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마쓰식품은 얼린 두부와 즉석된장국, 낫토(푹 삶은 메주콩에간을 하고 향료를 넣어 말린 식품) 등을 생산, 판매하는 일본 회사다. 얼린 두부로는 일본 전체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톱메이커이고 즉석된장국 부문에서는 업계 2위다. 최근 이 회사가 일본언론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3월 「낫토이치」라는 낫토 신제품을 개발, 빅히트시켰기 때문이다. 낫토이치의 성공 뒤에는 아사히마쓰의 「스피드 물류」라는 일등공신이 숨어있다.일본의 낫토라는 식품은 제조일자로부터 2∼3일이 지나야 가장 맛있다고 알려져 있다. 알맞게 숙성돼야만 맛을 내는 아미노산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숙성하면 암모니아 냄새가 나서맛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런 이유로 인해 낫토 제조사들은 유통에걸리는 시간을 계산, 낫토가 완전히 숙성하기 전에 시장에 출하시켜 왔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다. 많은 소비자들이 포장에 찍힌제조일자에 민감하게 반응, 낫토가 채 숙성되기도 전에 먹어버리는것이다.아사히마쓰는 어떻게 하면 가장 맛있는 상태의 낫토를 소비자에게공급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골몰했다. 거듭된 연구 끝에 아사히마쓰가 내린 결론은 「낫토를 완전히 숙성시킨 후 재빨리 시장에내놓아 먹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숙성시킨 낫토를 신속하게 시장에 내놓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빠른 물류」가 필수적이었다. 낫토를 숙성된 상태로 시장에 내놓을 경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맛은 떨어지기 때문이다.아사히마쓰는 낫토를 빨리 운송하기 위해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 공장을 짓고 그 곳에서 창고를 경유하지 않고 곧바로 도매상으로 배달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런 방침에 따라 기존의 공장 외에 다른지역에 공장 2개를 더 건설했다.올 10월에는 사이타마현에 짓고 있는 공장도 완공돼 공장은 4개로늘어난다. 이 공장 숫자는 낫토 업체 중 최다다. 대부분의 낫토 업체들이 대량 생산효과를 중시해 공장을 한곳에 집약시키는데 반해아사히마쓰는 물류를 우선시해 공장을 분산시키는 방법을 선택한것이다.◆ 낫토, 공장분산해 도매상 직접 배달공장을 전국 각 지역으로 분산시키면 공장을 집약시킬 때에 비해생산효율은 떨어진다. 그러나 소비자까지의 수송거리는 단축돼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아사히마쓰는 공장 분산으로 인한 물류비절감 효과를 감안하면 생산효율이 좀 떨어져도 전체 비용은 크게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계산했다.이런 아사히마쓰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공장을 소비자 가까이에건설함으로써 물류비를 줄일 수 있었고 스피드 물류를 실현, 제품의 선도도 유지할 수 있었다.아사히마쓰는 낫토의 물류체계에 손을 대면서 가공식품의 물류체계도 함께 바꿨다. 가공식품은 기존에는 공장에서 생산된 뒤 전국의4개 물류센터로 보내져 그 물류센터에서 각 지역 도매상으로 배달됐다. 아사히마쓰는 이 4개의 물류센터 중 공장 부근에 있는 하나의 물류센터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없애버렸다. 그리고 가공식품을 하나의 물류센터에 모두 모은 뒤 전국 도매상으로 운송하는 방식으로 물류 체계를 변경했다.아사히마쓰가 가공식품의 물류센터를 하나로 통합한 이유는 가공식품은 낫토처럼 빠르게 배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가공식품은일정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주문을 받아 도매상에서 원하는 시간에만 배달해주면 그만이다. 물류센터를 굳이 4개나 운영하면서 경비를 들일 필요가 없다. 그러나 낫토는 다르다. 운반하는데 어느정도 시간이 걸리느냐가 중요하다. 운반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선도는 떨어진다.이런 이유 때문에 낫토는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공장에서 도매상으로 직송하는 「분산식」 물류를, 가공식품은 한 창고로 모아 그곳에서 전국으로 운반하는 「집약식」 물류를 채택한 것이다. 시간이 급한 것과 덜 급한 것을 나눠 물류체계를 다르게한 셈이다.아사히마쓰의 물류 혁신 사례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스피드 물류」가 「빠른 물류」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스피드 물류는 「적절한 시간에 맞춰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물류」를뜻한다. 「무조건 빨리」가 아니라 「제 때에」가 중요하다. 쓸데없이 빠른 것은 스피드 물류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