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실의 계절 가을이다. 노을진 저녁하늘 속의 황금빛 물결치는 들판이 풍족해 보이는 때다. 여문 과일이 소담스러운 것은 물론이다.주식시장의 경우는 어떠할까. 주식시장에선 뭐니해도 연말이 결실의 계절이다. 지금쯤은 한창 익어가는 무렵이라고나 할까.그래도 결실에 앞서 중간평가쯤은 나름대로 의미있어 보인다. 날고기는 큰손들이 있고 내로라 하는 투자자들도 널려 있다. 개인이나법인들의 자금을 끌어들여 투자해주는 투자신탁회사의 펀드매니저들도 빠질 수 없다.특히 펀드매니저들은 특유의 자금력과 조직력은 물론 정보력까지고루 갖추고서 시장을 주름잡는 「일선 포병대원」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의 펀드운용 성과를 지난 7월말을 기준으로 뽑아 보았다.기업들이 자기회사 주식을 사달라고 돈을 맡긴 자사주 펀드나 외국인전용 수익증권 등을 제외한 지난해 7월말 대비 1년간 수익률이분석대상이다. 또 펀드규모가 너무 적으면 시점에 따른 수익률 편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설정규모 50억원 이상인펀드만을 대상으로 했다.펀드마다 약관상 주식편입비율은 서로 다르다. 채권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주식엔 일부를 투자하는 「안정형 펀드(주식편입비30%이하)」가 있고 주식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성장형펀드(70%이상)」도 있다. 중간엔 주식과 채권 투자비중이 엇비슷한「안정성장형 펀드(31~69%)」도 있다.펀드 유형별로 각 투신사들이 저마다 내세울만하다는 펀드들의 전반적인 경향은 「한국투자신탁등 대형사 쾌재」 「지방사 및 신설사 부진」으로 요약된다. 또 다른 특징은 설정한지 오래된 펀드의수익률이 저조한 반면 올들어 새로 만든 펀드들의 수익률은 양호하다는 점이다.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주가흐름의 결과다. 펀드에 따라선 벤처기업등 특정 테마주에만 집중투자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종합주가지수에 연동되도록 짜여졌기 때문이다.종합주가지수의 추이를 보자. 지난해 7월말 821이었던 것이 1년뒤인 지난7월말엔 726으로 무려 11. 6%나 하락했다. 따라서 펀드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경우에도 종합지수 하락률보다 낮으면 일단 성공적으로 운용했다고 볼 수 있다.중간엔 지난해 10월14일 장중한때 842선으로 회복됐다가 작년말651로 뚝 떨어지고 올들어선 급기야 1월8일 장중에 601까지 미끄러지는 참상을 빚었다. 한차례 반등하는가 싶던 지수는 다시 3월24일엔 장중 607까지 떨어졌었고 6월18일엔 799로 800고지 돌파를 겨냥하기도 했다.결국 작년말이나 올해초에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거나 새로 만든 펀드에 가입한 경우는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는 얘기다. 또 일반적으로는 약세장에선 주식편입비율이 높은 성장형의 수익률이 저조하고 상승국면에선 반대로 성장형의 수익률이 훨씬 높아지는 경향을 나타낸다. 다만 이번 비교시점에선 큰폭의 하락장세에 이은 상승장세가 이어져 얼마나 시장흐름을 빨리 읽어내며 기동성있게 운용했는가에 따라 수익률은 달라지게 됐다.이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서울의 대형3투신과 지방투신 및 신설투신별로 수익률을 따져보자.단연 한국투자신탁이 풍요로운 결실을 맺어가고 국민투자신탁증권이 뒤를 쫓고 있으며 대한투자신탁은 다소 부진한 모습이지만 종합주가지수 하락률보다는 나은 편이다.지난해 4월말 설정된 한투의 슈퍼성장모2호의 경우 주가하락에도불구하고 12. 05%의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담당 운용역인 박종팔 과장은 『지난해 10월께 현대시멘트 율촌화학 농심 등 실적호전주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편입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주가상승을 틈타 지난 4월께 처분해 매매차익을 수익으로 남길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 종목이 편입돼 있던 연초에만 해도 이펀드의 주식편입비중은 70%에 달했으며 지금은 65%선이다.안정성장형에 있어서도 한투의 히트런34호는 9. 23%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담당 펀드매니저인 박종규과장은 『지난4월 이 펀드를 새로 맡아 삼성전자 포항제철 같은 우량주를 값쌀 때 집중적으로 편입해 주가상승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고 말했다. 현재 이 펀드의주식편입비중은 50%정도이다.국투증권의 돋보이는 펀드들은 투자시점별 자산배분에 성공한 케이스다. 안정형인 국민보람3호의 경우 이재영 운용역은 『극히 보수적으로 운용하면서 주가가 현저히 낮아 상승이 확실해 보이는 종목에 단기매매하는 수준으로 억제해 약세장에서도 좋은 결실을 맺을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주식편입비율을 10%이하로 운용하고 있으며 현대엘리베이터나 동부 한농 또는 정보통신관련주에 잠시 들어갔다가 빠져나오는 식으로 주식편입비를 높이지 않았다는 것이다.또 안정성장형의 초이스주식5호도 마찬가지다. 이 펀드를 맡고 있는 이상오 주식운용팀장은 『약관상 60%까지 주식편입이 가능하지만 주가가 한없이 떨어지던 지난 4월까지는 15~20%선으로 억제했다』고 말했다. 