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경기가 극심한 침체를 지속하면서 경기침체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수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4분기중 수출증가율은 8.7%에 달했지만 금수출분을 제외하면 2.8% 증가에 그친 것이다. 4월중에도 25일까지 수출은 2.1% 늘어나는데 그쳤다.수출이 이처럼 기대만큼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수입이지나칠 정도로 위축되면서 수출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을 찾아오는 외국인들이 향후의 수출과 경상수지 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어 더욱 그렇다.환율의 변화가 수출에 미치는 효과는 환율변동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해 3분기에 최대에 이른 다음 점차 약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한국은 환율급등 이후 5개월째를 맞고 있으나 아직까지 그 효과가 특별히 가시화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아직 외환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의 수입감소와 일본의 경기부진 영향이 큰 탓이다. 미국과 유럽지역으로의 수출은 늘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올들어 월별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어 미국으로의 수출이 추가적으로 크게 늘어나기를기대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추세를 고려하면 올해 수출은기대 수준에 못미칠 가능성이 크다.수출이 제대로 늘고 있지 않는 데는 수출단가의 급격한 하락에도원인이 있다. 원화가치가 폭락한만큼 수출단가가 하락한 것은 당연하기도 하다. 그러나 올들어 수출단가가 크게 떨어진 것은 원화절하 못지 않게 반도체 석유화학제품 등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상품의국제시세가 크게 하락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물량기준으로 보면올들어 수출은 3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수출금액 기준이아닌 실질 기준으로 보면 수출경기를 부진하다고만 하기도 어렵다.수입부진으로 수출이 더 위축되고 이로 인해 경상수지 흑자가 대폭감소할 것이라는 불안도 팽배해 있지만 이제까지의 수입감소 원인을 분석해 보면 그 위험성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 올들어 수입이 35% 이상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 이 수치만 볼 경우 수입의급격한 위축이 수출의 감소를 초래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중수입의 감소분 중 15% 정도가 국제원유 가격하락 등 수입단가의 하락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감안할 경우 실질적인 수입물량의 감소는 20%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다 내수경기 등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산업생산의 위축과 수입상품의국산상품으로의 대체효과 등을 감안하면 수입애로로 인한 수입위축의 정도는 5% 내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수입상품별 구성으로 볼때도 1/4분기중 자본재의 수입이 34.3% 줄었지만 대부분 설비투자용 자본재의 수입감소에 의한 것이고 수출용 자본재의 수입은 오히려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수출용 부품공급엔 큰 차질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주요 수출상대국으로 부상한 아시아 국가들의 경기위축으로 수출경기의 회복정도가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지만 수입원자재 수입자본재 부족 등으로 수출경기가 더 위축될 위험은 크지 않아 보인다.수출입의 큰 격차는 앞으로도 지속되면서 금년중 3백억달러 안팎의경상수지의 흑자는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통계청이 발표한3월중 산업활동동향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소비 투자 등 내수경기의 침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수출경기로는 경기의 추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내수부문이 수출에 비해 비중이크고 설비투자 부문의 감소 폭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에내수부문의 회복없이는 경기의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