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중에도 ERP 시스템 구축 '활용'IMF시대가 열리기 직전인 지난해 9월 대웅제약은 사내에 하나의별동대를 조직했다. 각 부서에서 뛰어난 업무실적을 올리고 있는사람들을 선발해 ERP(전사적 자원관리) 프로젝트 추진팀을 구성했던 것이다. 전체 인원은 약 10여명. 이들은 곧바로 경영진의 각별한관심 속에 고효율 저비용이란 커다란 목표를 내걸고 「마이다스(MIDAS)」란 이름의 프로젝트를 본격 시작했다.그후 별동대원들은 ERP시스템 구축 전문회사인 독일 SAP사의 도움으로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했다. 투자한 돈과 시간은 총 20억원에 6개월 남짓. 다른 기업들이 보통 2~3년씩 걸려 완성했던 전례에 비춰볼 때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담당자들의열의와 경영진의 지원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윤재승 사장은 1인당 1천여만원씩이나 드는 ERP프로젝트 연수과정에 별동대원들을 전원 참가하게 하는 등 IMF 한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초계획대로 추진하도록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사실 기업 입장에서 볼 때 ERP 시스템은 당장 급한 것도 아니고효과가 금방 나타나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 대웅의 선택이 관심을 끄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 국내기업들 가운데 일부만이 도입해 이용하고 있는 것도 이를 입증한다. 특히 대웅은 굴지의 대기업도 아니다. 연간 매출액 면에서 대웅보다훨씬 많은 대기업들도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대웅은 가시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올 연말쯤이면 1인당 매출액이현재 3억5천만원에서 6억5천만원으로 1백% 향상될 거승로 전망하고 있다. 또 경상이익률은 15%(종전6%)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대웅제약의 의욕적인 경영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웅은 연구개발 부문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신약, 신물질 개발에집중 투자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끊임없이 연구해온 배합신약과생명공학 분야의 피부재생호르몬인 EGF, 항궤양 백신 등의 연구에전력을 쏟고 있다. 또한 신약개발 연구 인프라구축을 위해 1백20억원을 투자, 21세기형 최첨단 종합연구소를 신축하고 있다.◆ 위기로 위축되면 더 큰 위험 직면물론 대웅도 IMF 한파에서 예외는 아니다. 제약업계가 다른 업종에 비해 비교적 영향을 덜 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웅 역시 어려운것은 사실이다. 업계 전체로 볼 때 전반적인 내수불황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고 장기적인 전망 또한 결코 밝지 않다. 그러나 대웅 경영진은 이럴 때일수록 더욱 기운을 내서 활발한 경영활동을펼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부 환경이 나쁘다고 자꾸 위축되면 더큰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초 시무식에서 윤사장이 이번의 위기를 기업의 체질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자고 호소한 것도같은 맥락이다.대웅은 이미 올해초 인위적인 인원감축은 없다고 선언했다. 자연적으로 줄어드는 인원에 대해서는 충원을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회사측의 입장을 내세워 사원수를 줄이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대웅은 올해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1천7백70억원으로잡고 있다. 이는 지난해의 성장률(9%)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와 관련, 대웅측은 이미 ERP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을 한단계높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놓은데다 마케팅에서서도 주력상품에승부를 거는 포커스마케팅을 도입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어목표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