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제전문기관들은 한국경제가 2년 후인 2000년부터는 5~6%대의 GDP(국내총생산)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어느정도 회복될 것으로 낙관했다. 또 환율과 금리도 금년 하반기부터 안정세를 되찾아99년 상반기쯤엔 기업들의 부도사태가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IMF(국제통화기금)구제금융을 늦어도 5년 안엔 모두 갚을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한국경제에 대한 이같이 밝은 전망은 <한경Business designtimesp=7578>가 국내 경제전문기관과 한국에 진출해 있는 외국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는 한국개발연구원(KDI)산업연구원(KIET) 금융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현대경제사회연구원LG경제연구원 대우경제연구소 SK경제연구소 한화경제연구소 한국경제연구원 한국은행 등 11개 국내기관과 일본의 노무라증권 다이와증권, 미국의 씨티은행 체이스맨해튼턴은행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메릴린치증권, 프랑스의 크레디리요네은행 등 7개 외국기관을대상으로 실시됐다. 그러나 외국 금융기관중 일본의 노무라증권 다이와증권을 제외하곤 모두 설문에 응답하지 않아 실제 조사는 13개(국내 11개, 외국 2개) 기관에 대해 이뤄졌다. 설문결과를 자세히훑어 보자.● 경제회복 언제 될까경제회복 시기를 알아보기 위해 「경제 성장률이 5~6%대로 회복되는 시점은 언제로 보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물론 경제성장률이 몇%가 돼야 경제가 회복된 것으로 볼 것이냐에 대해선 논란이있을 수 있다. 성장률이란 개념 자체가 전년 실적에 대한 상대적비교치이므로 고성장 시절의 5~6%와 마이너스나 저성장 시절에서의5~6%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경제가 97년 수준(6%)의 성장률로 복귀하는 것은 기업이나 국민들에게 나름대로 심리적인 회복감을 줄수 있다는 점에서 그같은질문을 했다.이에 대해 62%(8개기관)의 응답자들이 2000년을 꼽았다. 올해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지 모르나 내년엔 3~4%의 플러스 성장으로반전돼 그 이듬해인 2000년엔 5% 이상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 것. 물론 5~6%대의 성장률 회복시기를 3년후인 2001년으로 꼽은 기관도 31%(4개)였다. 이중엔 노무라와 다이와증권이 포함돼 있어 외국기관들이 상대적으로 보다 어둡게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02년 이후가 될 것이란 응답은 한 곳도 없었다.한화경제연구소는 99년이 될수도 있다고 밝혀 가장 낙관적으로 전망하기도 했다.당장 급한 외환위기가 해소돼 환율과 금리가 안정되는 때에 대해선올 하반기중이 될 것이란 시각이 일반적이었다. 삼성 LG SK경제연구소와 노무라 다이와증권 등 8개 기관(62%)이 환율과 금리가 안정되는 시기로 98년 하반기를 꼽았다. 금융연구원 현대 대우경제연구소 등 3개 기관은 99년 상반기중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나머지 2개기관(KDI 한은)은 금년 상반기라고 답했다. 기업부도 사태가 그치는 시기는 환율 금리가 안정을 되찾은 뒤 6개월 정도 지나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안정시기에 대해 98년 하반기란 응답이 가장많았던 반면 부도사태 진정시기는 99년 상반기란 대답이 제일 많았던 것. 실제 99년 상반기란 전망이 62%, 98년 하반기 31%, 99년 하반기 7% 등의 순이었다.한편 IMF구제금융을 완전히 갚을 수 있을 정도로 외환사정이 호전되는 것은 5년 안에 가능할 것이란 시각이 대체적이었다. 구제금융상환가능 시기로 KIET 삼성 LG 한화 노무라 다이와 등 6개 기관(46%)이 향후 3~5년을 꼽았고 KDI 현대 SK 한은 등 4개 기관(31%)은이보다 빠른 2~3년을 점쳤다. 5년이상 걸릴 것이란 응답은 대우와한국경제연구원 뿐이었다. 금융연구원은 향후 1~2년 안에도 가능할것이란 장미빛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경제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우선 한국경제 회복을 위한 정부의 정책방향과 관련, △부실 금융기관 정리 △대외신인도 회복 위한 정책 일관성 △기업구조조정 여건 마련 △정부기구 축소와 규제혁파 등에 대한 주문이 많았다. KDI는 『부실금융기관과 부실기업 처분을 과감하고도 신속하게 진행시켜 대외 신뢰를 높이는게 관건』이라며 『이 과정에서도 수출금융은 원활히 이뤄지도록 해 수출산업 기반을 유지해야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일본의 다이와증권도 금융기관 구조조정 등 대외신인도 제고를 위한 가시적인 조치를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연구원은 『정리해고와 기업구조개선을 조기 시행해 불확실성을 제거하는게 급선무』라며 『고금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도필요하다』고 강조했다.