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임대주택시장에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 외국인들에 대한부동산시장개방으로 우리 부동산시장 특히 임대주택시장의 판도변화가 불가피해진 것이다.지난 94년 처음 도입된 임대주택사업은 최근 정부에서 소규모 임대주택사업자들의 투자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소형의 경우 취득세 등록세 면제 등 세금혜택을 확대하는 한편 임대주택용택지를 싼값에우선적으로 공급해주고 등록요건을 완화하면서 대대적으로 사업을장려했다. 정부의 이러한 세금혜택과 규제완화로 지난해는 물론 올들어서도 불황기 부동산시장에서 임대주택사업이 가장 전망 있는부동산재테크방법으로 손꼽히기도 했다.임대주택사업의 사업성이 좋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사업자수가 꾸준히 늘어 97년말 현재 등록된 임대주택사업자의 수가 모두 4천4백10명에 26만2천3백38가구에 이르기도 했다. 이중 순수하게 주택을 매입해 임대하고 있는 개인사업자는 3천3백57명으로 2만8천1백16가구를 차지하고 있다. 94년의 29명, 95년의 1백21명, 96년의 4백73명과 비교하면 1년 사이에 폭발적인 증가를 보인 것이다. 최근 들어서도 임대주택사업에 대한 열기는 식지 않아 명퇴자나 실직자들이퇴직금 등 목돈을 갖고 임대주택사업에 관한 문의를 하는 등 여전히 커다란 관심을 모으고 있다.하지만 외국인에 대한 임대주택시장의 개방은 앞서 언급한 세제상의 혜택이나 장점, 사업성 등을 모두 물거품으로 만들지 모른다.현재 임대주택시장이 고금리와 경기불황의 여파로 최악의 불황을맞고 있는 반면 외국인들은 어느 때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우리 주택시장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지난해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떨어진 높은 환율구조속에서 규제완화와 세금혜택은 외국자본에 우리 임대주택시장을 그대로 내 주는 것이나다름이 없다는 분석인 것이다.예를 들면 일반적으로 아파트의 전세가는 서울의 경우 연평균 14∼16%정도의 금리에서 계약이 이뤄지고 있지만 외국인들은 현재와 같이 높은 환율구조와 고금리를 이용해 우리의 1/4수준에 불과한 초저금리로 주택상품을 공급 할수 있다. 또 외국계 임대사업자들은자국의 안정된 금리를 토대로 현행 2년으로 규정돼 있는 임대기간보다 훨씬 긴 5∼10년의 장기임대상품을 내놓을 수도 있다. 저렴하고 안정적인 임대료수준에 장기간의 임대가 보장된다면 임대수요자들은 물론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자들까지도 끌어들이는 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아울러 임대사업을 할 경우 5년후 양도소득세 면제 등의 세금혜택이 있다고 하지만 당장 커다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5년후의 주택가격이 어떻게 될지도 알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러한 혜택들로 임대주택시장이 무조건 가장 전망 있는 부동산사업이라고 단정짓기에는 무리수가 너무 많다. 결국 임대주택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보다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이러한 임대주택시장의 개방은 그 동안의 주택수급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주택상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우리 임대주택시장의 취약성과 독점성을 완화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은 분명하다.하지만 임대주택시장의 개방이 외국자본에 의한 임대주택시장의 몰락과 부동산의 가치를 하락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문제점도 간과할 수 없다.따라서 이제 외국자본의 임대주택시장 진출에 따른 변화에 대응할수 있는 방안을 하루 빨리 모색해야만 한다. 정부의 무조건적인 규제완화나 세금혜택이 기본적으로 취약한 우리 임대주택사업시장의전망을 밝게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임대주택시장에서도 자본과 경쟁력이 없이는 앞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