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이 꽁꽁 얼어붙었다. 허리띠까지질끈 동여매 지갑을 꺼낼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나날이하늘로 치솟는 실업률까지. 기업들의 「주름살」은 늘어만 간다.IMF가 경기불황을 불러오고 경기불황이 소비위축을 낳고 소비위축은 다시 기업의 매출을 감소시켜 경기불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그야말로 「IMF 경기 악순환」이 반복된다.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IMF 영웅」은 누구일까. 바로 마케팅담당자다. 반짝거리는 아이디어 하나면 소비자의 얼어붙은 구매심리를 금세 녹일 수 있기 때문. 게다가 아이디어에는 「돈」도 안든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오로지 「머리」 하나만 가지고 「아이디어 짜내기」에 골몰한다. 「잘 키운 아이디어」 하나만 있으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올리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이럴 때 마케팅의 진수가 빛난다.불황기 마케팅을 펼칠 때 기업은 가격, 광고, 유통 등 3가지 요소에집중해야 한다. 가격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무조건적인 가격할인은 기업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매출은 적지만 순익을 남겨 현금흐름을 개선시켜줄 상품과 적절한 가격을 조화시켜야 한다. 광고전략에서는 비용은 저렴하면서도 집중도가 높은 광고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적절한 가격에 제품의 특징과 어울리는 광고 매체를 찾아 비용 대비 효과를 최대한 올리는 광고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유통정책에서는 제품 특징별로집중해야할 유통 채널을 선택하고 보이지 않는 거품과 낭비를 없애야 한다.◆ 소비자는 고품질 저가격 상품 찾는다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IMF시대의 5대 소비 트렌드와 4대 마케팅 전략을 발표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5대 소비 트렌드는 △저가격 지향 △고효용 추구 △비소유 확산 △연대감발현 △스트레스 해소 등이다.우선 저가격 지향이란 소비자들이 질적인 측면에서의 기대는 낮추지 않은채 싼 가격을 선호하게 된다는 뜻. 소비자들은 고품질이되가격이 저렴한 상품을 찾아다니게 된다. 예를 들어 품질은 이전과똑같지만 포장의 거품을 빼 가격을 낮춘 IMF형 립스틱을 대표적인예로 꼽을 수 있다.고효용 추구란 최고의 효용을 주는 상품만을 선택하게 된다는 의미. 예를 들어 가격대비, 시간대비, 사용대비 등에 따른 효용을 철저히 따져서 구매하게 된다. 얼마만한 가격을 들였을 때 어느 정도효과를 누릴 수 있는지 철저히 따지게 되고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그만한 효용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서슴없이 구매한다.비소유 확산이란 상품을 꼭 소유하려 하기 보다는 빌려 쓰는 것을선호하게 된다는 것. 사용빈도가 낮거나 고가제품, 소유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드는 제품은 구입하기 보다는 빌려 쓰게 된다. 덩달아대여사업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연대감 발현이란 국가 경제에 대한 위기의식을 공유하면서 모두「같은 배를 탔다」는 동료의식, 연대의식을 발현한다는 뜻이다. 이전에 구입한 외제 책가방의 브랜드 부분에 태극 마크를 부착, 마음으로나마 국산품 애용 운동에 동참하는 식이다.마지막으로 스트레스 해소는 물가고와 취업난, 경제위기 등으로 지친 소비자들이 스트레스를 잊는데 도움을 주는 상품이나 서비스를동경하게 된다는 의미. 보통 사람들의 훈훈한 세상살이를 그리워하게 되고 향수를 불러 일으키거나 자연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각광받게 된다.삼성경제연구소는 이런 소비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기업은 △남는 인력을 판매로 집중하고 △가격지향형 마케팅을 펼치며 △고객 데이터 축적으로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으로 만들어야 하며 △일정 수준 이상의 소비를 하는 핵심고객을 잡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한마디로 판매 부진은 곧 기업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절박한 심정으로 판매에 매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 무조건 광고비용 줄여서는 안돼불황기 때 기업이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무조건 비용을 줄여서는안된다는 점이다. 광고비와 판촉비, 이벤트비 등을 모두 줄이는 방어적 마케팅 전략을 세울 경우 급격하게 시장점유율을 빼앗기면서수세에 몰리는 등의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시장점유율이 하락하지 않는다 해도 영원히 「역전의 기회」는 잡을 수 없게 된다.불황기는 기업에 또다른 기회다. 광고비 지출 대비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1위 업체에는 지위를 확고히 할수 있는 좋은기회이자 2위 업체에는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