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만이 살길이다」.얼마전 맥킨지컨설팅에서 IMF로 위기에 처한 한국경제에 던진 해법이다. 맥킨지리포트의 요지는 제조부문의 잉여인력을 흡수하고 제조업에 대한 파급효과를 만드는 것이 바로 서비스 부문이라는 지적이다. 보다 높은 수준의 성장과 고용을 달성할 수 있는 비법이 서비스부문의 개혁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물론 여기에는 한국경제의 위기가 전형적인 서비스부문인 금융과 행정부문의 불투명과 왜곡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이작용하고 있다.서비스를 통해 벌어들이는 소득이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넘어서고, 서비스업 종사자가 전체취업인구의 70%에 육박해 서비스사회·서비스경제에 들어섰다고 자평을 했던 우리로서는 충격이다.그러나 우리의 경제성장과 달리 서비스부문에 관한 한 후진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안팎으로부터 거론돼 왔던 것이다. 서비스하면 기껏해야 공짜나 덤, 대면서비스를 생각하는 게 우리의 평균인식이었기 때문이다. 『서비스에는 기본적으로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아웃풋이 적다는 생각 때문』이라는 것이 한국능률협회 고객만족(CS)마케팅팀 안영찬씨의 분석이다.하지만 이제 서비스의 개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그 경계가 거의 없는 정도까지 이르렀다. 제조업체에서도 고객의 불만이 제기되지 않는 최상의 품질을 갖춘 제품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판매후 사후관리에 이르는 지속적인 기업활동에 서비스라는 개념을 적용하고있다. 뿐만 아니다. 고객이 이용하는 시설부터 고객관리에 들어가는 정보시스템에 이르는, 고객에게 제공되는 모든 부가적인 것을만들어내는 시스템적인 의미까지 서비스의 의미에 포함되고 있다.비용의 지불에 대한 가치를 추구하는 고객들의 성향이 그만큼 폭이넓어지고 까다로워진 것이다.이러한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반복구매를 이끌어내는 힘이 바로 서비스다. 그래서 서비스는 「나비의 날개짓」에 비유되기도 한다. 북경의 나비가 날개짓을 하면 그 작은 파동이 나중에는 북캐롤라이나의 허리케인에 영향을 준다는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조의이론인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다. 아주 사소한 것이 거대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내용이다. 바로 서비스가 그런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서비스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서비스는 기본이다. 기본에 충실한 만큼 충성스런 고객을 확보할수 있다. 바로 서비스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효과다. 그래서 서비스가 좋기로 소문난 기업이나 점포가 망한 경우는 두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기가 어렵다. 서비스가 좋으면 그만큼 고객이 몰리고 매출이 증대, 이익도 늘어난다. 이는 여러 조사에서 드러나고 있다. 새서2세와 라이히 헬드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기고한 「서비스기업의 고객이탈 제로화전략」이란 글에서 「(서비스로 얻어진)소비자충성도가 5% 신장하면 25∼85%의 이익신장을 가져온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특히 불황기일수록 일정수준의 고객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안정된 반복구매층을 잡기 위해서다. LG경제연구원의 김영구 연구원은 「생존마케팅 마인드 7계명」이라는 글에서 『고객이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할경우 반복구매율이 최대 20∼30%밖에 나타나지 못하고 만족할 경우70%, 매우 만족할 경우 충성스럽게 구매하는 것으로 조사된 자료가있다』며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불황기 생존마케팅의 한방법』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No Service, No Sales」,「No Service, No Profits」. 기본에 충실하면 이익이 생긴다는 평범한 진리다.그런 점에서 지난 94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지에 제임스 헤스켓, 토마스 존스, 게리 러브만, 얼 새서, 레오나드 슐레진저 등이 공동으로 기고한 「서비스-이익사슬」은 유용한 단서를 제공한다.◆ 불황기일수록 고객서비스 지속해야이 글에 따르면 종업원 내부적인 서비스의 질 제고→종업원의 만족도 창출 및 제고→종업원의 충성심 제고→종업원의 생산성 창출 및제고→고객의 가치 창조→고객만족 창출→고객충성도 창출→매출증가·이익 창출로 이어지는 「서비스-이익사슬」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결국 종업원들의 만족도에서 서비스는 시작돼 매출증가와 이익으로 끝을 맺는다는 것이다. 내부적 서비스의 제고단계부터 불안정한 우리로서는 결국 매출증가와 이익이란 최종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기초부터 다시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것이다.★ 인터뷰 / 호텔롯데 쉔브룬 견습웨이터 서상록씨호텔 롯데의 신관 35층에 자리잡아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양식당쉔브룬에서 서상록씨를 만났다. 서씨는 삼미그룹 부회장출신의 웨이터로 이미 여러 언론의 조명을 받은 스타 아닌 「스타」. 희끗희끗한 백발에 초로의 견습웨이터지만, 고객제일주의 3S(미소 성실신속) 등이 새겨진 배지와 트레이니(Trainee)로 직함이 박혀있는명찰을 달아 어김없는 웨이터모습이다.『집에 쌀이 필요없을 정도로 여러 식당을 다녔봤지만 서비스에 대해 불만이 많아』 웨이터직을 택한만큼 서비스에 관해 할 말이 많다. 우선 서비스를 받던 입장에서 제공해야 하는 입장으로 바뀐 뒤달라진 점에 대해 물었다. 『지금은 모든 게 서비스로 귀결되는 시대』라며 말문을 연 서씨는 『받는 입장에 있었던만큼 고객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일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재미도 있지만 손님이 오지않을 때면 미칠 정도로 답답하다』는 것이 서씨의 말이다.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서비스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아직 멀었다』는 것이다. 서비스는 최선을 다해 고객을 기쁘게 하고 고객의 기쁨으로 서비스종사자가 즐거워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자부심이 부족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배려하는데 있어 아직도 부족한 면이 있다는 것이서씨의 조심스런 평가다. 또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자신이 지불하는 비용에 걸맞게 마땅히 받거나 요구할 수 있는 수준을 갖고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서 업소나 종업원들을 탓하거나 서비스제공자인 종업원들에 대해 「얕잡고 내려다보는 시각」이 고쳐지지않고 있다는 것이다. 견습웨이터로 손님머리에 와인을 쏟거나 서빙을 잘못해 수프를 섞는 등 이런저런 실수로 매니저와 손님에게 폐를 끼치기도 했지만 『역시 웨이터하길 백번 생각해봐도 잘했다』고.『최선을 다해 고객에게 만족을 줘야 합니다. 그러려면 근본적으로타인에 대해 마음이 따뜻해야 합니다. 받는 입장도 서비스를 즐기고 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서비스제공자에 대한 따뜻한배려도 가져야지요.』 서씨가 갖고있는 서비스 고급화의 방법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