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확인하겠다는 듯 쉬지 않고 추락하는 가격과 거래기운마저끊겨 「꽁꽁 얼어붙었다」는 말이 나오는 부동산시장. 부동산중개업자나 개발업자들이 손을 놓고있는데 반해 유난스레 분주한 곳이눈길을 끈다. 바로 주택이나 상가를 리노베이션(Renovation)하는업체들이다. 부동산의 매기가 끊긴 데다 임대마저 안되자 건축설계사무소·부동산컨설팅업체·인테리어업체 등에 주택이나 상가를 소유한 사람들이 개·보수를 통해 수익을 얻거나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찾아들고 있다.리노베이션에 관한 토탈컨설팅업체인 휀스타의 차정희사장은 『부동산경기가 꽁꽁 얼었다는 요즘 리노베이션이나 리모델링으로 자산가치를 높이거나 임대를 유리하게 하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많다』면서 『특히 상가에 대한 리노베이션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한국부동산컨설팅의 김정훈 경영기획팀장도 『개정건축법내용이 알려진 후 리노베이션을 문의하는 사례가 하루 2백여건에 이를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이처럼 리노베이션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저렴한 비용으로 부동산을 단장해 가치를 높이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임대시 다른 건물에 비해 임대료를 더 받거나 먼저 임대가 나갈수 있다는 기대도 작용하고 있다. 리노베이션시공업체인 이안건설의 이종영부장은 『최근 주택이나 상가 등 근린생활시설에 대한 리노베이션에 관심들이 많다』며 『적은 돈으로 건물을 손봐서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는 아주 효율적인 방법으로 「알고서」 문의하는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리노베이션 절차는 크게 업자선정 - 비용산출 - 신고/허가신청 -공사 - 신고로 이뤄진다.(표참조) 그러나 리노베이션대상이 상가라면 상권분석을 먼저해야 한다. 용도변경을 해야 할 경우 해당지역관청의 지적과에 가서 건물용도를 변경하고 그 건축물대장사본을첨부해 시군구청의 해당과에 영업허가를 받으면 된다. 그러나 건축법개정으로 내년부터는 해당과에서 영업허가만 받으면 된다. 예전에는 일반건축물대장에 다방 슈퍼마켓 등과 같이 세부용도를 기재해야 했으나 내년부터는 「근린생활시설」로 용도군만 적으면 되기때문이다. 그만큼 상가의 리노베이션이 용이해진 셈이다.상가리노베이션, 상권 분석 선행돼야리노베이션은 건물신축에 비해 많은 이점을 갖고 있다. 주택의 경우 헐지 않고도 적은 비용으로 편리함과 미적효과를 얻을 수 있는점이 장점이다. 『개성있는 주거공간이 인기를 얻는 요즘 리노베이션을 통해 공간에 개성과 용도를 접목해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게 (주)알앤디 설계실 임종오차장의 말이다. 또 건축법이 건물신축 당시의 것으로 적용을 받는 점도 리노베이션의 이점으로 꼽힌다. 주차장법 등 최근에 마련된 건축법규정의 제한을 받지않으므로효율적이고 자유로운 공간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꼽는 리노베이션의 가장 큰 이점은 역시 소유부동산의 가치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매매시 돈을 더 요구할 수 있음은 물론다른 집이나 상가로 옮기겠다는 임차인으로 고민중인 사람에게도리노베이션은 효과를 내기도 한다. 휀스타의 차정희사장은 『지금리노베이션작업중인 서초구의 45평짜리 한양아파트의 경우 세입자가 나가겠다는 것을 집주인이 약간의 전세금할인과 리모델링을 조건으로 전세계약을 다시 연장한 아파트』라며 『이런 사례들이 올들어 자주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리노베이션을 할 경우 주의할 점도 만만찮다. 특히 상가건물이 그렇다. 휀스타의 차정희사장은 『세입자 문제 즉 세입자를내보내는데 따른 보증금 반환문제를 미리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말했다. 특히 상가의 경우 상권과 임차인의 권리금 등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사항들을 잘 해결하는게 중요하다는게 차사장의 말이다. 주변상권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해야한다는 점도전문가들이 빠뜨리지 않는 충고다. 주변상권에 맞는 업종을 구분해그에 따른 특징적인 리노베이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리노베이션시장의 확대에 따른 업체의 난립도 주의해야 한다. 영세업체들이 많은 만큼 업체선정에 있어 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리노베이션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일부 대기업에서 뛰어들기도 했지만 아직도 영세업체들이 더 많은 실정이다.◆ 비용·마감재 따라 천양지차리노베이션비용은 얼마라고 딱 꼬집어 산정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수목건축의 서용식사장은 『어떤 마감재를 쓰느냐에 따라 비용이 결정된다』며 『상가의 경우 벽 천장 등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재료는좀 싼 것을 쓰고 등기구 문손잡이 등은 독특한 것을 사용해 포인트를 주는 방법으로 효과도 보면서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건설노임이 떨어지고 재활용자재를 이용한 건축이 인기를 얻는 점도 비용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라는 설명도 있다. 알앤디의 임종오차장은 『큰 손질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재활용소재를 장식에 사용하거나 직접 공사에 참여하면서 비용도 줄이고 자신의 가장 큰재산인 부동산을 직접 꾸미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아울러 『요즘 건축업체들의 일감이 없기 때문에 리노베이션이 수요자위주의 시장으로 재편됐으며 이런 점에서 흥정만 잘하면 보다저렴한 비용으로 리노베이션이 가능하다』는게 임차장의 덧붙인 말이다.리노베이션에 지금 관심을 모으지만 미래는 더 낙관적이다. 『재건축으로 모두 부수고 다시 짓는 것은 낭비』라는 차정희사장은 『일본의 경우 건축시장보다 리노베이션 리모델링시장이 더 크다』며리노베이션시장의 규모를 설명했다.아직 우리나라는 일본 정도는 아니지만 대기업체에서도 속속 리노베이션에 참여하고 최근 할부금융사 등에서도 함께 리노베이션사업을 해보자는 제의가 들어오는 등 상당히 관심들이 많다는게 차사장의 설명이다. 수목건축의 서용식사장은 『건축법개정으로 내년부터상가의 용도변경이 쉬워져 리노베이션이 한층 활기를 띠고 시장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