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IMF영향이 근로자의 생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됐다. 정리해고가 일차적으로는 근로자에게 어려운 시련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그러나 정리해고는 우리나라 고용관행상 「대규모의 공식적이고 합법적인 해고」를 단행해보지 못한 사용자에게도 역시 새로운 도전이다. 최근 고용 조정에 대한 논의는 주로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라는 시행여부에만 초점이 맞춰져 왔을 뿐 해고의 과정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고용조정을 통해 어떻게 기업의 단기적인 현안을 해결하고 더불어 조직과 체질을 더 강화해 나갈 것인가는 정리해고 결정 그 자체만큼이나 중요한 사안이다. 앤더슨 컨설팅이 여러 컨설팅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중심으로 정리해고 과정의 주요 쟁점들을 어떻게다뤄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미래의 업무량으로 조정 규모 결정하라너무 많은 인원을 정리, 앞으로의 업무 수행이나 서비스에 지장을받게 된다면 문제가 된다. 「비상시국」인 탓에 재무적인 문제를해결하기 위해 대규모의 인원을 정리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지만 이때도 조정의 규모가 적정한지 운영 능력 차원에서 검증하는 과정을빼먹지 말아야 한다. 고용조정 규모의 적정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는미래의 업무량을 측정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현재의 업무량을 측정하고 미래 고객의 요구를 예측한다. 이와함께업무의 단순화나 제거를 통해 줄어들게 될 업무의 양을 예상, 조정의 적정선을 판단한다.고용조정을 단행할 때는 남아있는 인원들의 업무량이 많아진다는점에 착안, 계약직 사원을 고용, 직원들의 업무를 지원하는 경우가생길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성과나 서비스 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 개발을 통해 인원 정리 이전과 정리 중, 정리 이후의 수준을 비교함으로써 발생 가능한 여러 문제점을 줄여나가도록한다.◆ 언제, 얼마나 빨리 단행할 것인가정리해고 타이밍에 대해서는 두가지 점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는한번에 실행할 것인가 몇 단계를 거쳐서 실시할 것인가를 결정하는일이고 두번째는 얼마나 빨리 단행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다.한번에 끝낼 것인가 단계적으로 실시할 것인가 여부는 조직이 얼마나 복잡하고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정리대상 사업 부문이 다양하거나 조정 규모가 20%이상일 때는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단계적 접근은 직원들의 동요로 인한 업무 저해 기간이 길기 때문에 고용조정 관리가 훨씬 더 어렵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용조정의 스피드는 사업상의 긴급성에 따라 결정해야 하는데 최근 우리 기업들의 상황을 보면 고용조정의 결정이 긴급할 수밖에없다. 이런 경우에는 중앙에서 의사결정을 내린 후 각 실무 부서로결정 내용을 내려보내야 할 것이다. 여유가 있다면 실무 관리자들이 자기 팀의 고용 조정에 관해 의견을 내고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좋은데 선진 기업들도 이런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사업운영에 미칠 지장을 어떻게 최소화하나고용조정으로 인해 사업 운영에 지장이 생겨서는 안된다. 고용조정으로 인한 이상기운은 처음에는 직원들의 사기 저하로부터 시작돼성과와 생산성 저하로까지 확산되며 궁극적으로는 조직내 우수한인력이 회사를 떠나는 사태로까지 발전한다. 이런 문제점을 줄이기위해서는 우선 사업 운영상 어떤 부문이 가장 중요한지 결정하고고용조정 기간 중에 이 부문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한다. 또 이 부문에 나쁜 영향이 미친다면 다른 사업 부문이 일부어려워지더라도 운영의 초점과 자원이 중요 부문으로 신속하게 돌려질 수 있도록 전략을 짜놓는다. 또 사실에 입각한 정보를 수시로알려줘야 한다. 왜냐하면 불확실성은 조직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의 주요한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기업의 장기 비전을 강력하게 홍보, 직원들의 동요를 가라앉힌다.◆ 고용조정의 과정을 누가 이해할 것인가고용조정은 불가피하게 회사를 떠나야 하는 사람에게나 남아있는사람에게나 상당한 충격을 주는 민감한 사안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고용조정에 대한 내용은 비밀로 다뤄져야 한다. 특히 회사를 떠나야할 사람에 대한 개인 정보는 마지막까지 계속 비밀로 유지해야한다. 그러나 이런 핵심 사안외에는 가능한한 많은 정보를 개방,쓸데없는 루머가 난무하지 않도록 미리 대처해야 한다. 고용조정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것과 일반적인 진행 과정을 설명하고 고용조정이 몇 단계를 거쳐서 시행될 예정인지 알리는 것이 좋다. 또 이런 내부 홍보 뿐만이 아니라 고객과 주주, 외부 매체들에도 무엇을언제 알려줄 것인지도 계획해야 한다.◆ 누구를 떠나보낼 것인가누가 회사를 떠날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는 공정하고 객관적이며합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직원들의 반발, 사회적인 물의, 법적소송의 가능성 등을 모두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고용조정시에는 법적 자문을 받는 것이 현명하고 노조와의 협약도 고려해야 한다. 올바른 선정을 위해서는 일단 회사쪽에서 남아주기를 바라는 직원들이 어떤 직원들인지 기준을 명확히 정의해야한다. 예를 들어 역량을 판단 기준으로 결정했다면 직원들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기법을 생각, 그 기준에 따라 사람을 선정하고근속기간을 기준으로 정했다면 그에 따라 원칙대로 실행해 나간다.퇴직 희망자를 모집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노조를 어떻게 참여시킬 것인가고용조정에서 노조 또는 근로자 대표기구의 이해를 구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노조와 의사소통을 할 때는 고용조정을 단행하지 않았을때 기업이 당할 수 있는 위험을 분명하게 제시, 이해시켜야 한다.이와 함께 고용조정 프로그램이 장기적으로는 고용 안정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한다. 협의 과정에서 고용조정의 필요성과 실시 여부는 협상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 단지 실시 과정과기준에 대해서는 협상이 가능하다.◆ 새 팀으로부터 어떤 성과를 얻어낼 것인가고용조정을 단행한 후 인건비 절감 이상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실행해야 한다. 업무의 변화없이 감원한다는 것은업무의 질을 희생해 인력을 줄이는 것에 다름아니다. 새로운 업무와 프로세스, 조직구조, 직급 및 보상 체계, 정보시스템 구축 등감원과 함께 업무와 조직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또 정서적으로 과거와 연관된 상징들을 없애고 새로운 것으로의 이행에 관련된 새로운 상징이나 이미지를 개발, 사용하는 것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 고용조정의 결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고용조정으로 인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는지 평가할 수 있어야한다. 평가는 매출액이나 서비스 수준 등 성과 측면과 비용절감 측면에서 모두 이뤄져야 한다. 일인당 업무 처리량이나 처리건당 간접 지원 비용, 고객 만족 수준, 직원들의 사기 등을 다방면에서 측정할 수 있도록 지표를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평가 지표는 간단할수록 좋은데 평가 자체보다는 평가 서류를 만드는데 더 공을 들여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성과와 비용에 대한 평가는 장단기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고용조정 프로그램은 단기적으로는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다가 수개월 후부터는 좋아지는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변봉룡·앤더슨 컨설팅 인력 및 조직 변화관리 담당이사:연세대 산업대학원 공학석사. 1988년 앤더슨 컨설팅 입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