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때 직장경력 자신있게 피력"나이든 여자가 집에서 노는 모습을 보고 좋아하는 부모는 없다. 흔히 시집가라거나 일을 하라는 둥 무언가 하기를 원한다. 그런 점에서 트리코트원단을 제조·수출하는 (주)동승에서 경리업무를 담당하는 김학연씨(24)는 요즘 하루하루가 새롭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부모님의 눈치를 봐야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재미가 붙기 시작한데다 목표도 생겼다. 대학시절 세무·회계를 전공했지만 지금은 전산프로그램으로 처리되는 경리업무를 잘 하려면컴퓨터실력이 있어야 하는 것을 절실히 느낀 것이다. 『경리업무가새로운데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는게 김씨의말이다.비록 지금의 경리업무에 새내기 같은 김씨지만 사실 지금 다니는직장은 대학졸업후 3번째 직장. 첫직장으로 수원의 한 외국어학원에서 속셈과 수학을 가르쳤다. 그러나 애들을 가르치는 일이 막상해보니 어렵고 적성에도 맞지 않아 6개월만에 그만두고 시사영어사에 입사, 회원관리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나 당장 아쉬움 때문에 무턱대고 선택한 직장이라 적응이 쉽지 않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다 몸마저 아팠다. 『쉬고 싶었고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두번째 직장도 그만뒀다. 그게 지난해 12월. 회사에서는 사직서를 처리하지 않고 휴직으로 처리해주는 등 김씨를 붙잡으려고 했으나 김씨의 결심은 굳었다.쉬는 동안 평소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던 영어공부에 전념했다.3개월간 쉬다보니 몸이 좋아졌다. 그러자 부모님들의 눈치가 보였다. 굳이 부모님의 눈치가 아니라도 일을 하고 싶던 차여서 다시직장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여기저기 구인업체를 알아봤지만 쏙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던 중 재취업알선행사를 하고 있는 한경인재뱅크에 들렀다가 동승에서 경리업무 담당직원을 채용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원했다. 1명을 뽑는데 60여명이 응시했지만 당당히합격했다. 그게 지난 3월. 『대학교때 전공, 직장경력이 짧지만 어떤 일을 할 때 한계에 이를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신의 생활관과직장경력 등을 자신있게 피력한 것이 입사에 도움이 된 것 같다』는 김씨. 껄끄럽게 생각할 수도 있는 자신의 전직경력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는 말이다. 『다시 배우는 자세로 경리업무를 배우고있으며, 어느 정도 일을 파악하면 업무에 관해 프로가 되고싶다』는게 김씨가 동승에 입사해 갖게 된 당찬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