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의 특징은 동적이고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는 점이다.그만큼 도전적이다. 좋고 싫음도 분명하다. 자신에게 맞는다 싶으면 푹 빠져든다. 열정에 넘친다. 이는 일에 대한 집중과 추진력으로 분출돼 빠른 성취로 빛을 보기도 한다. 한국휴렛팩커드(이하 HP) PC 및 주변기기사업본부의 장정호대리(31)도 그런 특징들을 가진, 잘 나가는 신세대 영업사원이다.『엔지니어직이 정적이고 도전적인 요소가 없다고 생각돼 엔지니어생활에 한계를 느꼈어요. 대신 다이내믹하고 도전적인 영업직의 매력에 끌렸죠.』 대학(경북대 전자공학과)을 졸업하고 첫 직장으로들어간 모토로라를 2년만에 그만두고 HP에 입사한 이유다. 의외다.당시 모토로라는 통신기기시장을 휘어잡은, 취업준비생이라면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 안달하던 기업. 물론 HP도 계측기에서 시작, 프린터 PC 유닉스 네트워크컴퓨터 서버 등으로 국내매출액만도 10조원(97년말 기준)을 웃도는 세계적인 초우량기업이다. 하지만 장대리에게는 「직장」이 문제가 아니라 「직종」이 문제였다는 설명이다.전직은 도전이다. 「혹시」 「행여나 잘못되면」하는 「늪」에 빠지기도 쉽다. 하지만 장대리는 과감히 모토로라의 시스템엔지니어라는 연구복을 벗고 세일즈복장으로 넥타이를 새로 맸다. 그렇게영업직으로의 출사표를 던진게 94년.그러나 어려움이 없을 수 없다. 『입사초기에는 영업직이 생소하고두려움도 컸다』는 장대리를 가로막은 가장 큰 장애물은 내성적인성격. 『영업직은 일단 외향적이고 사교적이어야 한다는 통념과 달리 평소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경향이 있던데다 표현도 제대로 못하는 성격이었다』고. 하지만 일단 영업사원으로 전투복을 갈아입은그는 끊임없는 자기암시를 통해 자신의 성격을 「확」 바꿨다. 나는 할수 있다, 나는 스스로를 표현할 줄 안다, 나는 대인관계가 원만하다 등 틈날 때마다 스스로에게 걸었던 주문들이다. 덕분에 자신감이 붙었고 의욕도 커졌다. 영업실적도 점차 좋아졌다. 「될성부른 나무의 떡잎」을 보인 것이다.떡잎이 틔운 「싹」은 예상보다 빨리 나타났다. 끊임없는 자기변신의 노력과 용산전자상가를 비롯한 전국 2천여개의 협력업체(영업비서격인 팜탑컴퓨터에는 그가 파트너라고 말하는 협력업체들에 관한사항이 빼곡이 들어차 있다)를 발로 누빈 덕분에 입사 2년만에 발군의 실적을 올린 것이다. 96년에 혼자서 서버 네트워크제품 등을90억원어치나 팔았다. 특히 서버의 경우 95년에 비해 3백30%나 매출을 끌어올렸다. 일기당천이다. 덕분에 그해에 최우수사원상과 최고실적사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물론 회사에서 주는 얼마의 성과급도 보상으로 뒤따랐다. 하지만 상이나 보상보다도 『영업직사원으로 이제 자리를 잡았다는 사실에 더 기뻤다』고. 나아가 지난해에는 혼자서 1백억원의 영업실적을 올리기도 했다.올해에는 네트워크프린터라는 제품을 갖고 다시 정보통신시장을 휘어잡는다는 당찬 꿈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다. 하지만 『보다 많은 협력업체를 확보해 HP만의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는 장대리도 IMF를 비껴갈 수는 없다. 『IMF로 실사용자들의 수요가 줄어 다소 힘들지만 지난 1월에 목표 이상의 실적을올렸듯이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낼 자신이 있다』는게 그의 장담이다. 그 방안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일반기업체대신 공공기관 군 금융권 등을 집중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영업에서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해요. 서로 신뢰하는 관계를 구축하는게 기본이자 전부라고 할 수 있죠. 아울러 고객으로부터 어떤요구나 문의가 들어오면 빠르고 정확한 판단으로 즉각 대처하는게영업사원으로서의 성공비결이죠.』장대리가 생각하는 영업맨으로서의 성공법이다. 「사람들은 적절한환경이 제공되면 누구나 잘할 수 있다」는 HP사의 경영철학인 「HPWay」를 직접 몸으로 보여준 장대리의 「My Way」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