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경제 경영을 망라한 복잡한 인간사에서 미래를 예측하는것은 무의미하다. 그러나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일어나고 있는 주요 사건과 앞으로 10~20년 후의 그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가능할 뿐 아니라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다시 말하면 이미 일어난미래를 확인하고 준비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이다.향후 20년간 기업경영을 좌우할 수 있는 전쟁의 부재, 흑사병이나혜성의 충돌과 같은 주요 사건은 경제적 기술적인 것이라기보다는인구통계적인 것이다. 경영의 핵심관건은 지난 40년 동안 우리가경계해온 인구과잉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오히려 일본과 유럽연합 북미와 같은 선진국에서 점증하고 있는 인구부족현상이다.선진국 중 미국에서만 여성 1인당 출산율이 2.4명 정도인데 이는현재의 인구를 겨우 유지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미국에서조차본토 출생률은 전체적인 재생산율을 훨씬 밑도는 실정이다. 그리스이탈리아 포르투갈 그리고 스페인과 같은 남유럽에서 출생률은 1명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 있다.◆ 출산율 감소로 은퇴연령 연장될 듯특히 유럽연합에서는 이탈리아의 인구가 50년 후에는 현재의 6천만명에서 4천만명도 채 안되는 수준으로 감소하고 1백년후에는 2천만명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공식 예측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통계담당자는 일본의 인구가 현재의 1억2천5백만명에서 5천5백만명으로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것은 21세기 안에 인구의 56%가 감소한다는 것을 뜻한다. 더 심각한 것은 미국을 포함한 이러한 선진국에서 주된 근로자인 젊은 층과 고령층 사이의 비율이 인구감소 속도보다 2배 이상 더 빨리 악화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선진국에서는 새로운 베이비붐이 시작될 그 어떤 조짐도 전혀 나타나지 않고있지만 출생률이 다시 상승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출생률이하룻밤 사이에 50년 전에 시작되었던 미국의 베이비붐 시절의 3명이상까지 뛰어오른다 해도 새로운 베이비붐 세대들이 완전히 교육을 받고 생산활동을 할 수 있는 성인이 되기까지는 25년이나 걸린다. 즉 향후 25년 동안 선진국의 인구부족현상은 이미 기정사실화된 것이며 사회와 경제에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준다.●대다수 건강한 사람들의 경우 직업을 그만두게 되는 실제 은퇴연령이 75세까지 연장된다. 은퇴연령의 연장은 2010년 전에 일어날것이다.●이제는 더 이상 더 많은 노동력을 작업 현장에 투입한다고 해서경제성장이 이룩되지 않는다. 즉 과거와 같이 자원투입을 증가시킨만큼 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고객수요가 증가한다고 해서경제성장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앞으로 경제성장을 가능케 하는 유일한 길은 지식산업과 지식근로자라는 자원의 생산성을 급진적이고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는 것 뿐이다. 선진국은 이 경제자원에대해 현재 경쟁우위를 누리고 있으며 향후 몇십년 동안은 이러한경쟁우위가 지속될 것이다.●세계를 지배할 유일한 경제강국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어떤선진국도 그러한 역할을 수행할만큼 충분한 인구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본이나 기술이 장시간 동안 인적자원에 있어 증대하는 불균형을 상쇄시킬 수 없기 때문에 그 어느 국가 산업 기업도 장기적인 경쟁우위를 누릴 수 없다. 제1, 2차 세계대전 동안주로 미국이 개발한 훈련방법 덕분에 산업화 이전의 비숙련 육체노동력의 생산성을 즉시 세계적 수준으로 올려 놓는 것이 가능했다.한국이 30년전에 그랬고 태국이 지금 그런 과정 속에 있다. 기술-최근의 신기술-은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선진국들의 유일한 비교우위는 지식근로자의 공급에 있다. 12억 5천만명의 인구를 가진 중국의 대학생수는 단지 3백만명에 불과하다. 중국인구의 5분의 1에 불과한 미국에 1천2백50만명의 대학생이있는 것과 비교해 보라. 