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6년7월 부천 중동점을 오픈하면서 국내에 상륙한 세계적인유통업체 까르푸는 처음부터 서비스에 승부를 걸었다. 그동안 세계각지에서 점포를 운영하면서 축적해온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서비스를 보여주고자 했다. 특히 한국까르푸는할인점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국내에서는 생소한 획기적인 서비스시스템을 도입, 다른 유통업체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한국까르푸는 먼저 건물을 고객편의 위주로 꾸몄다. 진정한 서비스는 고객들이 들어올 때부터 나갈 때까지 마음 편하게 쇼핑을 할수있게 도와주는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건물의 전체적인 설계를 고객중심으로 했음은 물론이다. 까르푸는 그 가운데서도 주차장에 가장 큰 비중을 두었다.흔히 백화점이나 할인점에 가보면 주차장이 지하에 있는 것을 볼수있다. 차를 대기 위해 들어가기가 상당히 부담스럽다. 어두침침한데다 경사가 워낙 가파르기 때문이다. 또 지하에 있다보니 공기도아주 나쁘다. 운전이 상대적으로 서투른 여성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그러나 까르푸는 이를 과감하게 바꿨다. 누구든 편한 마음으로 들러 물건을 사갈 수 있도록 1층을 주차장으로 꾸몄다. 경제적인 가치로 따져볼 때 유통업체가 1층을 포기한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웠지만 대고객서비스 차원에서 감수했다. 이밖에 건물의 5, 6,7층도 주차장으로 만들었다. 2, 3, 4층에서 쇼핑을 한 다음 그대로위층으로 올라가 차를 탈수 있게 배려했던 것이다. 주차장과 관련,또 하나 관심을 끄는 것은 누구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점이다. 물건을 사든 안사든 모든 고객들에게 주차장을 이용할 수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매장 안을 여유있고 쾌적하게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고객들이 쇼핑을 할 때 최대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매대(매장내 진열대) 간격을 보통 유통업체의 1.5배 수준으로 하고 계산대도 매장당60개씩 설치했다. 공간의 활용도 측면에서 보면 비효율적일 수도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쾌적하게 만드는데는 아주 효과적이었다. 특히 고객들이 카트 등을 마음대로 밀고 다니며 쇼핑할 수 있어 매출증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계산대를 풍부하게설치한 것도 고객들에게 기다리는 시간을 크게 줄여주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파격적 가격·독특한 서비스로 매출증대까르푸는 건물의 전체적인 동선을 고객위주로 꾸민 하드웨어적인서비스 외에 직원들이 현장에서 펼쳐보이는 소프트웨어적인 서비스에도 많은 힘을 쏟았다. 할인점의 특성상 매장 안에 직원이 거의없어 백화점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매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장면을 연출했다.예를 들어 까르푸매장에 가보면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다니며 고객들의 불만이나 불편사항을 해결해주는 롤러보이의 모습을 여기저기서 볼수 있다. 20대 전후의 젊은이들로 구성된 이들은 매장을 두루돌아다니며 고객들의 고충을 듣고 현장에서 풀어준다. 롤러보이는보통 점포당 20여명씩 배치돼 있다.고객제안상자와 고객상담실을 설치해 운영하는 것도 고객서비스의연장선상에 있다. 누구든 불편한 점이 있으면 문을 노크할 수 있고, 회사측에서는 문제점을 파악한 다음 즉각 처리해준다.특히 담당직원이 매일 접수되는 고객들의 민원사항을 분류해 해당부서에 통보, 시정하게 한다. 이밖에 매주 한번씩 고객만족회의를열어 전체적인 서비스 문제를 체크한다. 이 자리에서는 한주 동안고객의 불만을 샀던 부분을 거론, 경영진과 담당자가 좀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오는 7월이면 까르푸가 국내에 들어온지 2년이 된다. 아직은 햇병아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까르푸는 이미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의 당기순이익이96억원에 이르렀을 정도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수 있다. 하지만 유통전문가들은 까르푸만의 파격적인 가격과 고객중심의 독특한 서비스 덕분이라고 단언한다. 특히 까르푸 스타일의서비스는 국내유통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하고있다.