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 통해 배운다<크루서블 designtimesp=7784>은 17세기말 미국 매사추세츠주 세일럼에 몰아쳤던 마녀사냥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세일즈맨의 죽음 designtimesp=7785>으로 유명한아서 밀러의 희곡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이 영화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마녀사냥이 어떻게 시작돼서 어떻게발전돼 가는가 하는 점이다. 처음에 마녀사냥은 단순한 아이들의장난에서 비롯됐다. 어른들에게 혼날 것이 두려워 아이들은 마녀를봤다고 거짓말을 하고 이 작은 거짓말은 다른 거짓말을 낳으면서점점 확대된다. 특히 에비게일이란 소녀는 마을의 유부남인 존 프록터에 대한 사랑에 눈이 멀어 그의 부인을 마녀로 몰아 죽이려고한다. 마녀사냥에 대한 이런 광기는 마을 사람들 사이의 복수극으로 번지고 사람들은 평소에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웃을 마녀라고모략하기 시작한다.이 마녀사냥의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주지사의 역할이다. 결국 마녀사냥을 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 하는 결정권은 주지사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최고 경영자도 주지사와 마찬가지다. 조직내에서 어떤 갈등의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하는 문제는 중요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영화 속에서 주지사는 마녀를 봤다고 주장하는 에비게일의 손을 들어준다.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도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실수는 누구나 할수 있다. 최고 경영자라고 해서항상 맞는 말만 선택해 듣고 반영할 수는 없는 법이다. 문제는 잘못된 결정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안 후에 어떻게행동하느냐 하는 것이다.사건이 점점 확대되자 언젠가 거짓말이 들통날 것을 두려워한 에비게일은 밤에 마을에서 도망쳐 버린다. 에비게일의 말을 믿고 마녀사냥을 허용했던 주지사는 곤란한 입장에 빠졌다. 이 때 주지사와함께 마녀사냥을 시작했던 한 목사가 『우리가 아이들의 거짓말에속은 것 같다』며 지금이라도 마녀로 중상모략을 당한 마을 사람들을 석방하자고 건의한다. 주지사는 그러나 마귀에게 유혹당했던 과거를 시인해야만 석방할 수 있다고 고집을 부린다. 권위에 손상을입지 않도록 얼렁뚱땅 넘어가겠다는 심보다.주지사와 같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얼렁뚱땅」 넘어가는 태도는 우리 주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무리한 신규 사업 진출로 기업이 위기에 직면했다고 하자. 시장 예측을 잘못해 신규 사업진출이 실패하는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사업다각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운명은 크게 달라진다. 사람들은 자주 무엇이 잘못됐는지에 대한분석과 반성의 과정없이 눈에 보이는 잘못된 현상만 덮어 버리면문제가 해결되겠거니 하는 착각에 빠진다. 주지사처럼 말이다. 겉으로 보이는 상처가 헝겊으로 덮는다고 없어지지는 않는다. 당장은더 아프더라도 약을 바르고 도려낼 것은 도려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잘못된 선택」을 반성하지 않는예가 우리 주위에는 얼마나 많은가. 물론 지위가 높아질수록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기는 점점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알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