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증시에서는 수출관련 기업들이 유망한 투자종목으로 관심을모았다. 수출기업들이 원화절하의 호기를 이용하여 매출과 이익이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들 수출관련주들은지난 3월 한달 동안 종합주가지수가 15% 하락하는 와중에서도 평균6.5%의 상승을 시현했다. 더구나 현재와 같은 IMF난국을 타개하기위한 대안으로 수출증대밖에 없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수출관련기업들이 증시의 구원병 역할을 해왔다.반면 내수기업들은 올해의 극심한 내수부진으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많은 내수기업들이 생존의 위기에 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수산업을 내구재산업과 비내구재산업으로 나누어 볼때 특히 자동차 건설 비금속 철강 의류 가구 가전 등 내구재 산업과 관련소재산업은 올해 극심한 내수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자동차산업의 경우 내수판매가 작년에 비해 50% 수준에 불과한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IMF시대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으로 보는시각이 늘고 있는 점도 내수기업들의 주가를 어둡게 보게 하는 요인이다.◆ ‘내수기업 안된다’ 인식 바꿔그러나 내수기업이라고 모두 실적이 나쁘고 생존의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내수기업들은 최근과 같은 내수불황이 도리어 호재로 작용하여 영업이 호전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일부 내수기업들은 경쟁사들이 부도나는 바람에 도리어 시장점유율이 상승하거나 원화절하에 따른 수입품의 가격상승으로 반사이익을 보기도한다. 이런 기업들은 그동안 내수기업은 무조건 안된다는 인식 때문에 시장에서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해 왔다.그러나 이와같이 내수불황이 극심한 상황에서 좋은 수익을 내는 기업들이야말로 진짜 경쟁력 있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수출 기업들은 정말로 국제경쟁력이 있는 기업인지 현재로선 알수 없다. 이들수출기업들은 품질경쟁력보다 가격경쟁력에 기인하는 면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들중엔 환율이 강세를 보인다든가 하면 금방 경쟁력이 사라져버릴 기업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건실한 내수기업은대부분 방만한 사업다각화 없이 자기분야에만 주력해 왔고 수익성위주의 서구식 경영을 한 기업들이 많다. 또한 구조조정을 일찍이시작했거나 구조조정이 필요없는 기업들이다. 따라서 이런 기업들이야말로 원화절하로 수익이 호전되는 수출기업들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내수산업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출하중 90% 이상을 내수에 의존하는전형적인 내수산업은 음식료 제약 화장품 비금속 건설 도시가스 등이다. 이 중 가격인상으로 매출이 호조인 음식료와 적정이윤 보상방식 때문에 수입이 안정적인 도시가스산업 외에는 내수수요 부진으로 모두 불황에 직면해 있다.내수수요가 70~90%인 의복 제지 화학 자동차부품 기계 등도 수출확대로 내수부진을 상쇄하려고 하고 있으나 아시아지역 경제 위기로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을 내구재산업과 비내구재산업으로나누어 보았을 때 내구재산업과 관련소재산업은 내수불황이 극심한반면 일상적인 소비재를 생산하는 음식료 화장품 제지 제약 전기도시가스산업은 상대적으로 불황이 덜 심한 편이다. 일상소비재를생산하는 기업들 중에서 비교적 건실하면서 실적이 호전되는 기업들이 많다는 얘기다.내수 유망기업들을 유형별로 보면 전체적인 내수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재무구조 우량기업, 시장지배력이 있는 기업, 안정적인 영업망을 보유한 기업, 환율상승으로 수입품과의 경쟁력이 제고된 기업 등은 98년에도 매출액의 신장과 안정적인 수익성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불황기에도 업계 최고의 기업이나 특화된 장점을 보유한 이들 기업들은 외부상황에 별 영향을 받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농심은 최근 수익이 급증하는 대표적인 내수 기업들중의 하나이다. 농심의 경우 사업다각화로 실패한 많은 음식료업체들과 달리오로지 라면과 스낵에만 전념하고 있는데 최근 IMF로 생활고가 심해지면서 라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 라면가격을 원가상승분 이상으로 인상시킨데다 수출도 호조를 보여 유례없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이러한 내수 유망기업들은 주식시장에서도 기업에 대한 재평가 작업과 아울러 조만간 테마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유망종목음식료, 도시가스 등 안정 성장이 가능한 산업과 재무구조 우량 등내수부문에서 특화된 기업들은 올해에도 외형과 수익성에서 큰 신장을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이러한 내수성장형 투자유망 종목을 살펴보면 음식료산업에서는 농심, 빙그레, 우성사료, 보해양조 등이고, 제지산업에서는 한국제지, 동일제지 등을 들 수 있다. 출판산업에서는 웅진출판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화장품 산업에서는 태평양, 유화산업에 이어 이화산업과 율촌화학을, 1차금속에서는 삼아알미늄 등을 들 수 있다. 기계산업에서는 세원중공업이 있고, 전산기기에는 청호컴퓨터가 있으며, 자동자부품에는 에스제이엠과 공화가 있다. 기타제조에서는 사무용가구 1위업체인 퍼시스가 있고 , 종합필기구 업체인 모나미, 에너지판매 기업인 대성산업이 투자유망종목으로 떠오르고있다. 도시가스산업에서는 보급률이 낮아 성장성이 유망한 경동도시가스와 부산도시가스가 있고, 백화점업에서는 안정적인 영업망을보유한 신세계가 있다. 금융업종에서는 삼성화재와 하나은행이 내수 성장형 기업으로서 투자유망해 보인다.태평양은 일찍이 구조조정에 성공한 기업중 하나다. 일찍이 태평양증권,태평양돌핀스,태평양농구단,태평양패션 등 수익성이 불투명하거나 허세성이 있는 사업을 모두 제값을 받고 매각하였다. 최근 많은 재벌들이 계열사를 헐값에 매각하려고 하거나 그냥 정리하고 있는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또한 이회사는 회사내의 적자사업부를인원과 함께 정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등 치열한 구조조정끝에최근 그 빛이 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에 경상이익이 4백70%증가한데 이어 올해에도 31%의 경상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이회사는 원화절하로 수입화장품의 판매가 감소하는 반사이익을 보고있으며, 중소화장품사들이 경영난을 못이겨 부도가 난 것의 반사이익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