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업연령조사에서 설비연령 임원연령 등도 기업의 나이에 영향을 미쳤지만 가장 큰 요소는 역시 매출액인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조사에서 기업연령이 감소한(젊어진) 상위 50개 기업중 58%인 29개사가 매출액의 증가에 힘입었다. 반면에 노화한 기업들의 대부분이 여러 원인이 작용했지만 매출액 감소가 연령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올해 조사한 기업연령에서 가장 젊어진 기업은 한솔CSN. 지난 73년에 세워진 의류수출전문업체인 영우통상을 한솔그룹이 인수하면서이름을 바꾼 회사다. 1년 사이에 무려 47년이나 젊어졌다. 기적 같은 회춘의 비결은 매출액증가. 한솔CSN은 한솔유통의 물류사업을양수받으면서 매출액이 95년의 44억원에 비해 50%이상이나 증가한67억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서는 매출액이 더욱 급증했다. 상반기만해도 지난해 전체매출액의 열배에 가까운 6백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매출액이 늘어나면서 만년적자를 면치 못하던 경상이익은 흑자로돌아섰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비록 적자지만 각각 1억8천만원과 2천만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영업실적이 호전되면서 차입금도 감소하고 현금흐름도 좋아지는 등 재무면에서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증권회사들의 기업분석에 나타나기도 했다.투자도 활발했다. 물류사업진출에 따라 이어받은 인프라투자1백25억원, 사이버쇼핑사업 16억원, 정보시스템구축 8억원 등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덕분에 『전국 17군데에 초현대식의 물류센터를 확보했으며 올해에도 2백6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는게 김호진기획과장의 말이다.◆ 라이터 전문업체 ‘명성’도 회춘사업다각화도 한솔CSN이 젊어지는데 한몫을 했다. 단순히 물류사업에 진출한 것이 아니라 사이버쇼핑을 포함한 종합생활서비스사업에도 진출했다. 『한솔CSN의 사이버쇼핑클럽인 CS클럽에 가입한 회원만해도 15만명에 이르며 하루에 최고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있다』는게 김과장의 설명이다. 해외시장개척도 회춘제역할을 했다. 신규사업으로 뛰어든 국제물류대리점사업이다. 올 상반기에2백32억원의 매출을 국제물류사업분야에서 올렸다.한솔CSN 다음으로 젊어진 명성은 원래 라이터 전문제작업체. 그러나 지난해에 골프용품에 이어 자동차부품생산업체인 (주)유진산업을 인수하면서 자동차부품제조업에 진출하는 사업구조조정으로95년말에 비해 2백28배나 증가한 2백38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렸다.덕분에 나이도 35년이나 젊어졌다. 세번째로 연령이 감소한(젊어진) 대유통상의 경우 성공적인 아파트분양사업진출, 섬유산업의 호조, 해외현지법인설립 등에 힘입어 지난해 95년말대비 22.5%나 증가한 7백35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면서 나이가 68세에서 40세로 27년이나 젊어졌다.이밖에도 충남방적 동국방직 삼표제작소 효성기계공업 한국전력공사 현대건설 효성티엔씨 금호타이어 삼화왕관 고려산업 한솔텔레콤동국무역 삼아알미늄 삼양제넥스 엔케이전선 조광페인트 삼양통상보해양조 한국제지 거평 동양시멘트 신라교역 대성산업 엔케이텔레콤 금호산업 등이 신제품개발과 활발한 해외시장개척으로 매출이늘면서 기업연령이 낮아졌다.사업다각화, 외국업체와의 제휴, 유사업종통합과 같은 조직정비 등도 기업연령을 낮추는 촉매역할을 했다. 