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제 목소리 낼 때 기업생존"『한때 17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를 보십시오.물론 세계반도체 시장의 과잉공급이 주원인이지만 삼성자동차 등에수천억원을 쏟아부은 것도 주가폭락의 주범중 하나입니다. 경영진의 잘못으로 손실을 입은 주주가 주총장에서 경영진을 문책하는 것은 당연한 권한행사입니다.』지난해초부터 「참여연대」를 통해 소액주주 운동을 주도했던 장하성(45)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그는 지난달 27일에 열렸던 삼성전자의 주주총회을 앞두고 소액주주들의 위임장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경영의 투명성과 기업가치를 악화시킨 항목들을 조목조목 따지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이것은 결코 특정기업을 곤경에 빠트리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소액주주가 이익을 보게끔 경영을 잘하라는 질책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초부터 소액주주운동을 전개해 왔는데 지금까지의 성과를 평가한다면.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고경영진들이 소액주주들을의식하기 시작했다는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제일은행 같은데서는 재경부나 정치권 등에서 압력이 들어오면 「참여연대가 반대한다」며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이것만해도 상당한 성과라고 봅니다.▶ 소액주주들의 힘만으로는 경영의 투명성을 관철하는데 한계가 많을텐데요.그렇습니다. 아직까지 소액주주들이 배당이나 경영의 투명성보다시세차익에 더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이들로부터 위임장을 받기도 쉽지 않고요. 그렇지만 이들이 제목소리를 내야 국내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봅니다. 소수 대주주만을 의식한경영으로는 기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없습니다. 또한 이제 기관투자가들도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투자신탁사나 은행 등도투자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라도 투자기업들의 경영이 제대로 됐는가를 따져봐야 합니다. 주식을 사들인 기업의 성과가 좋아야 투자자들에게 높은 배당을 해줄 것이 아닙니까.▶ SK텔레콤의 경우처럼 소액주주들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외국인투자자들과 앞으로도 연대할 계획입니까.먼저 참여연대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대변하는 조직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일부에서는 참여연대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이용당하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기우입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도 재무의 투명성과 방만한투자를 반대하고 있어 함께 행동할 여지가 많다고 봅니다.▶ 앞으로 소액주주 운동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계획입니까.사실 딜레마입니다. 언제까지 위임장을 받아 주총장을 쫓아다녀야할지 곤혹스럽습니다. 경영진들이 소액주주들을 의식한다면 앞으로주총에서 저를 보기는 힘들 것입니다. 대신 「기업감시센터(가칭)」등을 설립해서 기업들의 잘못된 관행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운동을전개해 나가고 싶습니다. 한마디로 「투자자 보호운동」이죠. 여유돈을 산업자본에 투자하는 이들이야말로 정부가 적극 보호해야 할대상이라고 봅니다. 자본시장과 국내 기업이 동시에 발전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을 보호하는 법적 제도적 보호장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