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7개국(G7)회의가 요즘만큼 관심을 모은 적도 드물다. 지난15일 워싱턴에서 열린 G7재무장관및 중앙은행총재회의는 우리에게초미의 관심사였다. 회의결과에 따라 원화 환율의 방향이 달라질수있어서였다. 물론 원환율 문제가 의제에 올라 가지는 않았다.하지만 일본 엔화때문에 우리의 관심은 유별났다. 일본경제가 죽을쑤고 있는 탓에 엔화는 지금 미국 달러에 대해 약세를 면치 못하고있다. 엔화가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달러값이 올라가면 달러에 대한우리나라 돈 값도 떨어진다. 엔값이 지금의 달러당 1백30엔 안팎에서 1백35엔, 더 나아가 1백40엔대로 폭락할 경우 원화 역시 현재의달러당 1천4백원내외에서 다시 1천5백원이나 1천6백원대로 급락할수 있다. 국내금융시장이 다시 혼란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바로 이 점 때문에 G7회의가 우리의 특별 관심권안으로 들어왔다.누구나 지난번 회의가 열리기 전 엔가치를 끌어 올릴 조치가 나오길 바랬다. 결과는 그러나 기대에서 저 만치 떨어져 앉았다. 엔을끌어 올릴 만한 합의사항이 나오지 않았다는 얘기다. 당연히 그후엔은 약세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상황이 이렇게 됨으로써 이제 관심과 기대는 내달에 열릴 2개의G7회의로 쏠리고 있다. 2개 회의는 양일간 런던에서 열리는 G7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5월8~9일)와 버밍햄(영국)에서 개최되는 G7정상회담(5월15~17일). G7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는3개월만에 한번씩 열리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지난 15일의 G7회의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IBRD)총회가 마침 그 주에 개최돼 이 참에 G7회의도 열자고 해서 이뤄졌다. 게다가 동아시아외환위기와 일본의 경기침체, 그에따른 엔저라는 핫 이슈도 있어겸사겸사 7개국 재무관리들이 머리를 맞댔다.따라서 내달 열리는 G7회의가 정례 회의이다. 이 회의는 그후 1주일있다가 개최되는 G7정상회담의 준비성격이 강하다. G7정상들이논의할 의제를 미리 검토하고 준비자료를 챙기는 회의다.이때문에 G7회의보다는 G7정상회담에 거는 기대와 관심이 훨씬 더하다. 정상회담의제는 이것 저것 많다. 그중 중요한 것은 역시 엔·달러를 중심으로 한 국제환율안정과 일본의 경기회복문제,동아시아 경제위기대책등이다. IMF를 비롯한 국제금융시스템의 개혁도주요 의제에서 빠지지 않는다.◆ 국제금융시스템 개혁이 주요 의제지난번 G7장관회의때보다 좀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엔화회복책이나올지가 가장 주목되는 대목이다. 물론 같은 말이라도 재무장관들이 「엔화 회복이 바람직하다」고 하는 것보다는 대통령과 총리들이 말하면 그 무게가 달라진다. 하지만 일본과 미국상황을 고려할때 「엔회복을 위해 공동노력한다」는 선언적 내용 그 이상의 합의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그렇지만 정말 예상외로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시장공동개입도할수 있다」는 말이 살짝이라도 비친다면 엔화는 급속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화가 달러당 1백20~1백25엔 수준으로 올라간다면원화는 달러당 1천3백원대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한국 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 환란국들에 대한 지원책도 논의된다.이와 연계해 환란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헤지펀드 등 핫머니에 대한 규제방침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국제금융시스템 개혁에선 IMF기능강화와 더불어 새로운 국제금융감시기구의 설립방안이 거론될 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이밖에 세계경제의 인플레없는 안정성장과 최빈국들에 대한 경제지원, 러시아등 체제전환국들과의 경제협력방안, 유럽통화통합등은 단골의제이다. 내달 회담에서 한국 등 동아시아 외환위기국에 도움이 될 선물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