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은 △단기적으론 원활한 무역지원에 치중하되 △중기적으론자율적인 기업 구조조정 여건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술창출능력을 확대하는 등의 3단계 방안을 제시했다. 대우경제연구소는장기적인 국가발전계획을 먼저 세우고 규제혁파와 공정한 규율을만드는 과감한 개혁조치를 단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의 경우『경기회복에 대해선 당분간 잊어버리고 개혁작업과 구조조정에만열중해야 한다』며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경기는 회복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기업들이 해야 할 일로는 △차입의존도 축소 △핵심사업 위주의 구조개편 △경영 투명성 제고 등을 들었다. KDI 금융연구원 대우경제연구소 한은 등은 수익위주의 경영을 통해 차입의존도를 축소,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사업분할 처분 등을 통해 한계기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긴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 SK경제연구소 등은 기업들이책임경영과 투명경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는 이와함께 기업들이 수출증대에 노력하고 주가와 위험관리에도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들의 경우 경제회생을 위해 합리적인 소비로 근검 절약하고 저축을 늘려야 한다는 게 공통된 견해였다.● 금년 경제는 얼마나 안좋을까2~3년안에 경제가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당장 궁금한건 올해 경제상황이 얼마나 악화될 것인가이다. 이에 대해선 대부분의 경제전문기관들이 정부의 예상보다는 비관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정부와IMF가 98년 한국경제의 성장률을 1~2% 수준으로 유지키로 최근 합의했지만 조사대상의 69%(9개기관)가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했다. 0~마이너스 1% 성장이 38%(5개), 마이너스 1~마이너스3%이하가 31%(4개) 등이었다. 정부의 목표치 대로 1~`2% 성장을 전망한 곳은 한은과 금융연구원 등 4개기관(31%)이었다. 많은 경제전문기관들이내년 경제를 이처럼 어둡게 보는 것은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20~30%정도 감소하고 민간소비도 5% 안팎 줄어 경제가 도저히 플러스 성장률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가 때문이다.그러나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증대와 내수부진으로 인한 수입감소로 경상수지는 흑자를 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지난해의 경우 경상수지는 1백35억달러의 적자였다. 98년 경상수지흑자 폭은 많게는 1백10억달러(KDI)에서 적게는 20억~30억달러(한은)를 제시했다.물론 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도 없진 않았다. 대우(△15억달러) 노무라(△47억5천만달러) 다이와(△5억6천만달러)등이 적자전망을 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수출입 등 무역수지는 95억달러의 흑자를 내겠지만 기업들의 투자수익 수지가 크게 악화돼 무역외수지는 1백10억달러에 달하는 적자를 낼 것으로 점쳤다. 따라서 전체적으론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얘기다. 노무라증권도 무역수지에선 88억달러 정도의 흑자가 예상되지만 무역외수지가 1백27억달러의 적자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소비자물가는 대부분 9~12.5%의 고공비행이 불가피하다고 밝혔고실업률도 최소한 5%에서 최고 7.5%까지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달러환율의 경우 연말께 1천2백~1천3백원을 예상하는 기관이 9개로가장 많았다. KIET는 1천1백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KDI와 금융연구원은 1천4백원대라고 답해 다소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라증권은 달러당 2천원대를 예상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시중금리(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도연말쯤 17~18%선을 유지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단 금융연구원이15%로 다소 낮게 예상했고 현대 한은 노무라증권 등은 20%로 조금높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