선진국이 세계경제에서 경쟁력 있는 위치를 유지하는 하나의 (아마도 유일한)방법은 이러한 양적 우위를 질적 우위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아직도 한심할 정도로 낮을뿐 아니라 등한시되고 있는 지식과 지식근로자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작업을 의미한다.◆ 회사 외부 정보가 더욱 필요해진다지식은 다른 종류의 자원과 다르다. 그것은 지속적으로 스스로를진부하게 만드는 속성이 있다. 그 결과 오늘의 진보된 지식이 내일의 무용지물이 된다. 중요한 지식은 빠르고 비약적인 전환을 한다.예를들어 건강관리산업에서의 주도분야가 약리학에서 유전학으로바뀌었고 컴퓨터산업에서는 PC에서 인터넷으로 바뀌었다.지식과 지식근로자의 생산성만이 세계경제에서 유일한 경쟁적 요소는 아니다. 그러나 선진국의 대부분 산업에 대해 적어도 결정적인요소는 될 것이다. 이러한 예측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경영진뿐만 아니라 사업가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첫째 무엇보다도 긴요한 시사점은 세계경제가 앞으로 매우 격변하고 경쟁적으로 되며 관련지식의 본질과 내용이 지속적으로 변화됨에 따라 급작스러운 전환에 노출될 것이다. 기업과 경영진의 정보욕구는 빠르게 변화되는 경향이 있다. 과거에는 주로 전통적인 정보를 향상시키는데 중점을 두었는데 이것은 거의 전적으로 조직내부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정보다. 대부분의 경영진이 의존하고있는 전통적 정보시스템인 회계는 회사내부에서 일어나는 사건만을기록한다. 사실 조직이 수집하는 정보의 약 90%이상은 회사내부의사상에 관한 것이다. 생존전략은 조직 외부의 사상과 상황에 대한정보를 점점 더 필요로 할 것이다. 예를들어 비고객, 회사나 다른경쟁자가 현재 사용하는 것 이외의 다른 기술 그리고 현재 진입하지 않은 시장에 대한 정보가 이에 속한다. 이러한 정보를 이용해야만 회사는 최고수익률을 얻기 위해 지식자원을 어떻게 배분할지를결정할 수 있다. 또한 세계경제 뿐만 아니라 지식 자체의 본질과내용에 있어 갑작스러운 전환으로부터 야기되는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맞설 수 있다. 기업외부에 대한 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정밀한방법의 개발은 기업가와 정보전문가에게 점점 더 중요한 도전이 될것이다.지식은 자원의 이동을 쉽게 한다. 제조업 근로자와 달리 지식근로자는 생산수단을 스스로 소유한다. 지식이 그들의 머릿속에 있기때문에 어디든 가지고 다닐 수 있다. 또한 조직의 지식에 대한 요구는 지속적으로 변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선진국에서는 핵심노동력, 그 중에서도 특히 고임금 노동력 중에서 전통적 의미로 관리될 수 없는 사람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자신이 일하는 조직의 피고용자라기보다는계약자 전문가 상담자 파트타이머 합작투자파트너등의 역할을 할것이다. 수적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는 이러한 사람들은 그들에게월급을 주는 회사에 의해서가 아니고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지식에의해 구분되게 될 것이다.노동력의 이동성이라는 새로운 개념은 조직이라는 단어 자체의 의미변화를 내포하고 있다. 미국의 모건(J.P.Morgan)과 록펠러(John.D.Rockefeller), 독일의 지멘스(Georg Siemens)프랑스의 파욜(Henri Fayol)과 GM의 슬로언(Alfred Sloan)을 거쳐 현재의 팀조직에 이르기까지 거의 1세기 이상 우리는 모든 회사의 규범이 될 수 있는단 하나의 올바른 조직을 추구해왔다. 이제 더 이상 그러한 것은존재하지 않는다. 정유공장 대성당 그리고 교외의 방갈로가 모두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르듯이 조직도 서로 다를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단지 기업 뿐만 아니라 모든 조직이 특별한 업무 시간장소(또는 문화)에 따라 다르게 설계되어야 한다.경영기술과 경영학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경영관리는 물자생산을 위해 1백25년전에 생겨난 기업의 경영을 점점 넘어서는 수준이될 것이다. 새로운 개념 방법 그리고 관행의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영역은 사회의 지식자원 관리가 될 것이다. 특히 교육과 건강관리가 이에 해당되며 이 분야는 현재 지나치게 관료적이고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상황이다. 이것은 예측에 불과할까. 전혀 그렇지 않다. 그것은 이미 시작한 미래에 대한 합리적인 유추에 불과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