또 주가상승이 예상되던 5월중순께 편입비를 50%까지높였다가 종합지수가 연중최고치로 치닫던 6월초에 처분해 지금은35%선으로 낮췄다는 것이다.대투의 경우 다소 뒤처지긴 하지만 이헌철 운용역이 맡고 있는 세금우대펀드는 4. 51%의 수익률을 냈고 송이진 운용역이 담당하는대한기금펀드도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해 약세장치고는 견실하게 운용해온 편이다.지방투신사들은 전반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특히중앙투자신탁과 한남투자신탁증권의 일부 펀드가 두각을 나타냈다.대전지역을 본거지로 한 중앙투신의 안정형 펀드중에서중앙법인9호와 5호가 2%대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7호도 플러스수익률을 지켰다. 또 지난7월 증권사로 전환한 한남투신증권의 50억원이상인 안정형 펀드들이 2%대의 수익률을 거두었고 안정성장형인근로자주식도 비슷한 모습이다.그나마 이들 펀드를 제외한 중앙투신과 한남투신증권의 대부분 펀드들도 마이너스수익률을 면치 못했다.이밖에 부산의 제일투자신탁과 대구의 동양투자신탁도 전반적으로훌륭한 결실을 맺는데는 실패했고 인천지역의 신세기투자신탁은 명함을 내밀기 어려울 만큼 민망한 수확에 그쳤다.지난해 7월부터 우리나라엔 신설 투자신탁운용회사들이 비온 뒤 대나무싹 돋듯이 잇따라 태동했다. 증권사들의 자회사로 만들어지거나 기존의 투자자문회사에서 전환된 경우도 있고 증권자회사로 합작투신이 설립되기도 했다.이렇게 하나둘 만들어진 신설투신이 고려투신운용을 시발로 9월3일주은투자자문에서 전환한 주은투신운용을 제외하면 모두 22개사에달하고 있다.이들은 증권영업을 벗어나 오로지 운용을 전담하는 기능을 맡고 있다. 증권사를 통해 수익증권을 팔아 유치한 자금을 운용한다는 얘기다.신설투신의 경우에도 일찌감치 주식형 펀드를 설정해 운용했던 경우는 그동안의 주가하락의 영향으로 대부분 마이너스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신에 작년말이후에 설정한 펀드들은 대체로 탄탄한성과를 거두고 있는 실정이다.지난해 7월말이전에 설정된 50억원 이상인 펀드의 수익률(설정일대비 7월말기준)도 예외는 아니다. 대신투신운용의 황소주식60-1호가0. 1%의 플러스수익률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이너스쪽이다.그나마 동서투신운용의 포커스주식60-1호와 동원투신운용의 꿈드림주식80-1호 및 60-1호,서울투신운용의 셀렉트안성주식2호와 셀렉트안성주식,LG투신운용의 트윈스안정성장주식1호 등이 10%이내의 마이너스수익률을 나타내 종합주가지수하락률은 커버한 셈이다.반면 고려투신운용의 고려돌핀스60-1A와 60-2A, 서울투신운용의 셀렉트성장주식1호, 교보투신운용의 교보솔로몬주식96-1호 등은10%를 넘는 마이너스수익률을 감수해야 했다.★ 투자유의사항 / 수익증권 거래때 기준가격 살펴야주식에 투자할 때는 해당 종목의 주가가 수익을 따지는 근거가 된다. A라는종목을 1만원에 샀다가 2만원에 팔았다면 일단은 1백%의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차액인 1만원에 매매한 주식수량을 곱하면수익이 되고 거기서 매매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된다.마찬가지로 투자신탁회사의 수익증권을 사고 팔 때는 기준가격을보아야 한다. 기준가격은 글자 그대로 수익증권 매매의 기준이 되는 가격이다. 쉽게 말하면 투자금액 1원당 순자산가격을 말하며 대개 「1천원당 얼마」하는 식으로 표시된다. 신문 등에 실리는 수익증권 기준가격도 그러하다.운용하기 직전인 설정당시라면 기준가격은 1천원으로 표시된다. 그리고선 일정기간 운용을 잘해 수익증권의 순자산가격이 늘어나 기준가격이 1천1백원이 되었다면 10%의 수익률을 올린 결과가 된다.거꾸로 기준가격이 9백원으로 떨어졌다면 10%의 손실을 기록한 것이다.따라서 수익증권을 살 때는 매입당시의 기준가격을 유심히 살펴 보아야 한다. 이미 설정되어 있는 펀드라면 예컨대 기준가격 8백원에서 수익증권을 사는 B라는 투자자가 있을 수도 있다. 그후 이 펀드의 기준가격이 8백80원이 되었다면 설정당시 투자한 사람은 여전히12%의 손실을 보고 있지만 B는 오히려 10%의 수익을 거두게 된다는것이다.따라서 새로 수익증권을 사려는 투자자라면 현재 기준가격이 높은펀드를 고집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말이 된다.또한 수익증권 투자도 주식투자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주가가 올라야 기준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가상승 초기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은 주가상승 초기에 투자하지못하고 일정수준 주가가 올라 상승세가 완전히 확인된 다음에야 투자해 수익률을 더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지난 87년이후 투신사에 대한 주식형 투자자금인 수탁고와 종합주가지수의 추이를 보면 이같은 사실이 금방 드러난다.주가가 떨어질 때는 정점을 이룬지 2~8개월후에 수탁고가 줄어든반면 주가가 바닥을 치고나서는 무려 17개월 후에 수탁고가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결국 수익증권에 투자할 때에도 올 추석이후나 내년도 주가가 오를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엔 지금처럼 주가가 떨어져 있을 때 미리 사는 편이 유리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