신광산업 강원산업 성신양회공업 신성 대한방직 동양철관 한국화장품 진성레미콘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대림산업 대한항공 한솔전자 한진 등은 설비투자확대로, 조선내화 백광산업 등은 안정된 시장과 독점적 지위로 연령이지난해보다 젊어졌다. 태영 한국제지 한국폴리우레탄공업 등은 원가율하락과 제품단가상승의 영향을 받아 젊어진 기업들로 나타났다.◆ 아세아제지, 펄프가격 급락으로 타격매출액증가 등을 동력으로 연령이 줄어들면서 활력을 찾은 기업들이 있는데 반해 전반적인 경기침체 등으로 경영부진을 겪으면서 노화한 기업들도 많이 생겼다. 대표적인게 동국종합전자. 지난 한해사이에 천국과 지옥을 모두 맛봤다.동국무역그룹의 계열사로 지난 95년 조사에서 가장 젊어진 기업으로 조사됐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한해동안 가장 노화한 기업으로나타났다. 무려 32년이나 늙어졌다. 원인은 주력품목인 카오디오와포터블TV가 수출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은 데다 매출액 감소가 지속됐기 때문이다.『지난해에 올린 매출액은 약 2백80억원으로 연초에 세웠던 목표의30%도 채 안됐다』는 것이 관리부 이명종씨의 말이다. 이는 95년말기준 3백62억원보다 82억원이나 줄어든 것이다.아세아제지의 경우 펄프가격의 급락에 따른 판매단가의 인하폭확대로 매출액이 95년말에 비해 23.6%나 줄어든 8백56억원으로 감소하면서 두번째로 나이(28년)를 많이 먹은 기업이 됐다. 국내최대의카스테레오용 데크를 생산하는 새한정기는 수출경쟁심화에 따른 저가제품의 매출감소로 외형이 축소되면서 21년이나 더 늘었다.이밖에도 화천기계공업 삼양중기 태평양종합산업 이화산업 일신방직 한국금속공업 동성 한국대동전자공업 부산스틸 진웅 동아건설산업 현대자동차 평화산업 대한모방 등이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업종전반의 부진으로 매출액이 감소하면서 기업연령이 증가했다.가격경쟁력과 수출경쟁력의 약화도 연령증가를 부추겼다. 신성기업부산주공 경방 청산 삼양사 한주통산 계양전기 동원산업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비와이씨 캠브리지 대림수산 동방아그로 극동유화 서홍캅셀 청호컴퓨터 삼환까뮤 현대약품 등은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나이가 늘었다.원가율상승과 고정비부담이 늘어난 기업들도 연령이 증가했다. 유성기업 동아제약 태광산업 세기상사 한올제약 고니정밀 영진약품공업 송원산업 태화쇼핑 기산 대일화학공업 내쇼날프라스틱 등이다.★ 진로-기아 왜 ?게 나왔나「진로인더스트리즈와 기아특수강」. 최근 경영위기로 부도유예협약에 가입했던 기업들이다. 그러나 이번 기업연령조사에서 두 기업은 기업연령이 각각 32.1세와 33.82세로 나타났다. 기업연령이 기업의 활력·안정성·성장성 등을 가늠케하는 잣대라고 볼 때 이번결과는 의외였다. 비록 기업연령은 30대 초반으로 젊게 나왔지만올들어 부도라는 암초에 걸렸기 때문이다.이는 기업연령을 산정하는데 쓰이는 지표에 경상이익률이 포함되지않았기때문이다. 두 회사의 경상이익률을 보면 93년이후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경상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경상이익률은기업경영에서 기업실적이 양호한지의 여부를 저울질하는 잣대로 쓰인다. 따라서 경상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지난해에이미 두 회사의 경영에 「적색신호」가 켜진 상태였다는 증거다.아울러 신규투자 등으로 설비연령은 낮아졌으나 투자기간이 짧아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점과 과다한 투자에 따른 자금회전악화와 그에 따른 경영악화는 무리한 투자가 독이 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매출액 증가도 그룹내부간의 거래에 의해 부풀리기가 이뤄졌을수도 있다는 말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