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전임의 70% 복귀…“법원 결정 맞물려 이탈 전공의 속속 복귀할 듯”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각하·기각하면서 의료 공백 사태가 힘을 잃고 있는 가운데 집단 이탈에 동조하며 병원을 떠났던 전임의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는 모양새다.
초기 30%에 머물던 전임의 계약률이 최근 2배 이상 증가하며 7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17일 보건복지부가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서울성모·삼성서울병원 등 ‘빅5’ 병원을 대상으로 파악한 결과 계약대상 전임의 중 계약을 완료한 비율은 지난 13일을 70.1%를 기록하며 이번 의정 갈등 상황에서 처음으로 70%대로 올라왔다. 계약대상자 1212명 중 850명이 계약한 것으로 지난 14일에 3명 더 늘어 계약률이 70.4%로 상승했다.

빅5 병원의 전임의 계약률은 지난 2월 29일 33.9%에 그쳤지만 이후 조금씩 높아졌다. 100개 주요 수련병원의 계약률은 지난 14일 기준 67.3%(2786명 중 1876명)로 빅5보다는 조금 낮지만 70%에 육박한다.

전임의는 ‘수습 의사’인 전공의 과정을 마친 후, 자기 분야에서 전문의 자격증을 딴 뒤 교수 등이 되기 위해 병원에 남아 1~2년 세부 진료과를 전공 중인 의사를 말한다. ‘임상 강사’ ‘펠로’ 등으로도 불린다. 전임의는 주로 1년 단위로 병원과 계약을 맺고, 병원들은 정원을 정해 전임의 수를 관리한다.

전임의 계약률이 높아지는 것은 공보의가 소집해제되고 군의관이 전역하면서 전임의 계약을 맺는 사례가 늘어난 데다 의대 증원에 항의하며 병원을 떠났던 전임의들의 복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전임의들은 의대 교수가 되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부가 지역 거점 국립대의 의대 교수를 1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도 복귀 이유로 보인다.

전임의 계약률 상승은 특히 법원의 결정과 맞물려 이탈 전공의의 복귀 흐름을 이끌며 의료 정상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미 최근 들어 전공의 일부가 복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하루 동안 복귀한 전공의는 30여 명이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