시간」의 중요성은말할 필요도 없다. 페덱스 자체가 「시간」에 대한 역발상으로 출발했고 현재도 「시간」에 대한 약속 엄수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페덱스의 창립자이자 현재 회장인 프레드릭 W 스미스는 예일대 경제학과 재학시절 자전거 바퀴모양에서 착안한 「허브 앤스포크(Hub and Spoke)」 구상을 논문으로 제출했다. 이 논문은 미국 중앙에 교통중심지를 만들어 이 곳에 전체 화물을 다 모은 뒤재배송하면 배달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였다.모든 화물을 중심지(허브)에 모은 뒤 이 곳에서 자전거 바퀴살(스포크)처럼 전국 각지로 배송하면 미국 전역에 24시간 배달체제를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스미스의 이 보고서는 C학점을 받았다. 당시 교수들은 LA에서 샌프란시스코로 물건을 배달할 경우 곧바로 가는 것이 제일 빠르지 왜굳이 다른 지역(허브라는 교통중심지)에 물건을 옮겼다가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배달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두 지점간의 최단거리를 이용하는게 시간적으로 가장 빠르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다. 스미스는 교수들의 생각이 틀렸다는것을 증명하기 위해 졸업후 아버지 유산을 밑천으로 페덱스(당시에는 페더럴 익스프레스)를 설립했다. 73년이었다.◆ 화물 움직임·교통상황 점검 운송실제로 스미스는 미국 멤피스를 허브로 삼고 특송사업을 시작했다.미국 각지의 배달물을 밤 사이에 멤피스 허브로 운반, 이 곳에서목적지별로 재분류해 다음날 아침에는 목적지에 도착하도록 했다.페덱스의 이런 시스템은 「최단거리를 이용하는게 가장 빠르다」는당시의 단선적인 물류개념을 깨는 역발상이었다. 그리고 24년이 흐른 지금 페덱스는 허브와 스포크 개념을 전세계로 확산시켜 세계를대상으로 특송사업을 벌이고 있다.페덱스의 생명은 세계 어느 지역이라도 48시간 이내에 배달해준다는 「시간 약속 엄수」에 있다. 배달약속 시간은 지역마다 조금씩차이가 나는데 약속 시간에 1분이라도 늦었을 경우에는 요금을 전액 환불해준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화물을 보낼 경우 오후 2시30분 이전에만 페덱스에 연락하면 다음날 오전10시30분까지는 미국 목적지에 화물이 배달된다. 만약 이 시간 안에 화물을 배달하지 못했으면 요금을 되돌려준다.페덱스는 고객과의 시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첨단 정보통신을 확보하고 있다. 페덱스가 하루에 처리하는 화물량은 2백40만개. 이중 문제가 생기는 것은 0.01% 미만이다. 매년 1억달러 정도를 정보시스템 구축에 투자해온 덕분이다. 페덱스는 전용 위성통신과 배달직원이 가지고 다니는 슈퍼트래커(Super Tracker)라는 휴대용 컴퓨터를 연결해 화물이 어느 지역을 통과하고 있는지를 추적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고객이 인터넷을 이용해 직접 화물의 배달 상태를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페덱스는 화물의 움직임을 점검, 화물이 한 장소에 「머무르지 않게」한다. 그래서 화물이 머물 「창고」는 필요가 없다. 화물을 빨리 배달하기 위해서는 화물이 항상 목적지를 향해 움직이고 있어야한다는 생각이다. 페덱스는 또 정보시스템을 통해 교통 상황을 점검, 가장 빠른 길이 어디인가를 찾아 그 길을 선택해 화물을 운송한다.페덱스는 화물을 제때에 배달하기 위해 정보시스템 외에SQI(Service Quality Indicators)라는 벌점제도를 실시하고 있다.약속한 날에는 배달했는데 시간이 늦었을 경우 1점, 약속한 날에배달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5점, 화물을 손상시켰을 때는 10점 하는식으로 서비스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직원에게 벌점을 주는 제도다. 벌점 점수가 높으면 특별 서비스 훈련을 받아야 한다. 고객과의 시간 약속 엄수 정도를 점수화해서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페덱스의 존재 이유가 고객의 스피드 경영에 이바지하는데 있다는 신념에서 나온 페덱스의 스피드 경영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