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절망이나 슬픔에 빠졌을 때는 비디오는 더없이 좋은 친구가 된다. 이나미 신경정신과의원 원장은 『고용 불안과 경제적 빈곤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가족애와 사람 사이의 따뜻한 정, 인간의 불굴의 의지 등을 보여주는 영화가 도움이된다』고 말한다. 이원장은 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액션영화를보더라도 무조건 때려 부수는 영화보다는 <콘에어 designtimesp=7602>나 <트루 라이즈 designtimesp=7603>와 같이 가정에 대한 소중함이나 인간에 대한 믿음이 전달되는 작품이 좋다』고 덧붙인다.불안과 스트레스로 가득찬 IMF시대에 용기를 줄 수 있는 영화를 모아봤다. 여기에 소개된 작품 외에 실직한 한 남자가 가족과 이웃의도움으로 행복을 찾는다는 내용의 1946년작 <멋진 인생(원더풀 라이프) designtimesp=7606>과 1930년대 미국 대공황을 배경으로 세상과 투쟁하는 한 소년의 생활을 담은 1993년작 <리틀 킹 designtimesp=7607>도 권할만한 영화.◆ 제리 맥과이어유망한 직장에서 잘 나가던 한 남자 제리가 갑작스레 실직을 당한다. 동시에 약혼녀에게 버림받고 평소에 자신에게 잘 해 주던 직장동료와 거래선마저 등을 돌린다. 제리의 편이라곤 단 한명의 여자동료와 실력이 그저 그런 흑인 풋볼 선수뿐. 제리는 이 두 사람의도움으로 재기를 꿈꾼다. 실직 후 제리가 지향하는 성공은 단순히돈을 많이 벌거나 세상에서 인정받는 것이 아니다. 제리는 사람에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지탱되는 인생이 돈으로 치장된 화려한 삶보다 낫다는 것을 깨닫는다.◆ 브래스드 오프영국 북부의 한 탄광촌. 이 곳에는 오랜 역사를 지닌 브라스 밴드(금관악기 중심으로 편성된 악단)가 있다. 그러나 정부의 탄광 폐쇄 결정으로 브라스 밴드는 해체 위험에 직면하고 단원들은 생계가막막해진다. 지휘자 대니는 브라스 밴드를 통해 일자리를 잃게된동료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주려 한다. 돈이 없어 집에서 쫓겨나고진폐증으로 쓰러지고 실직과 동시에 미래마저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광부들이 브라스 밴드를 중심으로 동료애를 나누며 고난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킹 핀볼링에 천재적인 소질을 가진 로이는 생애 첫 볼링대회에서 악당들에 의해 오른손이 잘린다. 볼링에 대한 꿈을 접은 채 늙은 집주인에게 몸을 팔기도 하고 자잘한 사기도 치면서 밑바닥 인생을 이어나가던 로이가 우여곡절 끝에 의수를 낀 채 볼링대회에 참가하게되는 과정이 재미있게 전개된다. 로이가 과연 우승을 차지하게 될까 궁금하지만 영화는 결국 우승을 하고 안하고가 중요한게 아니라고 말한다. 거액의 상금을 타는 것을 떠나 과연 인생의 승자란 어떤 사람인가를 은근히 반문한다.◆ 쇼생크 탈출TV에서도 이미 두번이나 방영된,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영화. 그러나 희망을 준다는 의미에서 몇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다. 아내와아내의 정부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은행 간부 앤디가 극한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려고애쓰는 노력이 돋보인다. 감옥 안에서 인간으로서 참기 어려운 굴욕을 견디면서 밤에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포기하지 않고 탈출할벽을 팠을 앤디의 그 의지는 누가 봐도 감탄할만하다. 밤마다 벽을팠을 앤디를 떠올린다면 의욕이 솟을 것이다.◆ 샤인재능을 채 꽃 피워보기도 전에 정신병으로 쓰러진 천재 청년이 10여년간의 격리 생활 끝에 진정한 사랑을 만나면서 재기의 계기를마련한다는 내용. 주위 사람에게 멸시를 받는 주인공을 보면 차라리 요절하는게 나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긴 암흑 생활 끝에 작은행복을 찾는 장면에서는 그래도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인생에는 때가 있다는 느낌, 행복할 때와 불행할때,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 성공할 때와 좌절할 때와 같은 그런굴곡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