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세라그룹의 이나모리 가즈오회장은 「벤처기업의 대부」로통한다. 59년에 27세의 나이로 교토세라믹(현 교세라)을 설립, 이기업을 모태로 대기업을 일으켰기 때문이다.교세라는 96년 3월 결산에서 3년 연속으로 일본 기업중 이익률 1위를 기록했다. 교세라에서 만든 세라믹 제품은 미국 아폴로 우주선에 사용됐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세계 세라믹제품 시장의 70%를 교세라가 점하고 있을 정도.교세라를 키운 것만 해도 「벤처기업의 대부」로 불리기에 손색이없는데 이나모리는 84년에 두번째 신화에 도전, 결국은 성공시켰다. 일본전신전화(NTT)가 독점하고 있던 통신분야에 뛰어들어제2전전(DDI)을 설립한 것이다. DDI는 전국 장거리전화망을 완성한뒤 이동전화(가입자 2백만명)와 시내간이전화(1백만명)도 성공시키는 등 눈부신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다양한 사업분야에서 게릴라식 전법으로 시장을 석권하고야 마는이나모리의 신화는 어디에서 출발하는 것일까. 흔히 이나모리의 경영방식을 「아메바 경영」이라고 부른다. 아메바는 단세포 동물로형태가 일정하지 않은데다 체세포 자체가 분열, 개체수를 늘려나간다.이나모리는 교세라그룹을 이 아메바와 같은 소조직을 통해 키워왔다. 교세라는 관리부문과 기초연구 개발부문 인원을 제외한 전사원을 아메바와 같은 소조직으로 분할, 관리하고 있다. 회사 전체적으로는 3천개 이상의 소조직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구조다. 각 아메바의 구성인원은 2명에서 수백 명으로 각양각색이지만 평균적으로는 10∼20명이다. 이 아메바들은 단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며 자신의 업무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을 다한다.이 아메바의 또다른 특징은 조직의 목적이 없어지면 조직 자체가사라져 버리고 새로운 기능이나 목적이 생기면 아메바가 세포분열하듯 분열한다는 점이다.아메바는 또 독립채산 단위로 매일매일 그날의 경영실적을 파악,경영진에 보고한다. 경영진은 아메바의 일일 보고를 바탕으로 각아메바의 시간당 생산성을 평가한다. 그러나 생산성 평가는 평가로그칠 뿐 경제적인 인센티브로 연결되지는 않는다.수없이 많은 소조직이 매일 그 날의 경영실적을 분석하기 때문에교세라의 경영진은 다음날 아침이면 전날의 회사 전체 매출액과 이익이 얼마였는지 보고받는다. 일일결산체제인 셈이다. 경영진은 아침마다 전날의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시의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린다.하루의 경영실적을 평가하는 교세라에 있어서는 월말결산체제란 상상할 수도 없이 느린 시스템이다. 한달동안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회사의 경영실적을 한달 동안이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이해가 안 될지도 모른다.교세라의 일일결산체제가 가능한 이유는 작은 조직인 아메바별로실적을 결산하는데다 부가가치 산출이 간단하기 때문이다. 교세라의 부가가치는 그날의 판매액(출하된 상품의 가치)에서 구입액과기타 경비를 뺀 나머지이다.◆ 작은 기업의 집합체로 운영이 때 인건비는 계산에 넣지 않는다. 비용항목도 가능한한 통합,전체적으로 이익 산출을 단순하게 만들어 놓았다.또 제조 판매 물류의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통합, 회사 전체 경영실적 파악이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했다. 매일 그 날의 이익이 나오니시장 변화에 대한 교세라의 대응은 빠를 수밖에 없다.물론 수평적으로 늘어있는 수천개의 아메바 조직을 통합, 조정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수는 없다.그러나 교세라는 이 문제도 시장의 원리에 따라 간단히 해결하고있다. 각 아메바간에 의견대립이 있을 경우에는 상부에서 조정하지않고 자유롭게 대결, 강한 쪽이 이기도록 하는 것이다.「큰 조직을 작은 기업의 집합체」로 운영하는 교세라의 아메바 경영은 결국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을 위한 수단이다. 수없이 많은 아메바들이 각각의 책임하에 꿈틀거리며 다이내믹하게 움직이고있지만 모든 아메바의 목적은 회사의 이익을 위한다는 하나에 모아져 있다.「각각이면서 하나」인 교세라의 조직 특징은 스피드와 통합력 모두에서 강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