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우리경제가 단기적으로회복하기 어려운 실물경기 불황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구조조정 과정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을 먼저 겪은 미국과 일본에서도 모두 구조조정기간 중에 주식시장이 역시 약세를 지속했다.미국은 지난 80년부터 91년까지 무려 12년간 구조조정을 겪었다.일본은 지난 91년부터 거품경제가 붕괴되면서부터 구조조정을 시작, 7년이 지난 지금도 구조조정 중에 있다.현재 우리 경제는 구조조정의 측면에서 보면 초기단계에 진입한 상태여서 그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심리적인 부담이가중되어 주식시장 또한 구조조정기의 특징인 약세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가가 실제 재료가치 보다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은 시기랄 수 있다.정부는 지난 4월14일 경제대책조정회의에서 금융 및 기업부문의 구조조정을 촉진시키기 위해 각종 지원책과 함께 구조조정이 미흡할경우 취해질 조치 등을 포함하는 「금융기관 및 기업 구조조정 촉진 방안」을 발표하였다. 이 방안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은은행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은행으로 하여금 기업의 구조조정을 선도하는 역할을 맡도록 하겠다는 것이 그 골자다. 증권 보험투신 등 제2금융권에 대해서는 금리 환율 주가 등 시장상황을 보아가며 그 추진속도의 완급을 조절하는 등 점진적으로 구조조정을 유도할 계획이다.이에따라 정부는 구조조정에 필요한 재원마련을 위해 금융기관의부실채권정리기금을 30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기업 구조조정의촉진을 위해 올해안으로 모두 10조원 규모의 「주식투자기금」 과「부채구조조정기금」을 신설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렇다면 정부의 구조조정계획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금융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선적으로 착수되는 금융기관의구조조정에 소요되는 비용은 약 62조원 정도. 은행의 구조조정에소요되는 비용만도 24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정부가 예상하는 소요비용 이상의 추가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며 이러한 비용을 조달하는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한 「주식투자기금」과 「부채조정기금」의 주된 재원도 세계은행(IBRD)과아시아개발은행(ADB)의 차관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IBRD와IMF측은 차관자금이 부실기업의 지원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를내세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구조조정기금 지원대상에서 5대그룹이 제외됨으로써 기업 구조조정의 실질적인 주체들에 대한 유인책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8조원을상회하는 부실여신을 가지고 있는 투신사에 대한 구조조정 내용이빠져 있어 구조조정이 실질적으로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점도안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난제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은 증권시장에 긍정적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선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중 기업구조조정기금의 설립은 주식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설립된 기금이 우량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에 투자(주식 투자기금 :출자를 통한 안정적인 자금 공여, 부채조정기금 : 단기부채를 장기부채로 전환)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기금은 안정적인 지원자금으로 기업의 재무리스크 축소, 구조조정 촉진 등에 도움을 줄 것이며이러한 자금을 지원받는 업체의 주가는 상당히 긍정적인 요인으로작용할 전망이다.현재 국내 증권시장은 금융권을 비롯해 구조조정이 가시화되고 대규모의 유상증자 실시에 따른 수급불안 우려감으로 약세 조정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같은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 수급부담, 노사갈등, 외국인의 관망세 등의 여파로 주가가 큰 폭의 하향조정에 들어갈 것이며, 회복세로 돌아서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예상된다. 대개혁을 위한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는 성장률 하락 뿐만 아니라 민간소비지출 감소, 실업률 증가 등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회복해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부가가치율을 증대시키며, 고용을 안정 내지 확대시키고, 국제수지를 개선하는 등 기업은 물론 국가경제의 체질을강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경쟁력 강화 위해 80년대 구조개편따라서 구조조정의 본격화와 더불어 당국의 구조조정 관련 지원책이 점차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조조정을 적극 실시한 기업은 장기적으로 큰 폭의 주가상승을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미국의 경우를 살펴보자. 미국기업들은 최근의 한국상황과 마찬가지로 지난 60, 70년대에 무분별한 사업다각화와 경쟁적인 설비확충을 추진했다. 이들 미국제조업체들은 지난 7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생산성이 저하, 일본 독일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기 시작했다. 미국기업들은 미국시장 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의 지위를상실하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증폭되기에 이르렀다.미국 정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생산성위원회의 구성, 수출증대전략 수립, 상무부의 교역촉진 기능 확대, 산업경제국 신설 등다양한 조치를 취했다.미국 기업들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직접투자 확대, 생산제품의전환, 새로운 생산공정의 개발과 전략적 제휴 등을 강화했다. 80년대 후반부터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개편에 착수했다.자율적인 사업조정과 정부의 간접지원으로 미국은 자동차 철강 반도체 공작기계산업에서 경쟁력을 회복했으며 기술·지식 집약적인산업구조로 전환됐다. 그리하여 현재 미국경기는 유례없는 대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주식시장 역시 연일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레저 방송 컴퓨터 등 분야의 성장주와M&A, 사업부문 매각, 인원조정을 통해 수익구조를 일신한 구조조정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구조조정 추진 기업국내에서도 여러기업들이 사업부문매각, 인원조정, 외자유치 등을통해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의 구조조정을 위한 영업부문의 매각에도 나서고 있다. 이러한 구조조정은곧바로 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중공업이다.이 회사는 지난 2월중순 구조조정을 위해 사업부문을 매각한다고발표,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6월1일자로 중장비 부문을 스웨덴의볼보사에 1조7백36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주가상승을 부추겼다. 이 회사는 매출액의 10%인 약 8백억원의 적자를 보였으나중장비 사업부문 매각으로 경영효율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대상도 라이신 사업부문의 매각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북 군산의 라이신 생산설비 일체와 기술인력 및 영업권을 양도하고 6억달러를 매각대금으로 받았다. 이 회사는 이 자금을 라이신을 대체할 수 있는 식품 전분당 발효사업 등 경쟁력 있는사업부문에 집중투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