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의 사업부가 있다. 그중 10곳이 적자사업부다. 그런데 어떤게적자를 내는지 모른다.」「고용조정하면서 전체 1천명중 3백명을감축했는데 3백명이 모두 잉여인력인지 확신할수 없다. 그중에는상당수 필수인력이 포함돼 있는 것 같기도 하다.」IMF 관리체제 아래 구조조정중인 한국기업의 불행한 현주소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지난 16일 힐튼호텔에서 한국 오라클 주최로 열린 「경영혁신, 구조조정 세미나」에서 아더앤더슨코리아의 함종호이사는 『많은 기업들이 사업부를 매각하거나 정리하고 인원도 크게 줄이고 있지만 일률적으로 조직규모를 줄이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일률적으로 조직을 줄이게 되면 잉여인력과 불필요한 조직만 정리되는게 아니라 업무에 필수적인 사람이나 조직까지 한꺼번에 정리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함이사는『구조조정에 앞서 정확한 실체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기업분석의 기초는 재무분석이다. 재무분석을 통해 현재 투자한 자금의 수익성은 물론 미래의 현금흐름까지 분석해야 하는데 기존의재무시스템으로는 기업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할수 없다. 과거 생산비중이 높을 때는 인건비나 통신비 연료비 등 금액만 관리해도기업의 실체를 파악할수 있었다. 그러나 연구개발이나 마케팅 등이기업활동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면서 기업의 수익에 미치는 요소가 다양해졌고 따라서 전통적인 회계처리로는 볼수없는 요인이 많이 생겼다.전통적인 관점의 회계기준은 기업의 구조조정 방향을 왜곡한다. 전통적인 회계기준에 의하면 비용은 △인건비 △복리후생비 △여비교통비 △교육훈련비 △용수비 등 금액기준으로 구분해 관리한다.위의 표는 아더앤더슨코리아가 실제 컨설팅했던 자료다. 이 표에서는 전통적인 관점으로 비용을 산출한 결과 인건비가 18억원으로전체비용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구조조정을 하기로 결심한 경영자가 이런 장부를 본다면 자연스럽게 「인력감축」이라는 결론을내린다.그러나 활동기준회계(ABC.Activity Based Costing)로 보면 구조조정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다. ABC의 관점으로 계정을 분류하면기업의 비용은 △자재부문 △구매지원 △수출입통관 △검수하역,투입, 자재입출고 등으로 나눌수 있다. 표를 보면 「검수하역, 투입,자재입출고」에 10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볼수있다. 이 장부를 보는 경영자는 「검수하역, 투입, 자재 입출고」에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지 원인을 분석하려 들것이다. 또한 이 부분의 프로세스 개선을 모색할 것이다. 인력감축문제는 차후문제다.「검수하역, 투입, 자재 입출고」분야에서 일손이 부족해 업무처리가 늦어져 비용이 발생한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오히려 사람을 더늘릴수도 있는 것이다. 동일한 기업의 동일한 경영진이 동일한 목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재무분석자료에 따라 행동은 정반대로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