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을 하겠다는 기업은 극소수인데 비해 구직 희망자는 넘쳐난다.그러나 분명 재취업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있다. 하늘이 무너져도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말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누구이고 어떤 경력을 갖고 있을까. 또 어느 업종을 뚫어 성공했고, 다른 취업희망자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이에 「재취업을도웁시다」 행사를 통해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행운아들(남자1백12명, 여자 72명)의 성공비결을 분석해 본다.◆ 남자 재취업 성공자먼저 가장 관심이 가는 대목 가운데 하나인 자격증 소유 여부를 살펴본다. 특히 이는 자격증이 재취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파악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한 포인트로 꼽힌다. 여기에다 자격증은 곧 능력이라는 등식이 어느 정도 유효한지 짚어볼 수도 있다.먼저 재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은 94%가 1개 이상의 자격증을 갖고있다고 대답했다. 이는 취업희망자의 자격증 보유율 83%에 비해11%나 높은 수치다. 자격증이 재취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다 2개 이상의 자격증을 소유한 사람의 비율에서도 많은 차이가 난다. 아직 일자리를 잡지 못한 구직희망자는 2개 이상 소유자가 전체의 21%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취업의 관문을 통과한 사람들은 무려 35%나 됐다. 거의 1.5배 가량 높은 비율을 자랑하는 셈이다. 이상을 간추리면 재취업 성공자들은 자격증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고, 소유자들은 각각 1개(59%), 2개(30%), 3개(5%)의 자격증을 갖고 있는것으로 드러났다. 누가 뭐래도 자격증은 남자들의 재취업에 있어서필수적인 것으로 보인다.능력을 가늠하는 직접적인 잣대는 아니지만 학력도 관심을 끌기에충분하다. 어쨌든 학력은 아직까지는 단편적이나마 능력을 재는데활용되는 까닭이다. 또 어느 정도까지 교육을 받아야 재취업을 하는데 유리한가를 판단할 수도 있다.◆ 고졸자·대학원 출신자 인기 없어다른 것은 몰라도 이 문제에 관한한 전문대와 대학을 높이 치켜세워야 할 것 같다. 전문대나 4년제 대학을 나와야 경력직으로 취업하기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어 전문대를살펴보자. 앞에서 살폈듯이 직업을 찾는 사람 가운데 전문대 출신은 전체의 21%다. 그러나 재취업에 성공한 비율은 이보다 높은27%를 기록하고 있다. 약 6% 가량 높아진 셈이다. 이는 대졸 출신도 마찬가지다. 60%에서 65%로 5% 높아졌다. 이에 비해 고졸자와대학원 출신은 한마디로 죽을 쑤고 있는 형국이다. 고졸자의 경우13%에서 8%로 적잖이 떨어졌고, 대학원을 마친 사람(전체의 5%)은이번 조사에서는 아예 재취업에 성공한 사례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요즘은 어학능력도 취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라고들 한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어학이 중요한 까닭에 당락을 가르는 변수가 된다는 얘기도 들린다. 실제로 신입사원 입사시험에서는 면접때 거의 빼놓지 않고 영어실력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재취업 때는 어떨까. 정말로 영어능력이 중요할까.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점은 신입사원 시험때보다는 그 중요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기업체의 인사담당자들 역시 이 점을 분명히 한다. 영어능력도 중요하지만 전문분야의 경력과 자격증 소지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물론 무역직 등 업종에 따라서는영어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곳이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분야에서는 영어는 필수라기보다는 선택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도 이런 점은 일정 부분 드러났다. 일례로 재취업에 성공한 사람 가운데 스스로 영어회화가 상급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40%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60%는 중급 또는 하급이라고 말했다.그렇다면 나이는 어떨까. 과연 어느 연령층이 취업을 하는데 가장유리할까. 역시 재취업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진 연령은 25~29세였다. 전체의 45%가 여기에 포함된다. 그 다음으로는 30~34세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비율은 전체 재취업자의 35%로 25~34세가전체의 81%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35세 이상은 16%, 24세이하는 4%인 것으로 조사됐다. 나이가 35세를 넘을 경우 재취업에서 선택의 폭이 극히 제한돼 있음을 알수 있다.마지막으로 가장 많은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한 업종을 보면 여기서는 단연 영업직이 앞서 있다. 재취업자의 39%가 이 분야로 진출했다. 무역직 또한 많아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최근 한창 주가를올리는 정보통신(전기 전자 분야 포함) 분야는 12%로 세번째에 랭크됐고, 기술직(엔지니어)이 10%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이밖에나머지 업종은 도토리 키재기를 하듯히 10%대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점유율을 보면 일반사무(7%), 경리(4%), 디자인(4%), 기타(4%)순이다.◆ 여성 재취업 성공자여성취업률이 극히 낮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특히 고학력 여성들의 취업률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마다연말에 실시되는 기업들의 공채에서도 여대생들은 아예 응시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몇년 전까지만 해도 그나마일부 기업에서 여대생만을 따로 뽑았으나 이제는 그마저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 재취업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여자들도 이런 점을 분명히 한다. 그렇다면 여자들 입장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재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또기업들은 어떤 직종에서 어떤 자격을 가진 사람을 채용하고 있는것일까.