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우 은행에서 융자를 받아 집을 구입하는게 일반화돼 있다. 주택 구입을 위해 돈을 빌리는 고객이 많다보니 은행은 당연히주택담보 대출 업무에 큰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 현재 전세계에1천여개의 지점을 거느리며 글로벌 경영으로 앞서가고 있는 시티뱅크는 주택담보 대출 서비스를 통해 급성장한 성공 사례로 자주 인용된다. 시티뱅크는 국내에도 진출, 주택담보 대출로 고정 고객을늘려가고 있다.주택담보 대출을 무기로 세계 곳곳을 공략해온 시티뱅크지만 처음부터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것은 아니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분야 1백위 안에도 못 들 정도로 지지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던때도 있었다. 주택담보 대출 시장에서 별다른 성과를 못 내던 시티뱅크가 이 분야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었던 계기는 고객에 대한 대출 서비스의 속도를 높이면서부터다.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최대한빠르게 돈을 빌려 주는 「스피드 대출」을 통해 짧은 시간안에 정상의 위치에 올라선 것이다.시티뱅크는 주택담보 대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시장조사부터 시작했다. 조사 결과 대출을 신청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대출 소요기간에 상당히 민감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출을 신청한 후 며칠만에 돈을 받을 수 있는지가 고객들의 최대 관심사 중의 하나였다.◆ 고객 확보 위해 부동산 중개업자 이용또 주택 구매를 목적으로 돈을 빌리려는 사람들 대부분이 금융기관을 찾기 전에 부동산 중개업자를 통해 대출 기관을 수소문한다는사실을 알아냈다.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주택 구입에 관해 상담하면서 동시에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문의하는 것이다. 부동산 중개업자야말로 은행과 자금의 실수요자인 고객을 연결하는 키맨(Key-man)이었던 셈이다.시티뱅크는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금융기관을 추천할 때 어떤 기준을 적용하는지 다시 조사했다. 그 결과 중개업자들은 빠른 업무처리속도와 창구담당자의 처리능력을 제일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시티뱅크는 조사를 통해 주택담보 대출 분야에서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대출에 걸리는 소요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이를 위해 추진한 계획이 주택담보 대출 프로젝트(Mortgage PowerProject)다.당시 개인이 금융기관을 통해 대출을 받는데 걸리는 기간은 보통45일이었다. 이 45일 중 대부분이 대출자가 돈을 갚을만한 능력을가졌는지를 조사하는 신용심사기간에 소요되고 있었다. 결국 대출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신용심사기간을 줄여야 한다는결론이 나왔다.시티뱅크는 신용심사기간을 단축하면서도 신용에 문제가 없는 좋은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자를 이용하기로 했다. 부동산중개업자로부터 2천5백달러의 연회비를 받고 이들에게는 신속한 대출을 약속한 것이다. 대신 부동산 중개업자의 컴퓨터를 은행의 네트워크에 연결시켜 정보교류가 빠르게 이뤄지도록 했다. 부동산 중개업자와 컴퓨터를 통해 대출자의 신용 정보를 공유, 신용 정보 수집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였다.주택담보 대출 프로젝트 시행 결과 시티은행의 대출소요 기간은 종전의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반면 경영성과는 연 1백% 이상의 고속성장으로 나타났다. 대출이 빨리 이뤄지다 보니 신용도가 좋은 양질의 고객이 몰리는 부수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시티뱅크는 주택담보 대출 프로젝트 실시 2년만에 업계 선두그룹에 끼일 수 있게됐다.시티뱅크는 이 정도의 시간 단축에 만족하지 않고 현재 15일 정도걸리는 대출소요기간을 15분으로까지 줄이려고 하고 있다. 요즘과 같이 빨리 돌아가는 세상에서는 서비스 스피드를 차별화하는 것이 세일즈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시티뱅크가 빠른 대출 서비스를 통해 미국 주택담보대출시장을 장악한 사례는 「고객에 대한빠른 서비스」 자체가 시장 판도를 바꾸는 경쟁력이라는 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