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은 재고와의 전쟁이나 다름없다. 재고가 늘기 시작하면 그만큼자금회전이 안되고 재고상품을 유지하기 위한 각종 비용이 부수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재고상품은 팔릴 때를 놓쳐 소비자의 기호와는 서서히 멀어져 불용재고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은재고만큼 금융비용을 떠안게 되고 그 결과는 채산성 악화다.오디오생산 전문업체인 대성하이테크전자(대표 정헌대)는 재고와채산성악화의 악순환에 빠져 있었다. 매달 결산할 때마다 구매 판매 자재 재무관리부서 사이에는 구매량과 생산량이 일치하지 않아목소리 큰쪽이 분위기를 주도하는 꼴이었다. 5백개를 수주받았는데구매부서는 4백개 만들 부품만 주문하고 생산부서에서 나온 상품은3백개에 불과한 경우가 비일비재했다.그러나 한국하이네트의 ERP패키지인 「인프라프로」를 구축하고 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수주받은 물량이 일단 시스템에 입력되면 그 데이터는 그대로 구매 생산 자재 회계관리시스템에 사용되기 때문에 매달 각 부서에서 산출하는 수치가 맞기 않아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없어졌다. 수주받은 내용을 실시간으로 전사원이 공유함에 따라 제품출하속도가 몰라보게 빨라졌다.◆ 각종 비용도 부수적 해결대성하이테크전자가 업무처리에 전산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회사의 주력제품인 오디오기기의매출이 부진해져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돌파구로 삼았다. 다품종소량생산체제로의 전환은 성공적이었다. 4백50개의 다양한 모델을만들어 낸 결과 70여개국에서 주문이 쏟아졌다. 주문단위는 1백개에서 1천개. 문제는 사람의 손으로 직접 전표를 작성하고 계산기를이용하기에는 너무나 업무량이 방대하다는 것이다. 모델이 10개 미만일 때와는 비교할수 없을만큼 업무가 복잡해졌다. 부품주문량과상품생산량이 일치하지 않는 일이 빈번해졌다. 구매량은 8억원에불과한데 늘 14억~15억원의 재고비용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늘 자금난에 시달려야 했다. 6억~7억원의 차액이 어디서 발생하는지 파악할 수가 없었다.업무전산화와 표준화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먼저 자재수불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구매 생산 재무 등 회사 전분야로 확장했다. 자재창고의 재고가 10억원에서 4억~5억원으로 줄었다. 그만큼 금융비용을 줄였을 뿐 아니라 창고 활용도를 높일수 있게 됐다. 업무진행속도가 빨라지고 정확해졌음은 물론이다.『이제 인프라프로없이는 어떤 일도 할수 없다』고 할 정도로 정보시스템은 이 회사의 업무에 핵심요소로 정착했다. 물론 이 회사의정보화가 처음부터 순탄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난관은1만7천개나 되는 상품에 하나하나 고유한 코드를 부여하고 입력하는 일. 이 과정에서 전산담당차장이 중도하차하기도 했다. 게다가직원들이 상품발주에 컴퓨터를 이용하지 않고 종전대로 구두나 문서를 이용했다. 그러나 최고경영자가 직접 인프라프로를 이용해업무를 처리하고 모든 업무처리를 컴퓨터로만 하도록 강력하게 추진함에 따라 모든 사원이 시스템에 적응하지 않을수 없게 했다.이 회사가 인프라프로를 구축한 비용은 서버까지 포함해 7백만원선(5유저기준). ERP구축비용이 수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진 것에 비해상당히 저렴한 이유는 기업규모가 작고 업무프로세서가 단순해 별도의 컨설팅비용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성하이테크전자의 연매출액은 78억원이고 종업원수는 7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