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원조사업 펼칠 터"『강냉이죽을 먹던 빈곤에서부터 자가용으로 대표되는 경제성장에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경험한 한국이야말로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이 추구하는 모델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국제협력사업에 있어「개발경험」이라는 가장 큰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형 국제협력사업을 펼칠 예정입니다.』4월 1일로 창립 7주년을 맞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신기복총재의 포부다. KOICA는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에 걸맞은 역할과책임을 다한다는 취지로 91년에 설립된 외교통상부 산하의 무상원조담당기관. 개도국의 연수생을 초청해 경제개발경험·기술을 전수하고 해외봉사단원·전문기술자·의료단·태권도사범 등을 파견하는가 하면 개도국내 병원 학교 직업훈련원 건립, 농업기자재 약품등 물자제공, 도로개량 발전소건설 등 국가기반사업에 필요한 타당성조사 등 다양한 사업을 벌여왔다. 물론 이런 사업들을 통해 국가이미지를 높이는데도 톡톡히 한몫을 했다. 『해외봉사단원 1명이UN평화유지군 1백명보다도 여러 면에서 효과가 있다』는게 신총재의 설명이다.그러나 창립후 7년간의 활발한 국제협력사업덕분에 한국과 KOICA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어려움이 없지 않다』는게신총재의 말이다.가장 먼저 꼽히는게 오피니언리더는 물론 국민들의 KOICA사업에대한 낮은 인식. 지난해부터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KOICA사업이 소개되고 최근 해외봉사단원이나 국제협력요원 모집에 많은인파가 몰리는 등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지금이 어느 때인데남의 나라를 도와주느냐」는 생각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대외원조사업에 달러로 나가는 돈은 KOICA예산의 16%정도인 6백50억원. 오히려 대부분 우리상품들로 지원이 이뤄져 국가·상품이미지의 확산과 제고에 한몫을 한다는게 신총재의 말이다. 『대외원조가 일방적으로 유츌·소모되는 것이 아니고, 원조액의 75%가 우리경제로 다시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KOICA사업대상국은 1백40여개 나라지만 사업의 대부분이 개도국에서 펼쳐진다. 수출의 55%, 해외투자의 57%, 해외건설수주의 70%를 올리며 무역흑자 2백억달러를 거두는 곳이다. 그래서 신총재는개도국에서 벌이는 KOICA사업을 『보다 발전적인 경제·외교활동을 위한 전초기지구축이라는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벤처비즈니스」이자, 밖에서 활로를 찾아야 하는 한국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서바이벌게임」』이라고 말한다.◆ 개도국 협조요청 ‘쇄도’ … 원조규모는 ‘빈곤’부족한 원조규모도 풀어야할 과제다. 우리나라의 대외원조규모는GNP의 약 0.03%. OECD회원국의 평균인 0.3%나 우리와 경제환경이 비슷한 스페인의 0.28%에 비해도 턱없이 적다. 국민 1인당 분담액을 보면 대부분의 원조국들이 60달러를 웃도는 반면 우리는 불과3달러선. 게다가 올해에는 추경예산안 편성과정에서 당초보다 1백억원이나 깎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런저런 사정들과 무관하게 개도국들의 협력요청은 쇄도하고 있다. 『지원을 바라는 주한외교관들을 대할 때면 난처하다』는 신총재. 그래서 적은 예산으로나마최대의 효과를 보기 위해 『총재취임후 1년반동안 KOICA조직을기능중심으로 개편하고 전문성·효율성 제고를 위해 중점적으로 노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자원이 별로 없고 IMF로부터 지원을 받는 등 우리와 유사한 상황이었던 영국의 경우 오일쇼크 후 경제가 어려운데도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후진국들에 대한 대외무상원조를 10억달러나 늘렸습니다. 이때 도움을 받은 나라들로부터 얻은 「신뢰」가 곧 경제·외교관계 등에 플러스로 작용, 영국경제가 다시금 탄탄한 기반을갖추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35개국정도가 대외원조사업을 집중적으로 벌이는데 대부분 재정적자입니다. 돈이 남아서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