우선 자격증이 여자들의 재취업에 얼마나 도움을 주고 있는지 살펴보자. 결론부터 말하면 남자들만큼 그렇게 많은 영향을 미치지는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면접에서 플러스 알파의 역할은 어느정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취업에 성공한 여성들 가운데는 자격증이 하나도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조사결과를 보면 재취업에 성공한 여자의 30%가 자격증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나타났다. 남자의 6%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이를 볼 때 여자들은 취업문을 두드리면서 자격증이 하나도 없다고 지레 겁을 먹을필요가 없을 것 같다. 업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격증을 따지는 곳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자격증을 갖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 가운데는 3개(28%), 1개(22%),2개(12%), 4개(8%) 순이었다. 3개를 소유한 사람의 비율이 높은 것은 여상이나 전문대 회계 관련 학과 출신자 가운데 일반사무직이나경리직에 재취업된 사람의 비율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이들은 대부분 타자와 부기, 워드프로세서 등의 자격증을 소유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학력 면에서도 여자는 남자에 비해 약간 여유가 있다. 앞에서 살펴본대로 남자들은 고졸 학력으로는 재취업을 하기가 상당히 어렵다.조사대상 전체 재취업자의 6%만이 고졸이었다. 그러나 여자들에게서는 이와 상당히 다른 점이 발견된다. 고졸이라도 얼마든 기회가있는 것이다. 오히려 고졸이라서 취업이 잘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여자 재취업 희망자중 고졸은 23%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취업한 사람 가운데 고졸자의 비율을 보면 여기서 7% 상승해 30%나 된다. 전체 취업 성공률을 웃도는 셈이다. 이는 여자채용의 경우 주로 경리직이나 일반사무직에 집중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전문대 출신은 취업에 성공한 사람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2%로 그다지 높지 않다. 전문대 졸업자는 취업 희망자 부문에서는 32%로 상당히 높았다. 여자 쪽에서도 대졸자는 역시 최고였다. 전체 재취업자 가운데 대졸 출신 비율이 48%로가장 높았다. 특히 대졸자들은 각 직종에서 골고루 일자리를 구해고졸자나 전문대 출신을 압도했다.◆ 자격증·어학능력 가산점 받아자격증과 마찬가지로 어학능력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기보다는 갖추고 있으면 가산점을 받는 정도로 나타났다. 이는 재취업한 사람가운데 약 27%가 자신의 영어회화 능력을 아주 초보적인 수준인 하급이라고 대답했지만 이들은 당당히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기회를 얻었다. 또 약 45%는 중급 정도의 회화능력을 갖고 있다고밝히고 있다. 반면 능숙한 수준이라고 할수 있는 상급이라고 얘기한 경우는 28%에 지나지 않았다.나이는 재취업에서 경력과 함께 가장 중요한 자격요건 가운데 하나다. 다른 조건이 모두 뛰어나더라도 나이가 맞지 않으면 도전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까닭이다. 특히 여자들의 경우는 나이제한이남자들에 비해 더욱 엄격한 면이 있다. 그렇다면 여자들 입장에서재취업 하기에 가장 적당한 나이는 얼마일까. 여기에 대해서는 두말할 나위없이 20~24세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체의 무려 70%가해당됐다. 그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나타낸 것은 25~29세로 28%였다. 결국 여자들은 30세 이전에 재취업 시장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분명해졌다. 달리 말하면 30세가 넘어가면 아주 힘들어진다는 얘기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에 불과했다.재취업한 업종 역시 몇몇 분야에 집중돼 있는 느낌이다. 여자들의경우 선택의 폭이 아주 좁아 보인다. 특히 재취업자의 67%가 경리직(37%)과 일반사무직(30%)에 몰려있다. 3명 가운데 2명 꼴로 이들두 직종에 재취업했다는 얘기다. 이어 비서직과 서비스직 등 기타가 19%를 차지, 그 뒤를 잇는다. 또 영업직(7%), 기술직(7%) 등에일부 진출했다. 이밖에 다른 업종은 재취업 실적이 거의 전무했다.특히 전문직에 진출한 경우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직장내에서 여자들이 차지하는 위치를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상황이다.★ 인터뷰 / 홍순열 오필투어 기획관리팀 차장중견 여행업체인 오필투어는 올해초 남자직원 2명을 새로 뽑았다.불황이지만 어려운 때일수록 투자를 해야 한다는 회사 방침에 따라기획업무를 담당할 경력직 직원을 채용했다. 회사 경영진은 당초에는 신입사원 채용도 생각해 보았으나 그래도 실전능력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경력직으로 바꿨다. 다행히 지원자가몰려들어 능력있는 사람을 뽑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회사에서 인사를 담당하는 홍순열 차장을 만나보았다.▶ 다른 회사들은 인원을 줄이느라 고심하고 있는데.우리 회사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더욱 공격적인 영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기획업무를 담당할 경력직직원을 두사람 채용했다.▶ 지원자격은 어땠나.3~4년 경력자를 상대로 지원서를 받았다. 사실 그 이상은 회사 입장에서 볼 때 채용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인건비가 많이 드는데다 다루기도 쉽지 않다. 반면 3~4년 경력자면 어떤 일이든 척척 잘 해낸다. 나이와 학력은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는데 별로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 따지지 않았다.▶ 지원상황은.약 1백50명 정도 원서를 냈다. 처음에는 지원자 전원을 상대로 면접을 치르려고 했는데 너무 많아 포기하고 1차에서 서류전형을 했다. 1차에서 40명을 추린 다음 2차에서 면접을 실시했다.▶ 면접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한 점은.크게 두가지를 평가했다. 먼저 자신감을 체크했다. 직장내에서 일을 하다 보면 자신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요즘 같이 경제전체가 어려울 때는 더욱 그렇다. 또 하나는 성실성이다. 자신감만있다고 일을 잘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자기가 맡은 일을 모든힘을 쏟아 해낼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